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목자교회가 현재 사용 중인 630만 달러 상당의 로랜하이츠 예배당을 포기하고 치노힐스로 새 건물을 구입해 이전한다. 이 교회는 PCUSA(미국장로교)에 소속돼 있었으나 교단의 동성결혼 정책에 반대해 교단을 탈퇴하고 ECO(복음주의언약장로회)에 가입했다.
이 교회는 교회가 소속된 샌가브리엘노회의 은혜로운 결별 규정(GDP)을 준수해 합법적으로 탈퇴 절차를 밟았고 노회와의 합의 하에 2014년 3월 공동의회를 열어 교인 91%의 지지를 받으며 탈퇴가 확정됐었다. 그러나 노회가 최종적으로 이를 승인하지 않고 GDP까지 개정하면서 교단 탈퇴가 보류된 상태였다. 고태형 담임목사와 교인들이 1년 뒤 재차 공동의회를 열고 교인 95% 찬성으로 교단 탈퇴를 선언하자 샌가브리엘노회와 교단 잔류를 원하는 교인들은 “교회 재산을 돌려달라”며 지난 7월 9일 고 목사와 선한목자교회를 LA카운티 수피리어 코트에 고소했다.
지난 13일 주일예배에서 고 목사는 “교회 재산을 포기하고 새 건물로 이전한다”는 당회의 결정을 교인들에게 공포했다. 고 목사는 “어떻게 하면 이 모든 과정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 교단을 떠나는 우리와 교단에 남겠다는 3,40여 명 교우들이 모두 승리할 수 있도록 우리는 (교회 건물을 우리가 소유하는 대신) 128만 달러를 헌금하겠다 제안했지만 다른 답이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15일 인터뷰에서 “그 동안 지켜오던 건물을 왜 포기하느냐”는 질문에 고 목사는 “많은 분들의 오해처럼 건물을 차지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서로 대화하면서 우리도 잘 하고 교단에 남으려는 소수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했다. 그러나 법정까지 가게 된다면 결국 그리스도인들끼리 싸우는 것이니 우리가 건물을 포기한다”고 했다.
이 교회는 치노힐스에 미국웨슬리언교단이 소유한 2천만 달러 이상의 건물을 1천300만 달러에 구입하기로 했다. 과거 한인교회인 크로스로드교회가 사용하던 건물이다. 4에이커 부지 위에 4만 스퀘어핏 규모의 건물이며 6년 전 건축됐다. 한번에 500명이 예배 드릴 수 있는 본당이 있으며 160대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고 목사는 “당장 1천 명이 예배 드릴 장소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회는 ‘교회가 세상에서 싸울 수 없다’고 결정하고 현 건물을 포기하기로 한 후 학교나 창고 등 여러 장소를 백방으로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생각지도 않은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선한목자교회는 에스크로를 열고 구체적인 구입 절차에 들어간 상황이다. 그리고 오는 20일 주일 성도들의 뜻을 묻는 공동의회를 연다. 고 목사는 “13일 새 건물을 방문하는 오픈하우스 행사에 교인 300명 이상이 참석하는 등 교인들의 지지가 높다”고 했다.
한편, 최근 한인교회들 중에는 재산을 모두 포기하더라도 교단을 탈퇴하겠다는 교회가 늘고 있다. 새크라멘토노회의 시온장로교회도 300만 달러 재산을 포기하고 교단 탈퇴를 결의했고 같은 노회의 수도한인장로교회도 모든 재산을 포기한다는 전제 위에서 교단 탈퇴를 논의 중이다. 선한목자교회는 캘리포니아 내 PCUSA 소속 한인교회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대표적 교회였고 고태형 목사 역시 한인총회장을 역임했던 인물이기에 이번 결정은 다른 한인교회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