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자
(Photo : 기독일보) 이성자 목사.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지낸 바 있는 넬슨 만델라가 95세를 일기로 지난 주간 서거하셨습니다. 온 세계가 그의 죽음을 기리는 추모의 물결로 하나가 된 느낌입니다. 그는 진정 모든 세계인의 존경을 받던 위대한 지도자였습니다. 91개국 정상이 참석하고 5만명의 조문객이 모여 세기적 거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상 최대 영결식 장면을 보며, 왜 세상이 그를 그토록 사랑하며 존경하는지에 대하여 생각해보았습니다.

그가 남긴 정신적, 정치적 유산때문일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넬슨 만델라가 남긴 위대한 유산은 관용과 화합의 정신이라 말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만민의 평등과 자유를 자신의 조국 남아공에서 이루기 위하여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투쟁하다 27년을 감옥에서 보낸 인권운동의 투사입니다. 결국 석방 후 그는 350년간 지속되던 남아공의 인종차별 제도를 철폐시켰는데, 아파르트하이트(흑백분리정책)란 이름 하에 전세계적으로 악명높았던 남아공 백인정권의 흑백차별정책을 종식시켰고 흑인 다수사회인 남아공에서 백인통치를 끝내는데 결정적 업적을 남겼고,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 그는 1993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으며 1994년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만델라는 화해와 관용의 정신을 일관성있게 실천했습니다. 나와는 다른 상대방을 인정하고 가해자에게 보복하지 않았으며 적을 용서하였습니다. 만델라는 1999년 5년 임기를 마치고 대통령직에서 퇴임했습니다. 헌법 규정상 재임이 가능했지만 단임으로 끝내며 정치적 욕심에서도 자유로움을 입증했습니다.

결국 넬슨 만델라의 일생을 묵상하면서 내리는 결론은 이 세상이 진정 갈망하는 것은 사심없는 이타적 사랑이라는 결론을 얻게 됩니다. 모세 이후 인류 역사 3400년의 역사 가운데 3114년 간 전쟁이 지속 되었다는 통계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1945-2000년까지 55년 간 인류 역사에 전쟁이 없던 기간은 오직 3주간 뿐이라고 합니다. 이런 갈등과 전쟁의 인류 역사에서 무저항, 비보복을 추구하고 오직 관용과 화합으로 일관한 그의 생애는 평화에 굶주린 이 세상에 충분한 감동이 될 것입니다.

과연 어떻게 만델라가 이같이 탁월한 관용과 화합의 정신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며 살 수 있었을까요? 그 답을 저는 그가 남긴 간단한 어록가운데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랜 감옥생활을 하고서도 어떻게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감옥에서 하나님께 늘 감사했습니다. 하늘을 보고 감사하고, 땅을 보고 감사하고, 물을 마시며 감사하고, 음식을 먹으며 감사하고, 강제노동을 할 때도 감사하고, 늘 감사했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다가 무려 감옥에서 27년의 청춘을 날려보냈지만, 그리하여 40대 초반에 투옥되어 70세가 넘어서야 석방되었으나 그는 불평대신 하나님께 감사를 잃어버리지 않았던 위대한 믿음의 인물이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을 끝까지 신뢰하는 이 믿음이 만델라로 하여금 화해와 관용을 일관성있게 추구하도록 인도하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점점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이 되어가는 이 세상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이타적 사랑에 목말라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셨듯이 서로 사랑하면 세상이 너희가 내 제자인줄 알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왜 우리가 이 세계를 변화시키지 못합니까? 왜 세상이 교회에는 등을 돌리며, 한 정치가에게 이렇게 열광하는 것입니까? 아마도 교회가 진정한 사랑을 세상에 보여주는데 실패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전도만 가지고는 세계를 복음화하고 변화시키기에 역부족입니다. 진정한 사랑이 담겨있지 않는다면 천사의 말도 울리는 꽹가리와 같다고 하였습니다. 사랑은 느낌이 아나라 의지이며,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순종해야할 명령입니다. 그리고 사랑은 우리 모두 끊임없이 갚아나가야 할, 그러나 결코 갚을 수 없는 빚입니다. 넬슨 만델라가 남긴 위대한 유산인 관용과 화합을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 모두 배워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