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4번째 여름특강이 마포구 소재 하나의교회에서 열렸다. ⓒ강혜진 기자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4번째 여름특강이 '창세기와 허블망원경: 창조과학의 성경 해석을 말한다'는 주제로 20일 오후 7시 마포구 소재 하나의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전성민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초빙연구위원,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가 강사로 나섰다.

▲전성민 교수. ⓒ강혜진 기자

전성민 교수는 "명왕성이 처음 발견됐을 때에는 하나의 점이었는데, 현재는 허블망원경으로 관측한 자료로 움직임을 그려 볼 수 있을 만큼 그에 대한 과학적 정보를 얻게 됐다"며 "허블망원경과 창세기를 같이 보는 이유는, 우리의 과학적 성취가 어느 정도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허블망원경이라는 과학적 발전이 우리의 성경 읽기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무거운지 알게 해 준다"고 했다.

또한 "성경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주신 말씀이지만, 1차적으로 우리에게 한글로 주신 말씀은 아니라는 사실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창세기는 프로토 히브리어라는 글씨로 쓰여 있었다"면서 "창세기와 허블망원경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통해, 성경을 해석하는 과정을 밟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성경을 해석할 때, 보수적·개혁주의적 전통을 따르는 이들의 해석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원래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면서 △본문 비평 △역사적 배경 △문학적 맥락 △장르 파악 △문법적·수사적 이해 △신학적 해석 △간학문적 성찰(학문들 사이의 결과물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등 다양한 성경 해석 방법을 소개했다.

전 교수는 "창세기 1장을 볼 때에 하나님이 사용하신 세계관이 무엇이며, 이 같은 세계관을 통해 도전하고자 하셨던 것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하나님은 인간 역사의 특정한 구체적 상황과 사건 속에서 영원한 진리를 말씀하시는 방법을 택하셨다. 이는 지금 우리의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말씀하실 수 있다는 것을 확신케 하는 토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역사적 특수성이 요구하는 바, 우리는 1차 독자의 입장에 서야 하며, 장르를 파악해야 하고, 간격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논의의 여지가 많은 구절로 창세기 1장 1절을 소개했다. 전 교수에 따르면, 창세기 1장 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수사법의 한 종류인 양단법적 표현으로 해석할 경우, 하나님께서 '하늘과 땅' 즉 모든 것을 창조하셨다는 의미가 된다. 1장 전체를 요악하는 제목인지, 하나님께서 실제로 창조 행위를 하신 것인지에 따라서도 해석이 달라진다. 1장 전체를 요악하는 제목으로 본다면, 하나님의 창조 행위가 여기에는 들어가지 않은 것이다. 간격이론은 첫째 날과 둘째 날 창조에 간격이 있었다는 이론이다.

이와 관련, 진 교수는 "수사법을 잘 해석해야 한다. 제목이론이나 간격이론의 해석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다. '제목이론이나 간격이론을 인정하면, 하나님의 역사적 창조를 무시함으로써 기독교의 핵심적인 내용들을 무너뜨리게 된다'고 보는 것은 신학적인 메시지를 놓치는 빈약한 해석"이라고 했다.

6일 창조의 신학적 의의

전 교수는 "하나님의 말씀은 미신이나 마술이 아니고, 임시적인 환영이나 상상이 아닌, 인간 전 존재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실재이다. 하나님이 세상을 6일 동안 창조하셨다는 데 너무 집착하다 보면, 창세기 1장에서 정말 말씀하시고자 한 메시지에서 우리의 관심사를 분산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창세기 1장의 신학적 의의에 대해 "하나님께서 얼마 동안 천지를 지으셨는지 알리고자 던지는 메세지가 아니"라면서 "하나님에 대해서는 하나님만이 유일한 신이시라는 점, 인간에 대해서는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는 점, 세상에 대해서는 과학적 탐구가 가능하다는 점을 알려 준다. 특히 하나님께서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셨고 세상을 비신화했다는 사실은, 자연이 과학적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진 교수는 "창조과학자의 성경 해석은 성경적 일반 원리와 과학 지식에 무지하여 구원의 진리를 허구처름 느끼게 만들고, 과학을 버리게 만드는, 무책임하고 다른 관점들을 전혀 용납하지 못하는 독단적·독선적 해석"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