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Boko Haram)이 포로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소셜 미디어상에 공개했다.
보코하람은 2일(현지시간) "경찰 스파이"라고 밝힌 두 남성의 목을 베는 모습이 담긴 약 6분여 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스파이 추수(Harvest of Spies)'라고 제목 붙여진 이 영상에서 보코하람 대원들은 두 남성을 한 명씩 차례대로 무릎을 꿇게 한 상태에서 스파이라는 자백을 받아낸 뒤 참수한다.
이러한 영상은 이슬람국가(IS)가 그동안 공개해 온 참수 영상을 떠올리게 한다. 이에 대해 미국 테러리즘연구분석컨소시엄의 버라이언 칸 편집장은 "보코하람이 단순히 IS를 모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IS와 연계시키고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칸 편집장은 또한 보코하람이 고화질 카메라 사용과 특수 효과 사용, 공개 경로 등 IS와 흡사한 영상 촬영과 공개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점 역시 지적했다.
CNN 역시 보코하람이 그동안 공개해 왔던 참수 영상과는 달리 이번 영상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이는 IS의 전략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폭스뉴스 역시 보코하람의 참수 영상 공개 소식을 전하며 "IS 지지자들은 이미 보코하람을 '아프리카의 IS'라고 부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코하람이 IS의 전략과 잔혹성을 모방하고 있다는 지적은 이미 많은 중동 지역 이슬람과 테러리즘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되어 왔다.
세계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미국 오픈도어즈의 데이빗 커리(David Curry) 회장은 보코하람이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에서 점거전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해서, 이는 IS가 이라크 북부를 점령한 뒤 이 지역을 거점으로 세력을 확산해나갔던 것처럼 보코하람 역시 '칼리프 국가' 건설을 목표로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보코하람이 지난 수년간 나이지리아에서 테러 공격을 해 왔지만 일정 지역을 점거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개인에 대한 공격에서 폭탄 테러, 지역 장악과 대규모 전투로 이어지는 IS의 전략과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커리 회장은 또한 IS가 점거 지역에서 공포 정치를 펼치며 소수종교인은 물론 샤리아를 위반하는 무슬림들에게도 참수와 총살은 물론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거나 돌로 쳐 죽이거나 십자가에 매다는 등의 가혹한 형벌을 가하고 있는 것과 같이 보코하람 역시 이 같은 잔혹성을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제관계협의회(CFR)가 지난해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1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1년간 보코하람의 테러 공격으로 숨진 사람 수는 10,340명에 이른다. 유엔은 같은 기간 이라크에서 IS에 의해서 목숨을 잃은 사람 수가 10,73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해, 두 단체가 발생시킨 사망자 수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