김형태 박사
김형태 박사

감사는 쉬운 게 아니다. 한센병을 치료받은 10명 중 1명만 감사했다. 10%의 비율이다.

"내 안에 폭풍이 있었기에 주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며 가끔 십자가를 지게 해 주셨기에 주님의 마음을 배울 수 있었음을 감사드립니다.

나를 사랑해 준 사람에게 감사하고 나를 공격해 준 사람에게도 감사합니다. 그래서 나를 더 너그러운 인간으로 만드셨습니다.

때때로 가시를 주셔서 잠든 영혼을 깨워주셨고, 한숨과 눈물도 주셨지만 그것 때문에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도 배웠습니다.

실수와 실패도 감사합니다. 그래서 겸손을 배웠습니다. 날마다 평범한 생활 속에서 감사를 발견하는 지혜를 주소서.

무엇이 생겨서가 아니라 무엇이 나에게 발생하지 않음을 감사하게 하소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귀와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과

편리한 세월에 태어난 것과 세어도 세어도 끝이 없는 그 많은 감사를 알게 하소서.

남과 비교하며 살지 말게 하시고, 질투의 화산 속에 들어가지 말게 하시고, 으뜸을 자랑으로 여기지 않게 하소서.

사랑의 속삭임을 입술에 주시고 감사의 노래를 내 심장에 주소서.

오늘도 주님의 십자가를 사랑하게 하소서."

감사는 주관적인 감정이요, 인간 정서 중 최고급 정서이다. 아무나 느낄 수 없는 선택적 감정이다. 특히 상황과 조건에 따라 수동적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해석하고 느끼는 주관적, 주도적 은혜의 감정이다.

설상가상(雪上加霜) 엎친 데 덮친다고 어려움이 겹겹이 와도 절대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만 바라보고 가는 '주바라기' 인생이 있는가 하면, 물 위를 걷다 풍랑이 요동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떨려 물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베드로(마 14:24-33)의 형편도 있다.

태양을 보는 한 그림자는 볼 수 없다. '때문에' 하는 감사도 귀한 것이다. 세상 살다보면 응당 감사해야 할 일이 있는데도 감사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보인다. 그러나 정말 감사는 '에도 불구하고' 하는 능동적 감사이다.

모든 상황에서 감사할 수 있는 자, 도저히 감사할 수 없는데 감사하는 자가 정말로 복 받은 사람이다. 손양원 목사님이 그 중 한 분이시다. 공산주의자에게 선교하다 두 아들(동신, 동인)이 동시에 순교했는데 그들의 장례식장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렇게 감사를 표했다.

"①나 같은 죄인의 혈통에서 순교의 자식들이 나오게 하셨으니 감사합니다.

②허다한 많은 성도들 중에 어찌 이런 보배들을 주셔서 내게 맡겨주셨는지 감사합니다.

③3남 3녀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두 아들 장자와 차자를 바치게 된 나의 축복을 감사합니다.

④한 아들의 순교도 귀하다 하거늘 하물며 두 아들의 순교이리요. 감사합니다.

⑤예수 믿다가 누워 죽는 것도 큰 복이라 하거늘 전도하다 총살 순교 당함이리요. 감사합니다.

⑥미국 유학 가려고 준비하던 내 아들 미국보다 더 좋은 천국에 갔으니 내 마음 안심되어 감사합니다.

⑦나의 사랑하는 두 아들을 총살한 원수를 회개시켜 내 양아들 삼고자 하는 사랑의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⑧내 두 아들의 순교로 말미암아 무수한 천국의 아들들이 생길 것이 믿어지니 감사합니다.

⑨이 같은 역경 중에서 이상 여덟 가지 진리와 하나님의 사랑을 찾는 기쁜 마음의 여유 있는 믿음을 주신 우리 주님께 감사합니다."

하면서 당시 한 달 사례금으로 80원을 받으시던 손 목사님은 1만 원 특별 감사헌금을 바쳤다(10년 간 사례금).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다시 새로워지자. 다시 교회의 원형을 회복하자. 돌에 맞아 순교하면서도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 하고 잠들었던 스데반 집사의 아름다운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현재 우리나라의 일부 대형교회들, 자칭 목회에 성공했다는 일부 목회자들이 정말 교회론을 정확히 이해하고 목회에 임하고 있을까? 나무는 열매로 평가되는데 그들이 행하는 모습(자녀 세습, 투명하지 못한 교회 재정 등) 과연 많은 이들이 은혜를 받고 감격, 감동을 느끼는가?

다윗이 많은 실수를 저지른 범죄자임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나단 선지자(삼하 12:1-12)의 뼈아픈 충간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불쾌했을 그 지적을 진심으로 수용했기에 다윗이 될 수 있었다. 오늘도 잘못 가는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충정 어린 나단의 외침들이 있어야겠다.

김형태 박사(한국교육자선교회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