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준 목사
권 준 목사

10월도 이제 마지막 주일입니다. 시애틀 단풍이 이제 대부분 길바닥에 떨어져 있습니다. 겨울의 문턱에 서서 이제 또 한 해가 지나가는 것을 몸으로 느끼는 계절입니다. 연말이 다가 올 수록 모임도 많고 다음 해를 위한 계획을 짜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몸이 하나 인데 해야 할 일은 몇 개씩 있어 시간을 쪼개어 사용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형제의 마음도 분주한 시기이지만 이럴 때일 수록 더욱 말씀을 붙들고 바쁘니까 더 기도하며 한 해의 마무리를 하시기를 바랍니다. 바쁠 수록 더 생각나는 하나님을 더 깊이 사랑하며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합니다.

 

이번 주 갈라디아서 말씀은 바울이 갈라디아 성도들과 얼마나 깊은 사랑의 관계였는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자기 눈을 빼어 줄 정도로 사랑하였고, 허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습 그대로를 받아 주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씀을 묵상하며 제가 처음 형제교회에 부임하였던 시절이 다시 떠 올랐습니다. 안광진 목사님의 시애틀비전교회 취임 예배가 이번 주일에 있음과 더불어 많은 생각이 제 안에 들어왔고 이 말씀이 교차하였던 것입니다.

형제는 저를 참 많이 사랑하여 주셨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때 참 부족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으로 받아 주셨고, 저를 목사로 만들기 위해 많은 기도를 해 주셨고, 사랑으로 허물을 덮어 주셨으며 끊임없는 격려로 저를 세워 주셨습니다. 지금도 그 힘으로 목회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안광진 목사님도 비전교회에서 그런 사랑의 관계가 아름답게 이루어 져서 처음 하는 담임목회가 제가 했던 그 목회의 삶처럼 행복하고 기뻤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바울은 그런 사랑의 관계를 떠난 갈라디아 성도들에게 안타까운 심정으로 편지를 씁니다. 그렇게 깊은 사랑의 관계 였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그 관계를 버리고 이간질에 넘어 갈 수 있는가 안타까워 하며 다시 애를 낳는 심정으로 그 성도들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강하게 권면하고 있습니다. 

바울이 눈에서 멀어지니까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꿰임에 넘어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과 다른 소리를 자주 듣다보면 그럴듯 해 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말대로 하고, 한 때 사랑하고 의지하고 내 눈이라도 빼줄 것 같았던 바울을 배신하고 사도로 인정하지 않는 말까지 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형제와 이 말씀을 묵상하고 나누며 우리 안에 이 사랑이 더욱 견고해 지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의 힘으로 이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 형제와 제가 되기를 간구합니다. 그 사랑의 힘이 비전교회에도 전해져서 그 성도들도 새로운 목사님을 사랑하고 세워주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꿈을 꾸게 되기를 형제와 함께 기도하고 싶습니다.  같은 꿈을 꾸는 교회가 많아지기를 또한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