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서커스의 공중그네타기에 대한 글을 읽어 본 적이 있다. 공중그네타기란 높은 곳에다 그네를 매달아 놓고 두 사람이 양쪽에서 시간차를 두고 그네를 타다가, 한쪽 편에서 그네를 타던 사람이 자신의 손을 놓고 공중에서 여러 번 회전하여 다른 편에서 그네를 타던 사람의 손을 잡고 무사히 다른 편으로 건너가는 것을 말한다. 글의 저자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그 묘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서커스 단원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이 묘기를 성공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무엇입니까?"
이 때 그 단원이 이렇게 대답을 했다고 한다. "손을 놓고 회전하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손은 놓고 회전하는 사람이 명심해야 할 중요한 두 가지의 원칙이 있다고 했다. 하나는 자기 생명을 붙들어 주고 있다고 믿고 있던 그네에서 정확한 타이밍에 과감하게 손을 놓는 것이라고 한다. 만일 잠시라도 머뭇거리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하다가 타이밍을 놓쳐서 늦게 놓거나, 아니면 너무 긴장해서 빨리 놓으면 그 사람은 바닥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원칙은 그네에서 손을 놓은 후에는 절대로 파트너의 손을 자기가 잡으려고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파트너가 자기 손을 잡도록 완전히 믿고 맡겨야만 이 묘기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중요한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살기 위해서는 정확한 때에 과감하게 놓아야 하고 놓은 뒤에는 완전히 맡겨야 한다는 것은 비단 서커스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우리의 인생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원칙들이다. 특히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 우리 성도들의 삶에서 이것은 매우 중요한 원리가 아닐 수 없다. 믿음이란 바로 내가 붙들고 있던 인생의 그네를 놓는 것이며, 놓은 다음에는 나를 하나님께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다. 내가 붙들고 있던 인생의 그네를 놓아야 하나님이 나를 잡아 주실 수 있다.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서는 좁은문을 통과해야만 한다. 좁은문은 구원의 문이며, 구원의 문은 생명의 문이다. 이 문을 통과해야만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들어갈 수 있으며, 이 세상을 사는 동안에 생명의 능력을 누리며 살 수 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은, 구원의 문을 통과한 성도들 가운데 이 세상을 사는 동안에 생명의 능력을 어떤 때는 누리는 것 같다가도 어떤 때는 누리지 못하는 것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생명의 능력은 기쁨과 평안, 용기와 소망의 역사를 이루는 것인데, 성도들 가운데 여전히 불안과 초조, 근심과 걱정, 상처와 아픔에 매몰되어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자들이 있다. 왜 그럴까? 좁은문을 통과한 후에도 여전히 자신의 인생의 그네를 놓지 못하고 살기 때문이다. 좁은 문을 통과한 자들은 이제 완전히 자신이 붙들고 있었던 인생의 그네를 과감하게 놓고 전적으로 하나님께 자신을 맡겨야 한다. 이 때 비로소 좁은 길을 걷는 자에게는 구원의 능력, 구원 받은 자에게 보장된 생명의 축복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