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종기 목사
(Photo : 기독일보) 민종기 목사

왜 왕자님은 무지 많이 변신한 신데렐라를 좋아했을까요? 왕자님은 어찌하여 트랜스포머 이상으로 엄청나게 변한 신데렐라에게 푹 빠지셨을까요? 왜 또 어떤 왕자님은 하필이면 교양 있고 엄청 예쁜 귀족의 딸들을 몽땅 버리고, 일곱 난쟁이와 같이 살던 고아가 된 백설공주에게 반해 버렸을까요? 일곱 난쟁이들의 거의 모든 수발을 들던 한 여인을 꼭 데려가야 했을까요?
하나님은 어찌하여 수많은 걸출한 민족들을 구원의 혈통으로 택하지 않고, 숫자도 적고, 말도 심히 안 듣고, 심지어는 하나님의 아들도 잡아 죽이는 유대인을 택하셨을까요? 무지 힘도 세고, 문화도 강력한 나라를 밀어두고, 약하고 숫자도 적은 이스라엘을 선택한 하나님의 사랑은 과연 의로운가요? 선민에 대한 하나님의 선택은 "엿장수 맘대로" 입니까? 하나님이 별 볼 일 없었던 유대인을 택하신 것은 순전히 "하나님 맘대로"인가요?
우리 똑똑한 사람들은 종종 하나님의 결정과 행동에 대하여 질문이 많습니다. "하나님 그래도 되는 거예요?", "그래도 정의의 하나님 맞으세요?" 이러한 질문을 하거나, 아니면 마음 속에 숨기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은 사랑입니다. 새끼를 낳고 죽어버리는 연어처럼, 산란을 하고 자신의 몸을 먹이로 주는 문어처럼, 하나님은 사랑입니다. 가르치지 않아도 새끼를 사랑하는 모성애를 가진 수많은 동물을 지으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사랑하시기에 선택하십니다. 이스라엘을 선택하신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의 미덕 때문에 선택하신 것이 아닙니다. 야곱을 선택하고 에서를 버린 것은 야곱이 훌륭하여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적인 사랑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은 8명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하갈의 아들 이스마엘, 사라의 아들 이삭, 그리고 그두라를 통하여 낳은 6명의 아들이 그들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선택한 것은 가장 늙은 어머니 사라가 낳은 이삭입니다.
선민으로 택하는 것은 하나님이 "신적인 불공평"(divine injustice)을 시행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선택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선택받기에 합당한 사람들은 아무도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죄인인데 그 중에서 가장 연약한 사람을 택하시는 것은 "오직 은혜"(sola gratia)입니다.
선택은 하나님의 말할 수 없는 사랑의 표현입니다. "다리 밑에 있는 버려진 아이들" 속에서 잃어버린 자식을 찾으려는 부모의 심정입니다. "내 새끼가 어디 있나?" 수많은 아이들 속에서 자신의 손주를 찾는 할머니나 어머니의 심령이 바로 하나님의 선택의 마음입니다.
이스라엘이 이러한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은혜를 잊어버리고 하늘을 찌르는 자신의 의에 의존한 것이 이스라엘 사람의 실책입니다. 은혜로 선택을 받은 우리가 예수님의 은혜와 사랑을 잃어버리고 "자기의"(自己義, self-righteousness)를 드러내기 시작하면 문제가 됩니다.
그 값없는 선택의 사랑이 에서나 이스마엘 같은 이방인인 우리 민족에게도 찾아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영적인 신데렐라 혹은 백설공주가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