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권
(Photo : 기독일보) 안인권 목사.

인류는 오랜 세월 동안 돈의 신을 섬겨왔다. 옛날에는 금이나 은을 돈의 신으로 섬겼고, 그 전에는 가축의 머릿수나 동물의 가죽 등 거래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돈의 신으로 섬겼다. 요즘 돈의 신은 현찰, 수표 ,100달러 지폐, 작은 플라스틱 카드(크레딧 카드) 등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돈의 신은 현대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존재로 보인다. 지금처럼 전세계적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했던 적은 일찍이 없었다. 옛날에는 모든 돈을 왕이 갖고 있었다. 일반 백성들은 재산이 없었고 재산을 모을만한 희망도 불가능했다. 물고기를 잡고 농사를 지으며 호구지책을 삼았다. 호구지책이 막연한 사람들에게 돈의 신은 맥을 추지 못했다. 그러다가 세상이 변하기 시작했다. 왕정 시대가 사라지고 민주주의가 시작되면서 동일한 경쟁 조건이라는 환경이 광범위하게 조성되었고 사람들은 돈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돈에 대한 유혹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아메리칸 드림'의 유일한 목표가 돈이 되었고 사람들의 행복 추구는 돈의 추구라는 등식이 만들어졌다.

19세기에 호레이쇼 알저(Horatio Alger)는 무일푼에서 거부가 된 사람들의 성공담을 수집해서 대중들에게 알렸다. 어떤 가난한 소년이 구구닦이에서 거부가 되는 이야기들, 그것이 바로 아메리칸 드림이었다. 지금 어떻게 살고 있든지 성공할 수 있고, 무일푼의 이민자로 뉴욕항에 도착했더라도 거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었다. 1848년에 불었던 골드러시는 당시로 끝난 것이 아니다. 골드러시는 캐시러시로 진화하여 이 시대 문화를 너무나 강력하게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돈으로부터 벗어나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기가 쉽지 않다. 부를 추구하는 것이 인생의 진정한 목표가 되어 자나 깨나 돈을 좇아 다니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돈이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부유한 사람들이 말은 그렇게 한다. 그 말에 누구나 공감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돈이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종종 말한다. 그러나 그건 말일 뿐이다. 부자가 부럽기만한 가난한 사람들은 복권에 당첨되거나 몰랐던 친척이나 조상의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는 행복한 공상으로 스스로에게 최면을 건다.

가장 강력한 파워를 가진 돈의 위력 앞에 전전긍긍하는 인간에게 진정으로 두려워할 자는 몸뿐만 아니라 영혼까지 지옥에 던지시는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예수님은 말씀하고 있다. 어느 날 아버지의 유산 상속 문제로 예수님에게 부탁하는 사람이 있었다. "선생님 내 형을 명하여 유산을 나누게 하소서"(눅12:13) 유산 상속의 불공평성에 대하여 말하는 의도는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라 자기의 의견에 대해 예수님의 지지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장으로 세웠느냐,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니라"(눅12:14-15). 예수님이 신약성경에서 말씀하신 38가지 비유 가운데 16가지가 돈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세상 것들 가운데 돈이 하나님의 주된 경쟁 상대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지적하신다. 돈 자체는 도덕과 무관하다. 돈은 그 자체로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그러나 돈은 우리에게 하나님을 대신하는 것이 될 수 있는 엄청난 잠재적 가능성을 갖고 있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6:24)

성경은 돈을 하나님의 주요 경쟁 상대로 시종일관 묘사한다. 돈의 신을 맹신하는 인생의 어리석음에 대해 누가복음 12장에 비유로 말씀하신다. 사람들은 주변에서 많은 사람의 삶을 통해 어리석은 모습을 보면서도 불 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어리석음을 반복한다. 프랭크 시몬스라는 주식 중개인이 있었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한이 맺힌 그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연구하다 주식시장에 뛰어들기로 했다. 하루 평균 14시간씩, 일주일 내내 하루도 쉬지않고 일했다. 그는 집에 있을 때도 주식변동 추이와 경제 동향에 온통 정신이 팔려 있었다. 심하게 말하면 철저히 미쳐 있었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였다. 드디어 증권가에서는 '타이밍 적중의 귀재'로 명성을 날리게 되었고 자신의 회사도 가지게 되었다. 아내도 자녀도 뒤에 미루고 일에 미친 결과 40세가 되었을 때 억만장자 소리를 듣게 되었다. 어느 날 그는 아내를 데리고 플로리다로 날아갔다. 곧 매입할 별장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며칠 후 그 집을 계약하고 집으로 퇴근하는 길에 너무 빨리 모퉁이를 돌다 사고가 나고 말았다. 앰브란스가 도착했을 때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특집보도를 통해 그의 아메리칸 드림 성취를 소개했다. 그가 이 땅에서는 엄청나게 성공한 사람으로 기억될지 몰라도, 창조주 하나님 앞에 섰을 때에는 이 땅에서 살았던 삶을 분명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은 그가 세상에서 성취한 모든 것에 대해 아무 감동도 받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유산 상속 질문에 대하여 대답하신 주님의 비유이다. "내 곡간을 더 크게 짓고 내 모든 곡식과 물건을 거기 쌓아 두리라 내 영혼아 여러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 두었으니 평안히 누리자 하되 하나님은 이르시되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 예비한 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눅12:18-20) 결코 내 것이 아닌 것을 위해 평생을 바친 어리석은 인생이 돈을 위해 사는 인생이다. 돈을 잃으면 잠깐은 고생하고 후회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영원한 생명을 얻으면 영원히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잠깐 어리석은 삶이 있고 영원히 어리석은 삶이 있다. "그가 모태에서 벌거벗고 나왔은즉 그가 나온 대로 돌아가고 수고하여 얻은 것을 아무것도 자기 손에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전5:15) 선악과로 속인 마귀는 오늘도 돈으로 속여 영원히 후회하게 만든다. 영원히 후회하는 어리석은 삶을 사느냐 아니냐는 돈을 섬기느냐 하나님을 섬기느냐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