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순호 목사
(Photo : ) 현순호 목사

사람들은 남에게 좋게 보이려고화장과 치장을 하기도 하지만 심하면 멀쩡한 얼굴을 몇 번이고 뜯어고치기도 한다. 그러나 진짜 그 사람을 알려면 뒤에서 봐야 한다. 어깨를 펴고 몸을 좌우로 흔들며 콧노래를 부르며 신나게 걷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고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고개를 푹 숙이고 힘 없이 걷는이는 심신이 괴로운 사람이다. 그래서 그 사람의 참 모습은 뒤에서 봐야 한다.

십계명에서 보여준 모세의 뒷 모습:태어난지 몇달만에 나일강에 내다버려진 아기가 목욕하러 나왔던 공주에게 발견되어 그의 양자가 되고또한 친어머니가 유모로 궁전에 들어가 애를 키우는 기구한 운명의 주인공인 모세는 다른 왕자들과 더불어 40년을 궁전에서 화려한 생활을하던 어느날 애굽인 감독이 노예 생활을 하는 같은 동족인 이스라엘 노동자들을 가혹하게 때리는 것을 보고 격분해서 그 애굽인을 때려 죽였다. 그 소식을 들은 바로왕이 분노해서 모세를 체포하라는 명령을내리자 모세는 살인 수배자가 되어 궁전을 급히 떠나야 했다. 고개는 푹 숙여지고 어깨는 축 쳐져서힘없이 궁전을 떠나는 모세의 뒷 모습, 많은 아픔과 한을 안고 정처없이 궁전을 떠나는 모세의 뒷 모습이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화려한 부귀 영화도 한시간에 물거품이 될수있다는 것이다.

내 어머니의 뒷 모습: 나는 미국에60년대 말에 와서 공부하고 미국장로교회에 속한 한인교회들을 위해 오래 일했고 또한 문을 닫기로결정한 교회를 잘 키워 재미있게 일하다 한국병에 걸려 한국에 나가게되었다. 그 때 어머니는 반대하셨다.더욱 외아들인 나를 보고자 이곳에왔는데 내가 떠나면 자신은 너무도외롭다는 것이다. 나는 몇 번 한국에서 일할 좋은 기회를 자녀들 때문에 놓쳤는데 이번에 놓치면 내 나이로 봐서 다시는 기회가 없겠다는 생각이 강했기에 한국으로 나갔다. 정말 신이 났다. 매일 새 교인들이 몰려왔고 2년 후에는 예배 장소를 큰곳으로 옮길 정도로 성장했다. 그런데 미국에 계시는 어머니는 내가 떠나자 갑자기 쇠약해져 모든 의욕이없어진다는 소식이다. 나는 어머니를 한국에 초청했고 또한 같이 살자고 권했으나 딸이 있는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시겠다고 해서 그렇게 해드리기로 했다. 떠나는 날 비행기를타려고 나가시면서 한 발짝 씩 힘없이 걸어가던 그 뒷 모습은 지금도내 마음을 아리게 한다. 그것이 어머니의 마지막 뒷 모습이다.

모든 부귀 영화를 잃고 정처없이 궁전을 떠나는 모세의 뒷 모습이나, 사랑하는 아들을 두고 떠나는어머니의 뒷 모습에는 공통점이 있다. 사랑하는 곳이나 사람들이라도해도 영원하지 못하다는 점, 그리고떠나는 분의 뒷 모습은 너무도 진지하고 진실하다는 것이다. 훗날 나의 뒷 모습은 어떻게 비춰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