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앞에서 기도하는 무슬림들. (해당 기사와 관계가 없음) ©자료사진

(Photo : ) ▲미국 하원 앞에서 기도하는 무슬림들. (해당 기사와 관계가 없음) ©자료사진

"식사 시간에만 기도하세요."

 

미 위스콘신주의 그린베이에 위치한 잔디깎기·제설기 생산업체 에리언스가 지난 14일 무슬림 직원들에게 이 같은 새 방침을 내리자 무슬림 직원 53명 중 10명만 남고 나머지 43명은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고 18일(현지시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보도했다.

새벽·정오·오후·저녁·밤까지 하루 5번 이들의 '성지' 메카를 향해 기도를 하는 무슬림들. 이 회사 무슬림 직원들도 매일 근무 시간 중 두 번은 생산라인을 벗어나 5분간 기도했다.

이 회사 전 직원인 이브라힘 메헤메드는 이 지역 WBAY방송과 인터뷰에서 "새 방침을 수용할 수 없다는 우리에게 회사는 사표를 쓰게 했다"고 말했다.

美 최대 무슬림단체 이슬람관계위원회(CAIR)는 "에리언스가 기도에 따른 생산성 악화 자료를 증거로 내밀지 못한다면 새 지침은 모든 직원의 합리적인 종교활동 보장을 적시한 연방법에 어긋난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달 미국 콜로라도주에 위치한 정육 포장업체인 카길(Cargill)도 무슬림 노동자 150여 명을 업무 중 기도 문제로 집단 해고했다.

이에 CAIR은 한달 사이에 두 곳에서 무슬림의 기도를 제한한 일이 발생한 것이 우연은 아니라며 미국의 생산 현장에서 이슬람 배척 분위기가 새로운 경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연방 노동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단순히 소극적으로 종교차별을 금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과대한 곤란'이 되지 않는 범위에서 피고용자의 종교상 행위에 '합리적인 편의'를 도모해야 하는 적극적인 의무를 지고 있다.

에리언스는 '기도에 따른 생산성 악화 자료'를 증거로 제시해야 무슬림 직원에게 식사 시간에만 기도하라는 새 방침이 노동법에 어긋나지 않는 지시임을 증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