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3명을 포함해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해 22명을 태운 캄보디아 프로그래스멀티(PMT) 항공 여객기가 25일 캄보디아 시엠리아프 공항을 이륙해 남부 휴양도시 시아누크빌로 가던 중 37분만에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사고 여객기 탑승객들은 시엠리아프에서 앙코르와트 유적지를 둘러본 뒤 시아누크빌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이후 AP·로이터 통신은 러시아제 AN-24 기종인 사고 여객기가 이날 오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서남부 캄포트 지역 인근 산에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도착해야할 공항에 여객기가 나타나지 않자 하나투어(해당 여행사)에 이 사실이 알려졌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장부에는 보고하지 않았다.

캄보디아 남서부 캄포트주의 탁 콘 지사는 이날 교도통신 기자들과 만나 헬기 수색을 통해 캄포트주 츠훅 지역의 스레 앙크랑 마을에서 사고현장을 찾아냈다면서 현장은 프놈펜에서 135㎞ 떨어진 지점이라고 확인했다.

시엠리아프 공항 관계자는 "탑승자에는 한국인 관광객 12명과 가이드 1명, 체코인 3명, 승무원 6명이 포함돼 있다"며 "사고 여객기는 목적지인 시아누크빌에 착륙하기 5분전인 이날 오전 10시50분쯤 관제탑과 교신이 끊어졌다"고 밝혔다.

한국인 탑승자 명단은 가족별로 다음과 같다. ○조종옥(36) 윤현숙(34·여) 조윤후(6) 조윤민(1) ○이충원(47) 황미혜(42·여) 이정민(16·여) 이준기(15) ○최찬례(49·여) 서유경(26·여) ○이명옥(28·여) ○노정숙(28·여) ○박진완(34·현지 관광가이드)

탁 콘 캄포트 주지사는 "여객기는 프놈펜에서 250㎞ 떨어진 캄포트 인근 콤 크하이 산에 추락했으며 밀림의 가장자리에서 추락한 비행기의 잔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관의 오낙영 참사관은 사고 현장 수색팀이 4구의 시신을 확인했다고 알려와 사실여부를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오후 5시30분쯤 송민순 장관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신속대응팀 6명을 26일 오전 현지에 파견키로 했다. 실종자 가족 13명과 하나투어 관계자 4명은 26일 오후 중국 남방항공 CZ338편을 이용해 중국 광저우를 거쳐 프놈펜에 도착할 예정이다.

다른 소식통은 사고현장 인근 주민들이 여객기 폭발로 추정되는 굉음을 듣고 현장에 달려갔으나 현장에 생존자는 없었다는 이야기를 주민들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힘 사룬 캄보디아 민간항공국장은 26일 "추락 후 3-4시간만에 여객기를 발견했다면 어느 정도 생존 가능성이 있지만 찾지 못한 채 하룻밤이 지난 만큼 사고 직후 생존자가 있었더라도 과다출혈로 숨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당국자들은 여객기가 추락한 것이 확실시되며 경찰이 추락 장면을 목격한 이들의 증언을 확보하고 있으나 아직 사고기의 잔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여객기가 추락한 인근으로 추정되는 "보코르 산에서 활동하는 환경운동가들로부터 자신들이 여객기가 추락하는 장면을 멀찍이서 목격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는 캄보디아 공항 관계자들의 발언을 전했다. 이 정보는 캄포트주 경찰총수에게 보고됐다고 관계자들은 덧붙였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항공기 노후에 따른 기체 결함과 기상악화가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사고기는 옛 소련이 개발한 AN-24(안토노프) 기종인데, Tu-134, Tu-154 등 다른 러시아 사고다발 여객기와 함께 '항공사고 다발 3기'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대표적인 '위험' 기종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사고가 난 An-24는 2005년에도 러시아 북부 바렌데이에서 추락해 29명이 숨진 일이 있다. 사고기는 흔히 볼 수 있는 여객기와는 달리 양쪽 날개 앞에 프로펠러가 있고 최대 좌석 수는 52석의 경비행기다. 지난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448대가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캄보디아 방문자 중 한국인 관광객 수는 22만 명으로 한국은 캄보디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170만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매일선교소식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