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영민 목사
(Photo : 기독일보) .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는 말씀을 듣고 전하는 일이다. 그래서 드리는 예배 가운데서도 말씀을 듣고 전하는 일은 가장 하이라이트에 해당한다. 그래서 목회자들은 이 한 번의 설교를 위해 많이 기도하고 최선을 다해서 준비한다.

그러나 현실은 안타깝게도 설교자가 그렇게 최선을 다해 준비한 설교라고 해서 듣는 성도들이 모두 다 은혜를 받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많은 성도들에게 있어서 설교는 그 중요도에 비해서 그리 많은 흥미와 관심을 끌지 못한다. 전하는 설교자의 입장에서는 모든 성도들이 말씀을 통해 감동과 은혜를 받고 주님을 더욱 더 사랑하고 믿음이 더욱 더 깊어지기를 소망하지만 성도들의 입장에서는 은혜 받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더러는 한 주간의 피곤이 예배시간에 몰려올 수도 있고 때로는 아무리 귀를 기울여 들으려 해도 설교에 흥미를 느낄 수가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오죽하면 주님께서도 씨 뿌리는 비유를 통해 옥토와 같은 말씀의 밭을 일구라고 그토록 강조하셨을까!

그런데 어떻게 해야 지루해 지기 쉬운 말씀을 옥토와 같은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그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좋은 실천방안 하나로 기도로 설교를 듣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나는 설교를 하기도 하지만 또한 많은 설교를 듣기도 한다.

새벽기도만 해도 일주일에 최소한 일곱 번의 설교를 듣게 되고 금요예배, 기타 예배까지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많아진다. 그러다 보면 설교자이면서도 가끔씩 설교에 집중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그래서 내 나름 설교에 집중하기 위해 생각해 낸 방법 중의 하나는 강단을 통해서 선포되는 말씀을 들으면서 기도제목으로 삼아 바로 그 자리에서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목사님이 이웃을 사랑할 것을 권면하는 말씀을 하면 그 말씀을 붙들고 바로 이웃을 더욱 더 사랑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회개하라고 선포하시면 그 즉시 마음 속으로 회개의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목사님의 설교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해서 강단에서 선포되는 말씀들 하나하나를 붙잡고 기도하면 설교 말씀을 듣는 시간은 말씀 시간인 동시에 기도의 시간도 되어 일석이조인 셈이고 이렇게 들으면 말씀 듣는 일에도 집중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때로 약간 지루한 설교도 지루하지 않게 들을 수 있어 여러모로 유익함을 느낀다.

굳이 이런 방법 없이도 늘 말씀에 은혜와 감동을 받는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나 설교자나 듣는 성도나 모두가 부족한 우리들 일진데 이렇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말씀을 전하고 들으면 피차에 큰 유익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모쪼록 우리 성도들의 말씀 생활에 날마다 큰 은혜가 있기를 간절히 기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