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예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시러 산에 올라 가사 기도하실 때에 용모가 변화되고 그 옷이 희어져 광채가 나더라(눅 9;29)".

예수님께서 변화하셨던 사건은 예수님의 영광, 곧 수난과 죽음을 겪으시고 부활·승천하신 후 하나님의 우편에 앉게 되실 영광인 동시에, 재림에서 실현될 영광을 예시해 주는 사건입니다.

'영광의 빛', 빛이라는 것이 내가 내고 싶다고 해서 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위 본문에는 예수님께서 산에 오르시어 기도하시던 중 빛이 발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얼굴이 달라지고, 의복도 하얗게 눈이 부시도록 빛을 발했습니다. 특히 예수님께서는 빛 자체이신 분이므로, 빛을 발산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간혹 빛을 내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빛은 오로지 사람의 내면에서 발산되는 것인데, 예수님과 함께할 때 그 빛이 눈부시게 비춰지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감동으로 받아들일 때, 그리고 주님을 향한 시선에 사로잡힐 때 비로소 빛을 발산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산에서 기도하시는 동안, 제자들은 주님의 뜻을 잊은 채, 평상시 주님을 따라다니던 습관적인 일상에서 탈피하지 못했습니다. 피곤을 이기지 못했고, 주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뜻에 협력하려 하지 못한 채 잠에 취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기도하실 때, 분명 그 모습에서는 찬란한 광채가 빛나고 있었습니다.

오늘날 성도님들께서 주님과 함께 산에 오르신다면, 주님의 뜻을 헤아리고 주님께서 주시는 찬란한 빛을 품으며 함께 빛을 발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들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신실한 믿음이 있어야 하며, 목구멍으로 나오는 소리보다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심 어린 '아멘'의 따뜻한 속삭임이 교회 안팎에 울려 퍼져야 하는 것입니다.

특히 강단에서 목사님의 말씀이 선포될 때 습관적으로 '아멘'을 내지르는 교인들이야말로, 바로 잠에 취해 깨어나지 못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성경에서 빛에 관한 말씀을 많이 읽고 듣지만, 실제 그 빛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 발하신 빛의 신실함을 교인들께서 잊고 사는 게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그 신실하신 빛에는 믿음과 행함이 동반돼야 합니다.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뿐인가 하노라' 하는 어느 시인의 말이 떠오릅니다.

오늘날 교회에는 교인들이 많지만, 주님께서 찾으시는 성도를 찾아보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정말 그리스도인으로서 주님의 뜻에 합당한 제자들이었는지 곰곰이 묵상해 볼 때입니다.

험악했던 당시 세상을 개혁하고 천국을 소개하려 했던 주님의 놀라우신 빛과 사랑을 우리 모두 배우고 가르치며 행함으로, 세상을 향해 빛을 생산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의 교회를 바라보면, 빛을 잃은 어두운 황무지 같습니다. 주님께서 주신 미소의 빛이 얼굴에 비쳐야 하는데, 무덤덤하기만 한 모습은 천국이 아니라 지옥 같기도 합니다. 특히 얄팍한 술수를 사용하는 지도자들의 모습이야말로 빛을 잃은 광야 같습니다.

주님께서 올라가신 그 산이 '교회'라 할 수 있습니다. 산에서 기도하실 때 광채가 발했습니다. 바로 우리가 기도하는 교회에서, 세상을 향해 빛을 보여줘야 합니다. 건물이 얼마나 크냐에 따라 빛이 크고 작은 것이 아니고, 달려 있는 십자가의 모습에 따라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믿음으로 주님을 의탁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세상에 진실한 마음으로 접근할 때 빛이 드러날 것입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고 명백히 선포하신 주님의 뜻에는 관심 없이 마치 자신이 예수님인 것처럼 행동하는 지도자들 때문에, 기독교가 점점 빛의 사명에 무감각해지고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을 박해하던 사도 바울은 다메섹에서 주님께서 주시는 빛을 보고 그 빛을 품음으로, 오히려 박해를 뒤집고 사랑으로 세상을 변화시켜 기독교 역사상 위대한 인물로 평가받는 귀한 사도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지도자들은 과연 어떠합니까? 세상을 변화시키고 세상에 빛을 비춰야 할 분들이 강단에서 전하는 말씀들을 듣노라면, 정말 기가 막힙니다. 말씀은 사라지고 오직 인기에 연연하며, 자기 자랑으로 일관하고 변명을 하며 세상 논리로 자신의 논리를 합리화하는 어처구니없는 목자들이 강단에서 연출하는 모습들을 보노라면, 주님의 재림이 가까웠음을 느낍니다.

특히 사업의 실패로 아파하는 성도에게 주님 주시는 평안의 참 빛을 선물하려는 노력 없이, 오직 물욕과 탐심으로 인해 소외되고 가난한 성도를 바라보지 못하고, 교회 안의 권력자나 부유한 이들과 한 편이 되어 성도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지도자들 때문에, 교회는 차츰차츰 빛을 잃어가고 근본 사명이 송두리째 사라져 버리고 있습니다.

교회는 분명히 세상을 향해 빛을 발해야 하고, 그 본연의 의무를 다하여야 합니다. 곧 그것이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입니다.

나 자신을 내려놓으라는 설교를 많이 하시지만, 정작 본인은 내려놓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빛은 곧 그리스도입니다. 빛된 말씀을 전하시는 분은 목사님들이지만, 그 빛을 세상에서 발산하는 것은 성도의 몫임을 기억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