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렬 박사
김충렬 박사

아동상담에서 다루는 일반적인 문제는 아동의 발달적인 시기와 관련되어 일어나는 특성이 있다. 아동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일반적인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문제들이 잘 처리되지 못하는 경우 큰 문제로 변형될 수 있다. 더욱이 이런 일반적인 문제들이 잘 처리되면 별다른 문제로 발전되지 않지만, 잘못 처리되어 부정적으로 매우 특이한 경험으로 기억되는 경우 두고 두고 심리적인 상처가 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 학습문제

학습문제는 아동이 공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모는 아동이 학습하는 것, 즉 공부하는 것에 관심을 일차적으로 두고 있지만, 아동에게는 전체 상담의 순위에서 여섯 번째가 된다. 부모와 아동의 관심 차이가 큼을 의미한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부모의 일차적 관심이 아동에게는 왜 여섯 번째로 밀려나는 것인가. 이런 차이는 다음에서 알게 될 것이다.

1) 학습문제의 특징

아동기는 배우는 시기이기에 공부가 중요시된다. 이런 아동기는 대개 가정생활과 학교생활로 크게 구별된다. 그 중에서 학교생활은 의무적 규율에 의한 생활로 가정과는 상반되는 성격을 갖고 있다. 학교생활은 때로 아동에게 즐거움을 주는 기회가 되는 장(場)이면서 큰 부담을 주기도 한다. 특히 학업성적이 부진한 아동은 이를 고민하고 심하면 열등감을 느끼는 등 많은 심리적 갈등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아동의 갈등을 대화체로 표현해 보자. "선생님, 시험을 잘 못 봐서 속상해 죽겠어요. 엄마한테 야단을 맞는 게 겁나요.", "엄마는 내가 집에 있으면 공부만 하라고 하시고, 조금만 놀아도 막 혼나요.", "형은 공부를 잘하는데 난 못해서 맨날 형만 예뻐해요.", "내일이면 시험인데 저는 시험 때가 되면 가슴이 막 떨리고 생각이 잘 안나요.", "공부를 한다고 하는데 성적이 안 올라가요. 저는 바보인가 봐요." 등이다.

공부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은 아동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아동에게는 공부하는 것이 일차적인 관심이 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다. 이런 것은 우리의 교육의 방법이나 학습시키는 방법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 선진국에서 성장하는 아동에게는 공부하는 것에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 편이다. 아동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정도로 연구하여 적절하게 교육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공부를 즐겁게 하는 방법이나 공부를 할 수 있는 의욕과 동기를 부여하지 못하는 것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다.

2) 학습문제의 상담적 대응

아동은 공부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를 갖고 있다. 그래서 학습문제는 성적과 학교생활, 시험보기 전의 불안, 공부와 관련된 부모님과의 갈등. 공부를 잘할 수 있는 방법과 그에 따른 열등감 등이 고민이다. 아동에게 학교성적은 때로는 우월감을, 때로는 열등감을 갖게 한다. 성적이 우수하지 못한 아동은 자신감을 잃거나 매사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기 쉽다. 그에 따라 아동은 자신의 다른 능력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잃고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잠재적으로 갖게 된다. 최근에 우리 사회는 성적을 비관하여 자살하는 아동이 속출하고 있다. 

심지어 초등생 3학년이 성적을 비관하여 자살한 사건은 우리 사회의 공부로만 내모는 단면을 보게 한다. 상담자는 이런 아이들에게 장점을 발견하여 칭찬해 주고 그가 가진 다른 특기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아동이 각기 장단점을 갖고 있으나 공부를 중심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더 좋은 특기를 볼 수 없는 경향에 근거한다. 아동이 공부 외에 다른 면으로 자신을 나타내는 것 역시 중요함을 가르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 결과로 아동은 자신감을 회복하여 자신의 정신적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활용하게 되는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2. 가정환경의 문제

가정환경 문제는 아동에게도 중요하다. 성장해야 하는 아동에게 가정환경은 아동으로 하여금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제공하여 지적인 발전과 아울러 정신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부모가 자주 싸우는 환경에서 아동은 심리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어렵다. 

1) 가정환경에서 문제의 특징

아동에게 가정환경은 정서적으로도 중요하지만, 특히 성격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정상적 가정에서 성장하는 아동은 그만큼 성격이 원만해질 것이다. 그러나 가정이 편안하지 못하고 가정불화가 있거나 결손가정이라면 그만큼 어려움이 있다. 가정환경은 아동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아동의 생활기반이 되는 가정은 생활에 긍정 또는 부정의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이지 못한 가정환경과 관련하여 우리는 아동의 대화체로 바꾸어 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 부모님은 자주 다투세요. 아버지가 술 드시면 엄마를 때리고, 우리들을 야단치세요.", "엄마는 제 동생만 예뻐하세요. 저는 동생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엄마, 아빠가 함께 살았으면 좋겠어요." 등이다.

