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를 대표하는 신학교 중 하나인 풀러신학교가 패서디나에서 포모나로 이전을 결정했다. 풀러신학교는 수년 전부터 캠퍼스 이전을 논의하다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3년 내에 이전한다’고 최종 결정했다.
풀러신학교는 1947년 패서디나의 레이크 애비뉴 회중교회(Lake Avenue Congregational Church)의 주일학교 교실을 빌려 첫 수업을 시작했고 1953년 현 캠퍼스로 들어왔다. 즉, 설립과 개교 이래 70년간 패서디나를 떠난 적이 없으며, 현 캠퍼스는 무려 65년간이나 머무른 곳이다.
풀러신학교는 최근 학생 수 감소와 부채 증대 등으로 인해 재정난을 겪으면서 교직원을 감축하고 남가주 얼바인, 북가주 멘로파크, 워싱턴주 시애틀 캠퍼스를 폐쇄하는 등 자구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번에 패서디나 캠퍼스를 매각, 이전하게 되면 상당한 규모의 부채를 청산할 뿐 아니라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새로운 교육 시스템을 포모나 캠퍼스 내에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풀러신학교 관계자는 “새로운 캠퍼스에서는 전통적인 학습 및 온라인 학습을 위해 설계된 최첨단의 시설과 최신 중앙집중식 행정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캠퍼스가 인구 밀집 지역인 LA를 떠나 포모나로 이전하게 되면, 아무래도 상당한 거리감이 느껴진다. 이는 수백 명에 달하는 한인 재학생들에게도 동일하다. 현재 풀러신학교에는 한인 등록생이 약 700명 정도 있다. 그러나 마크 래버튼 총장은 “전 세계의 지도자를 양성함에 있어서 거리는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다. 역동적인 온라인 학습을 경험하게 될 때,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범세계적인 관점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학문을 가능케 하는 다양하고 폭넓은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변화의 시기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미국 내 신학교들의 규모 감소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한인들이 많이 재학 중인 클레어몬트신학교도 현 캠퍼스를 매각하고 오레곤주로 이전해 같은 교단(UMC) 소속인 윌라메트대학교 내로 들어가는 안을 숙고 중이다. 북가주 밀밸리에 있던 골든게이트침례신학교는 이미 2016년 남가주 온타리오로 이전하며 학교명을 ‘게이트웨이신학교’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