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를 할 때, 많은 청년들은 자신의 카드 또는 현금을 확인하고 나간다. 특히 형제들은 이를 더욱 신경 쓴다.
우리나라에서는 첫 데이트 때 형제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원칙처럼 되어 버렸다.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의 데이트 문화는 그렇다. 이왕 원칙처럼 되어 버렸다면, 우리 형제들은 데이트 비용을 멋지게 지불했으면 좋겠다.
비용 계산은 데이트를 마무리할 무렵 상대방이 잠깐 화장실을 다녀올 때 살짝 하고 오거나, 대화를 마칠 때쯤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하면서 하고 오는 것이 여성에 대한 배려인 것 같다. 그렇게 하면 혹 카드가 정지되어 있거나 한도가 초과되는 상황이 발생해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처음 만남에서 형제가 계산하고 있을 때, 자매들은 잠깐의 시간이지만 흔히 말하는 '뻘쭘함'을 경험할 수 있다. 간혹 필자의 내담자 중 데이트를 하고 나서 자존심이 상했다는 형제들이 있다. 첫 만남에서 비용 지불을 자매가 했다는 것이다. '자존심은 무슨, 제발 자매가 내 주면 좋겠다'고 하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형제들은 자신이 첫 데이트 비용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오래된 커플들은 데이트를 하러 나갈 때, 상대방과 서로 마음을 나누며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존중하며 배려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커플은 데이트를 자신의 필요를 채우러 나가는 시간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상대방이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 사랑을 채우기 위해 불쾌감을 표현하며 분노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데이트할 때 많은 이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지 않기 위해 때로는 있는 척, 때로는 아닌 척한다. 데이트가 편안하고 행복하며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것이 아니라, 왠지 모를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된다. 데이트를 하는데 왜 불안할까? 아마도 상대방이 자신의 괜찮은 부분만 알아 주길 바라는 마음이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상대방이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봐 주길 바란다. 만나면 만날수록 힘든데도 말이다. 또 어떤 이는 자신의 연약한 부분이 들통날까 봐,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오히려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저는 좋은 학교 안 나왔구요, 우리 집은 이러이러하구요. 제 연봉은 이렇습니다. 자, 이래도 마음에 들면 만나구요, 아니면 그만하시죠."
데이트를 나갈 때 여러분들의 지갑, 핸드백 속에는 무엇이 있나? 자존심을 넣어 놓고 상처받을까 두려움에 떨면서, 행운만을 기다리며 데이트하고 있지는 않은가? 여러분의 지갑에 이제 주님께서 주신 자신감을 갖고 나가 보자. 나의 연약함도 상대방의 연약함도 아름다워 보일 것이다. 상대방이 나를 거절하더라도, 내가 상대방을 거절하더라도, 이런 데이트는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연약한 존재이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께서 계시기에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데이트도, 결혼도, 행복도. 얼마나 복된 일인가? 믿지 않는 이들과 다른 특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