아동에게 정상적이지 못하게 나타나는 가정환경은 다른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특히 심리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가정환경은 아동에게 성장의 토양이 된다는 점에서다. 이런 현상은 토양과 식물의 성장관계를 비교하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토양이 좋은 곳에서 성장하는 식물은 그 성장이 좋을 수밖에 없는 반면, 좋지 않은 토양에서 성장하는 식물은 그 종자가 아무리 좋아도 올바른 성장을 이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이는 가정환경이 아동의 성장에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 가정환경문제의 상담적 대응

정상적이지 못하고 원만치 못한 가정환경문제는 아동에게 심리적 및 성격적인 변화에도 부정적으로 작요용하는 요인이다. 그 중에서도 부모 사이의 불화, 형제간의 차별대우, 부모의 학대와 이혼 등의 문제는 더욱 그런 측면이 있다. 이러한 문제는 아동으로 하여금 성장에 부정적 행동을 유발하게 되는데, 눈치를 보게 한다든가, 우울하게 만들고, 숨기는 것이 많거나 거짓말을 잘 하는 아이로 자라나게 하는 경향이다. 이런 경우의 아동을 대할 때 상담자는 다정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아동에게는 심리적으로 다정한 심리적인 관계를 요구한다는 점에서다. 

물론 가정환경이 정상적이지 않은 아동은 이미 상당한 정도로 심리적인 상처를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런 환경에 처해 있는 아동을 상담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런 아동과는 일단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 단계에서는 아동이 자발적으로 말한다는 것이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상담자는 아동이 말하고 싶어 하지 않거나 피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민감한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다음 상담자는 조심스럽게 아동의 문제, 즉 상처가 되고 있는 문제에 접근하여야 한다. 대개 아동에게는 부모나 교사가 좋은 모델이지만, 부모의 모델이 좋지 못하면 아동은 교사에게서 그 대리적인 모델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게 되는 특성이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3. 신체적인 문제

아동에게는 신체적인 문제도 중요하다. 옛날과는 달리 아동에게도 외모의 중요성은 크게 인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은 메스컴이 어느 정도 부추긴 결과로 볼 수도 있지만, 어느새 우리 사회는 외모의 중요성을 개인이 갖는 특성으로까지 부각시키게 되었다. 그 결과로 외적인 특성이 중요시되는 우리의 사회는 이미 외모지상주의가 크게 판을 세상이 된지 오래라고보아야 할 것이다. 방학이 되면 성형외과가 분주하게 되는데, 이는 초등생들이 성형 때문에 몰려드는 결과라는 사실을 우리는 모르지 않는다.

1) 신체적인 문제의 특징

아동은 종종 자신의 신체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수가 있다. 그것은 아동이 신체적 매력에 대한 장점을 느낀 때문인 것과 관계된다. 실제로 신체적으로 매력적인 아동은 인기가 있고, 더 바람직한 행동이나 성격을 가진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반대로 신체적 장애자에게는 아동이 피하거나 간섭하려 들거나 동정과 멸시를 나타내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아동의 신체적 고민은 어른들이 가볍게 지나치고 사소한 문제로 취급하기 쉬운데 아동에게는 심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뚱뚱하다, 키가 작다, 목소리가 좋지 않다, 얼굴이 예쁘지 않다, 몸이 약하다, 얼굴에 여드름이 많이 났다, 얼굴이 까맣다 등이 신체적인 문제의 하나로 된지 오래이다. 그 결과로 인해서 나타나는 것은 심리적인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아동의 자신의 신체에 대한 불만족은 일종의 열등감으로 작용하여 자신감을 잃게 하거나 부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만든다는 점에서다. 그 때문에 이런 아동은 여러 사람 앞에 나서기를 꺼리고, 말하기를 쑥쓰러워 하는 등의 자신감 없는 행동을 나타낸다. 

2) 신체적인 문제의 상담적 대응

신체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아동에게 상담자는 일단 격려하는 자세로 대하는 것이 좋다. 그뿐만 아니라 상담자에게는 아동의 표정이나 인상, 또는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시각을 교정시키는 기술도 필요하다. 이러한 기술이란 대개 아동이 보지 못하는 내면적인 것으로 심리적인 것과 결부된다. 이런 노력이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간단한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그것이 단순히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아동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쩔 것인가? 방법이 궁색하기는 해도 상담자에게는 그것만이 유일하게 취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을 말이다. 그리고 이런 방법은 지나친 외모에 치중된 미적인 감각이 아니라 그 보다도 더 중요한 마음가짐으로 대치하여 자신감을 갖게 만드는 작업이기도 하다. 아동에게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그 사람이 갖는 마음이라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것으로 외모 속에 감추어진 자신만의 매력과 장점을 찾아 개발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물론 아동이 상담자의 의도대로 다 될 수는 없으나 적어도 위로와 차츰 생각을 달리 하는 효과는 있게 될 것이다.

