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용지.
(Photo : )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용지.

23일 오전 7시(현지시각)부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국민투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스코틀랜드자유교회 의장(moderator)이자 스코틀랜드 동부 던디에서 솔라스 대중기독교센터를 운영 중인 데이비드 로버트슨(David Robertson)이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에 이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입장을 다뤘다.

로버스튼은 "기독교인 여러분은 말이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또한 브렉시트 국민투표와 관련된 논쟁을 지켜본 이들 역시 어떻게 말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면서 "국민투표에 대한 영국 기독교인들의 반응을 관찰하면서, 기독교인인 우리가 얼마나 말을 나쁘게 사용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 가운데 어떤 말은 분명했다. 한 아일랜드장로교 목회자는 EU를 '바벨론의 음녀'라고 부르며 교인들에게 EU를 위해 투표하지 말라고 독려했다. 한 성공회 사제는 EU를 떠나는 데 찬성한 이들은 '일종의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불렀다. 실제로 예수님이 우리 죄를 위해 돌아가셨는지는 확신하지 못하면서, 절대적으로 EU에 남아야 한다고 의심 없이 말하는 교회 지도자들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이보다 더 입장이 모호했으며, 복음적 기독교인들이 특별한 코드를 발전시켜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는 이에 대한 해석을 시도했다"면서 몇 가지 문장을 소개했다. 다음은 그 주요 내용.

"하나님은 사랑과 일치의 하나님이시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 기독교인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적용은 나를 우려하게 만든다. 삼위일체와 사랑의 하나님은 EU의 정치적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 이는 어떤 면에서 신성모독이다. 또한 이는 수동적인 공격성(passive-aggressiveness)을 드러낸다. EU를 떠나는 데 찬성하는 이들은 예수님이 원하시는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 아니란 뜻이다.

"우리 이웃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 스코틀랜드 국민투표에서 우리는 동일한 수동적 공격성을 보았다. 떠나는 것을 찬성하는 이들은 프랑스를 미워하는, 마음이 좁은 국수주의적 분리주의자들이다. 독일 역시 그리스를 포기하길 원했음에도. 그러나 이 국민투표는 유럽을 떠나느냐를 묻는 것이 아니었다. 또한 우리 이웃들과 함께 일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도 아니었다. 다만 이웃들과 함께하기 위한 최선을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민주적이지 않은 정치적 연합체의 일부분이 되는 것은 함께 일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닌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우리는 국적에서 정체성을 발견해서는 안 된다": 자, 이에 대해 아멘이다. 그러나 이는 국가가 자치를 해야 한다고 믿는 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국적에서 찾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리고 왜 유럽 중심적인가? 내가 EU를 탈퇴하려는 이유들 가운데 하나는 기독교인으로서 요새가 된 유럽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주로 백인인) 유럽인들을 위한 이동의 자유가 있고, 아프리카인, 아시아인, 아랍인, 아메리카인들은 제한을 받는다.

"나는 평화를 위해 존재한다": EU 가입을 원치 않는 이들은 전쟁을 원하는가? EU가 진정으로 평화의 결과가 아닌 원인인가? 나토(NATO)가 그 일을 해오지 않았는가? EU가 '구별된 소규모 주권국들의 연장'보다 더 심각한 분쟁의 결과를 이끌지 않았는가?

마지막으로 그는 "내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 기독교인들도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것이 공정한 것이다. 난 영국이 비민주적이고, 독재적이고, 기업과 엘리트만을 위해 만들어진 EU의 일부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EU는 작은 국수주의 국가가 유토피아를 떠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면서 "우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신중하게 기도하며 투표하자. 그러나 내게 '하나님의 뜻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독교 용어를 남겨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