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톨릭교회 지도자가 "유럽의 이슬람화에 대한 책임을 무슬림들에게 돌리지 말라"면서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도록 내버려두지 말고, 교회를 채우기 위해 열심을 다하라"고 충고했다.

3일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71세의 크리스토퍼 쇤보른 주교는 오스트리아 유력 일간지' Kronen Zeitung'과의 인터뷰에서 "이슬람이 유럽을 지배할 것인가? 우리는 기독교적 가치를 잃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쇤보른 주교는 "모스크에는 사람이 늘고, 교회에는 사람이 줄어가는 것을 볼 때, 무슬림들에게 그 책임을 돌릴 수 없다. 유럽의 기독교적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충분한 역할을 하지 않은 점은 없는지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기독교인으로서 나는 중동 지역이 과거와 같이 다시 기독교화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기독교가 내 개인의 종교일 뿐 아니라, 과거에 나타난 많은 실수들에도 불구하고 선한 종교이기 때문이다. 또 성스테반 성당이 성스테반 모스크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곳이 단순히 유명한 여행지일 뿐 아니라 하나님의 집, 기도의 장소으로 남아있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미 비엔나에 200개의 모스크가 있으며, 스페인 성당, 다마스쿠스의 세례요한 성당에도 모스크가 있다. 인도의 경우에는 과거 모스크였다 힌두교 성전으로 바뀐 곳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종교들은 오랜 시간 서로 경쟁 관계에 있었다. 무슬림이 우리와 함께 자유롭게 종교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그러나 사우디 아라비아를 비롯한 다른 이슬람 국가에서도 기독교인들이 자유롭게 종교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쇤보른 주교는 그러면서 "만약 유럽의 반기독교화(de-Christianised)가 진행되고 있다면, 이는 무슬림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그는 "유럽의 기독교적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유럽의 이슬람화를 두려워하는 것은 터무니 없는 일"이라며 "네델란드의 교회가 수퍼마켓으로 바뀌고, 우리에게 수퍼마켓이 유럽의 기독교적 뿌리보다 더 중요하게 될 때, 유럽의 반기독교화에 대해 놀라선 안 된다. 이는 무슬림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했다.

또 유럽의 응집력이 몇 세기 전부터 나타난 적대감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기 때문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불행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난민들의 통합'을 오스트리아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그는 최근 발생한 테러 공격이 대부분 무슬림과 연계돼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무슬림 난민들을 포용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2017년에는 더 많은 평화와 침묵, 사려깊음의 해가 되고, 말은 줄이고 더 귀를 기울이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