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협 지휘자
(Photo : 기독일보) 이봉협 지휘자

40여년 동안 영국과 유럽 일대를 걸쳐 하늘을 찌르는 명성을 누려오던 대작곡가. 하지만 무리한 투자로 인한 파산으로 이젠 하루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의 빈궁 속에 빠져 버린 그. 거기다가 뇌출혈로 인한 반신마비까지 찾아와 심연처럼 깊은 절망감 속에 빠져있던 헨델. 그는 이 절망의 순간에 일생일대의 걸작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작곡한다.

헨델이 무려 24일 동안 거의 먹지도 쉬지도 않고 작곡한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예수님의 탄생, 수난과 속죄, 부활과 영생을 놀랍도록 아름답고 극적으로 그려낸다. 또 3대 오라토리아인 멘델스죤의 <엘리야>, 하이든의 <천지창조> 그리고 헨델의 <메시아> 중에서도 가장 높은 음악적인 완성도를 보여준다.

애틀랜타한인교회음악협회(회장 이봉협)는 오는 12월 4일(주일) 오후 6시 시온연합감리교회(담임 송희섭 목사)에서 그 감동을 다시 한 번 연주해 낼 예정이다. 올해로 23회째를 맞는 메시아 연주회는 애틀랜타 이민사회 초기부터 고단하고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던 한인들의 마음을 풍성한 은혜로 적셔왔다.

이번 연주회는 현악기 중심의 오케스트라와 애틀랜타 출신의 솔리스트들, 각 교회의 성가대원들이 함께 그려내며 이봉협 회장이 지휘한다.

왜 메시아인가?
메시아는 세계적으로 성탄을 즈음에 많이 연주되며 교회 음악이 아닌 일반 음악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 받는다. 더불어 예수님의 일생을 템포와 선율, 가사 모든 곳에 담아냈기에 이 보다 더 기독교의 핵심가치를 전달하기에 좋은 음악이 없다.

메시아에 대해 이봉협 회장은 "가사와 음악에서 뿜어져 나오는 감동이 있다. 여러 곡을 많이 연주해 봤고 나름 감동이 있었지만 메시아 만큼 감동이 있는 곡은 없었다. 죽을 때까지 평생을 메시아 만을 연주하고 싶을 정도로 큰 감동이 있는 곡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봉협 회장은 "성경을 보면 찬양에 대한 단어가 4백 번 이상 나온다. 찬양은 우리가 마땅히 드려야 할 것이며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것이다. 찬양의 백미인 메시아 연주회에 여러분을 초청한다. 미국 땅에서 이 같은 연주회가 한인들에 의해 치뤄 질 수 있는 것이 참 귀하다. 가족이 함께 참석해 메시아의 감동에 흠뻑 빠져보길 바란다"고 초청의 말을 전했다.

열정페이만으론 한계, 교계와 지역사회 함께해야
큰 감동이 있는 연주회지만 매년 연주회를 개최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사실, 몇 년간 중단 됐던 메시아 연주회를 다시 개최하는 데는 이봉협 회장의 공이 컸다. 그는 애틀랜타한인교회음악협회장을 역임하며 백방으로 발품을 팔아가며 연주회를 이어왔다.

하지만 꾸준한 후원 없이는 더 이상 이어가는 것이 힘든 것이 현실. 이봉협 회장은 "힘들지만 찬양사역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겠다는 사명감이 있어 음악 목회차원에서 이어왔다. 함께 해 갈 이들을 계속해서 찾아왔지만 다들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 함께 하지 못했다. 아내의 적극적인 지원과 후원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지만 벌써 10년이 되어간다. 프로그램 제작부터 후원까지 모든 것을 해야 하다 보니 탈진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 상황을 타계해 나가기 위해 교협(애틀랜타한인교회협의회)과 협의 중이다. 교협이 주최가 되어 장소를 비롯한 전반적인 상황을 주도하고 교회음악협회를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어떨지 차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인사회, 이제 문화, 예술 행사에 관심 가져야
23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메시아 연주회는 애틀랜타 한인사회 자랑 중 하나이다. 하지만 연주회를 위한 관심과 후원은 미미한 실정이다.

이봉협 회장은 "메시아 연주회를 마치고 나면 놀란 표정으로 다가와 감동을 전하는 미국인들이 많다. 소수인종이 이런 곡을 연주해 낼지는 몰랐다는 의미이다. 이런 문화 행사가 많아야 한다. 한인사회의 발전을 무엇으로 보여줄 수 있다. 바로 이런 문화 행사를 통해서이다.

미국이나 유럽이 선진국인 이유는 군사, 경제력 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로 고루 발전했기 때문이다. 애틀랜타심포니 연주회를 가보면 백인이 90%이다. 3시간을 끝까지 앉아 있다. 그 사회의 수준이 문화, 예술로 인해 꽃을 피는 것이다. 한인들의 경제력이 많이 좋아졌다. 이제 좀 더 문화, 예술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