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잡지 인터뷰에서 ‘동성애는 죄’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방송인 필 로벗슨의 출연을 영원히 정지시켰던 방송 회사가 그 결정을 철회했다. 케이블 방송회사인 A&E 네트워크는 27일 필 로벗슨을 비롯, 로벗슨 가족 전체가 출연하는 방송이 내년 봄부터 방영된다고 발표했다.

필 로벗슨의 발언이 공개되면서 발빠르게 강력한 조치를 취했던 방송사에서 생각보다 단호한 기독교계를 비롯한 보수세력의 결집에 움찔했을까?

하지만 A&E는 이번 결정이 그의 견해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방송사는 성명에서 “우리는 여전히 그의 말에 실망하고 있고 그것이 우리의 견해가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밝힌다. 그러나 ‘Duck Dynasty’(필 로벗슨 가족이 출연하고 있는 케이블 TV 프로그램)는 한 사람의 시각에 대한 것이 아니다. 미국이 사랑해야 하는 가족에 대한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Duck Dynasty’의 주연인 필 로벗슨은 기독교인으로 유명 잡지인 GQ 새해 1월호에서 죄라고 생각하는 것이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흐릿해졌다. 죄가 괜찮은 것이 되었다. 동성애부터 시작이다. 그것에서부터 이제 수간(인간이 동물과 성관계를 하는 것), 이 여자 저 여자와 동침하는 것, 저 여자 이 남자와 자는 것이 나왔다. 동성애는 죄다”

이 내용이 알려지자 동성애자 권익 단체들은 일제히 비난에 나섰고 A&E는 16일 필 로벗슨의 방송출연을 영원히 정지한다고 밝혔다.

A&E가 11일만에 이 결정을 철회한 이유에 대해 ‘Duck Dynasty’가 최대 1200만명이 시청하는 미국 케이블 TV 역사상 최고의 인기프로그램이고 필 로벗슨의 출연을 요청하는 수십만명의 미국인들의 서명 및 중량급 정치인들의 개입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필 로벗슨에 대한 영구 방송출연 정지가 발표되자 로벗슨 가족은 필은 헌법에서 보호되는 권리인 자신의 신앙을 표현한 이유로 방송출연 정지가 되었다며 가장인 필이 없이는 방송을 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A&E는 이번 일로 자신들을 돈방석에 앉게 해주고 있는 ‘Duck Dynasty’가 종영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한 기독교 단체 주도로 필의 방송출연 복귀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26만명의 미국인들이 서명하고 2008년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새라 페일린 전 주지사, 테드 크루주 상원의원,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 등이 필을 지지한다고 하자 A&E가 입장을 바꾼 것이라는 해석이다.

A&E는 이를 계기로 연합, 포용, 수용을 증진하는 공공 캠페인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기독교 단체들은 이 켐페인이 성경에 기초한 가치들과 그에 뿌리 둔 신앙들을 동등하게 수용하는 진정한 의미의 관용, 다양성, 상호존중을 인정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케이아메리칸 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