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 담임목사
김성민 목사(남가주새소망교회)

내가 사는 동네 바로 뒤에 LA에서는 제법 높다는 Wilson 산이 있다. 하지만 서북미에서 오랜 기간 살았던 나의 눈에는 매우 헐벗은 산이었다. 하루는 산을 잘 아시는 분과 함께 그 산에 올랐다. 10마일을 걸으며 땀을 흘렸지만 여전히 그 산은 나의 흥미를 자극하기에는 그리 멋진 산이 아니었다. 결국, 그 날 산을 내려오며 스스로 멀리에서 보나 가까이에서 보나 별 볼일 없는 산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두 주 후 나를 인도한 그분이 내 마음을 읽었는지 그 산의 다른 쪽을 올라가 보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이리 가나 저리 가나 같은 산인데 뭐가 다르겠느냐고 하면서 새벽 5시에 그 분을 따라 나섰다. 그런데 이번에는 1시간 정도 차를 타고 그 산을 옆으로 돌아 산 중턱까지 갔다. 높이가 5천피트를 넘었다. 나는 놀라고 말았다. 그 산의 높이가 3천 피트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초여름인데도 아래 동네와 20도 차이가 났고, 두툼한 옷을 입지 않은 나는 추위를 느꼈다.

신발 끈을 다시 묶고 산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올라가는 길의 광경은 나를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같은 산인데도 불구하고 10층 건물을 훨씬 넘을 것 같은 높이의 곧게 뻗은 나무들과 네 명이 감싸도 모자랄 굵기의 나무들이 즐비하게 서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날 그 산에 대한 아름다움에 사로잡혀 많은 말을 할 수 없었다. 저 밑에서 보던 것이 그 산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산은 내가 알던 것보다 수 십 배는 더 큰 산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믿음으로 산다고 말하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귀한 축복을 제대로 알지 못하여 믿음으로 살지않을 때가 얼마나 많은가? 신앙생활이 건강의 회복과 사업의 번창함 정도로만 알아서,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것 같으나 하나님의 능력을 믿지 않는 실수를 범하고 있지는 않는가? 하지만 믿음의 선배들은 하나님을 여러 번 산으로 비유하며 높으시고 크시며, 우리가 전부 알 수 없는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이시라고 증거한다. “하나님은 높으시니 우리가 그를 알 수 없고 그의 햇수를 헤아릴 수 없느니라”(욥기 36장 26절)라고 말씀을 주시며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알려 주신다.

예배와 기도의 시간을 통하여 뒷산의 모습과 같은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을 늘 새롭게 깨닫는 삶이 되도록 영적인 눈과 귀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나님은 예레미야가 살구나무를 본 것과 같고 에스겔이 하나님의 보좌를 본 것과 같이 세상의 고난과 고통으로 가려져 버린 신앙이 아니라, 그 모든 어려움들을 꿰뚫어 보는 믿음을 갖기를 원하신다.
그 때에 눈앞에 있는 언덕을 보고 답답해 하며 한숨을 짓는 삶이 아니라, 뒷산의 크고 놀라운 축복을 기억하며 감사와 찬송을 올리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