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국 목사(인천새로운교회).
 하민국 목사(인천새로운교회).

"두 벌 옷도 가지지 말라"는 하나님 말씀은 생명 구원을 위하여 전도할 때 적용되는, 승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리신 지상명령의 이행을 위한 안배이다. 영생의 복음을 위한 전도를 행할 때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준비하시고 보장해 주시겠다는 약속을 동반한 말씀이다. 그러나 전도하지 않는 목회자가 두 벌 옷을 가지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다면, 가난뱅이에 불과하다.

많은 목회자들이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신본주의를 시대착오적 삶의 패턴으로 여기는 인본주의적 사고가 세상 풍요를 바탕으로 활개를 치고 있는 시대이다. 자칫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으로 인하여 믿음의 퇴보와 더불어 영적인 가치관마저 정절을 지켜내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지금 이 시대의 풍요가 지속될 수 없음을 아는 믿음의 사람들은 더욱 하나님과의 믿음을 공고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아가 하나님의 명령으로 방주를 만들던 그 시간에도 사람들은 시집가고 장가들었다는 성경의 기록은, 노아의 가족만 남기고 세상을 홍수로 심판하신 하나님께서 주시는, 최후통첩과 같은 경고이면서도 회개할 수 있는 시간을 열어주시는 긍휼의 시간이다.

일제 강점기를 거쳐 동족상잔(同族相殘)의 전쟁까지 치른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나라가, 주기도문으로 기도하면서 개원한 국회를 중심으로 오늘날 경제 열강의 대열에 합류하는 경이로운 복을 받았는데, 목회자들의 고단한 삶을 하나님께서 모르실 리 없다.

그러나 주일이면 상업을 하던 모든 문을 굳게 닫고 하나님께 경배드리던 도시 평양은 공산화와 함께 김 씨 세습 일가를 믿는, 지구의 유일한 족벌체제 속에 묻혀버렸고, 대한민국은 연이은 사건 사고로 인하여 침잠한 나날이다.

온갖 비리가 보편화된 총체적 난국을 헤쳐 나갈, 부정과 물질 축적에서 자유로운 단 한 사람을 찾기 어려운 현실이다. 사회를 정화해야 할 교회는 그 기능을 상실했으며,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목회자들 또한 물질과 명예를 쓸어안고 타락일로를 걸어왔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풍요로운 자들은 더욱 풍요롭고 싶은 욕망을, 궁핍한 자들은 작은 풍요를 좇는 욕망을 부르는, 물질만능의 시대가 교회당을 잠식했다. 영원할 것처럼 권세를 부리는, 물질의 안락을 자식에게까지 쥐어주려는 욕망으로, 대한민국은 물론 세상에는 창조주 절대자의 자리가 없다.

하물며 스스로를 '세속적 그리스도인'이라고 자부하는 신종어가 나뒹구는 시대이다. 그리스도인에게 '세속적'이라는 절반의 개념은 있을 수 없다. 하늘이 아니면 땅이고, 손등이 아니면 손바닥이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신 생명은 천국이 아니면 지옥인, 흑백논리의 구속이다.

얼어죽을 망정 곁불은 쬐지 않겠다는, 굶어죽을 망정 빌어먹지는 않겠다는 선비 정신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자기 자식의 부족한 학식과 덕망을 인식하고 과거 급제 합격자 명단에서 자식의 이름을 지워버린, 한 아비의 선비 정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이다.

신학을 답습하고 어느 정도 훈련을 거듭하면 설교를 할 수 있고, 기도, 찬양, 교회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영생의 생명을 얻은 하나님의 생명책의 기록은 열람할 수 없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주신 영생은, 나의 판단이나 삶의 목적으로 보존되는 구속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영생의 생명을 허락하시고 계신다.

그래서 전도는 생명 얻는 자의 창조적 본능의 번식 기능이다. 구원받은 기쁨을 생각했더니, 구원 주시기 위하여 십자가를 지신 그리스도를 생각했더니, 죽음과 관계없는 인생을 만들어 주신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을 생각했더니, 죄 많은 내 영혼을 구원해 주신 하나님의 긍휼을 생각했더니, 불신자의 말로가 너무도 가혹하고 불쌍하다는 확신이 드는 마음으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휘영청 달 밝은 중추절이다. 달은 스스로 빛을 비추지 못한다. 태양빛을 받아야 빛을 낼 수 있는 '반사체'이다. 목회자들은 물론, 성도들 또한 스스로 영생의 빛을 발할 수 없는 피조물들이다.

성도들은 그리스도 예수로 인하여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는 달과 같은 반사체이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주신 영생의 생명의 빛을 감사와 은혜로 충만히 받아 누리므로, 중추절 보름달처럼 세상의 빛이 되기를 염원한다.

/하민국 목사(검암 새로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