4. 기타 문제 행동

기타 문제 행동이란 앞에서 다루지 못한 다른 여러 가지의 문제를 염두에 둔 것이다. 그것은 아동이 상담에서 문제로 제기할 수 있는 것이면서 어느 때고 상담의 대상이 되는 문제인 것이다. 더욱이 이런 기타의 문제들이 경우에 따라서는 더 중요한 상담의 주제가 되기도 한다. 그것은 때로 사회적이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는 성격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우리는 자세히 다루지는 못해도 간단하게 언급하고라도 지나가야 할 것이다.

1) 기타 문제 행동의 특징

앞에서 다룬 문제 외에도 아동은 여러 가지 문제행동을 가질 수 있다. 그것은 대개 습관적인 거짓말, 등교 거부, 도벽, 지나친 오락실 출입, 폭력, 결석, 가출문제 등의 문제행동을 보이는 경우이다. 이러한 아동의 문제는 비교적 사소한 문제로부터 때로는 심각한 문제로까지 관련되기도 하는데, 그에 따라 일반적인 상담을 넘어 특별한 상담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우리는 아동의 성격문제를 예로 들어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상담자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일 수 있기에 때로는 부모, 학교교사, 친구 등과 긴밀한 관계를 통하여 해결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런 것과 관련하여 우리는 몇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다룰 수 있다.

2) 문제행동의 유형에 따른 상담적 대응

아동은 다양한 문제를 갖고 있다. 이런 것에 대해서 우리는 사회성, 감정과 성격과 생활습관, 지능 및 표현, 도덕성, 신체 분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로 아동의 사회성과 관련된 문제이다. 사회성에는 친구와 어울리지 않거나 친구를 싫어하는 아이, 심술을 부리는 아동, 혼자 노는 아이, 협조성이 결여된 아이, 싸움을 잘 하는 아이 등이 해당된다. 사회성은 간단하게 개선되거나 수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신경을 기울이는 한에서는 상당한 정도로 개선될 수 있음을 확신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아동의 감정 및 성격의 문제와 관련되는 문제이다. 아동의 감정과 성격의 문제로는 채근대거나 자주 우는 아이, 의뢰심이 강한 아이, 의욕이 없는 아이, 침울과 열등감이 강한 아이, 침착하지 못한 아이 등이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것은 정서의 문제이면서 나중에는 성격의 문제로까지 바회될 수 있는 것들이기도 하다.

셋째로 아동의 지능, 그리고 표현의 기술과 관련되는 문제이다. 지능 및 표현의 문제로는 어른들의 얘기에 끼어드는 아이, 지능발달이 늦은 아이, 그림이나 음악을 싫어하는 아이, 유치한 놀이만 하는 아이, 말을 분명하게 못하는 아이, 발음이 정확하지 않거나 남 앞에서 말하는데 자신감이 없는 아이, 좋지 못한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 수다스런 아이 등이 해당된다. 이런 무제는 지속적이고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로 개선되는 것들이기도 하다.

넷째로 아동의 도덕성과 관련되는 문제이다. 도덕성의 문제로는 치마를 잘 들 추는 아이, 고자질이나 남 흉보기 좋아하는 아이, 남의 물건을 자주 가지고 가는 아이, 남이 싫어하는 짓을 하는 아이, 야단쳐도 효과가 없는 아이 등이 해당된다. 도덕성의 문제는 아동기에 개선되지 않으면 성장해서 더 악화된 행동으로 고착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적절하게 설득하고 대응하면 개선의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섯째로 아동의 신체적인 원인과 관련된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로는 자다가 외치거나 우는 아이, 야뇨증의 아이, 경련증세가 있는 아이, 코를 후비는 아이, 손톱을 물어뜯는 아이, 손가락을 빠는 아이 등이 해당된다. 신체적인 원인이란 물론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중점을 둔 것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심리적인 원인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아동의 신체적인 원인과 관련되는 것을 우리는 아동의 심리적인 특성에 보충하거나 개선함으로써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상에서 다룬 아동의 문제행동들은 상당히 장기간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관찰 및 분석하고 치료해 나가야 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것은 심리적인 것과 관련된 것으로 과거와 현재의 가족관계의 갈등과 환경, 더 나아가서는 유전적 소인과도 결부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일시적인 현상으로만 제한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