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남가주 다우니 인근에 '주안에교회(In Christ Community Church)'라는 이름으로 교회를 개척한 최혁 목사가 6월 7일 세계비전교회 담임목사 청빙 제안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끌고 있다.
최혁 목사는 지난 4월 초 5년 이상 시무했던 사랑의빛선교교회에 일신상의 이유로 갑작스레 사표를 제출하고 지난달 26일 다우니에 교회를 새로 개척한다며 일간지 광고를 내며 대대적으로 알린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엔 최 목사가 LA 북쪽 절반을 차지하는 샌퍼낸도 밸리 노스리지 지역에 위치한 세계비전교회 담임목사직을 수락해, 그의 이러한 돌발적인 행보를 둘러싸고 교계 일부 목회자들은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계비전교회를 담임하고 있던 김영빈 목사가 5월 26일 예배를 끝으로 갑작스레 사임한 데 이어 며칠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김영빈 목사는 세계비전교회 2대 담임으로 지난해 7월 취임한 이래 스페니시, 영어, 한국어 등 3개 국어에 능통한 1.5세 목회자로 밸리 지역에서 장래 촉망받는 유망주로 기대감을 받고 있던 인물이다. 김 목사의 갑작스런 사임 배경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재정난이 유력설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말 사임 당시까지만 해도 이 교회 당회장직은 1대 담임 김재연 목사가 맡고 있었다. 장로회 헌법상 취임한 지 2년 내에 위임하도록 돼 있다.
1987년 김재연 목사에 의해 개척된 세계비전교회는 무리한 교회 건축으로 재정난을 겪어오다 2011년 12월 김재연 목사가 한국 칼빈신학대학교 총장직을 맡으면서 교회를 떠났다. 김영빈 목사가 부임한 이래 최근까지도 교회는 여전히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부임 1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김영빈 목사가 내부적으로 사임 압박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주안에교회 한 성도에 따르면, 최혁 목사는 지난달 30일 목요예배에서 성도들을 대상으로 '밸리 인근 교회와 통합할 계획'을 알린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시기적으로 김영빈 목사가 사임한 지 불과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당회장인 김재연 목사가 급거 도미해 지난 9일 일사천리로 재직회 및 공동의회를 거쳐 최혁 목사를 후임 목회자로 전격 청빙하기에 이르렀고, 세계비전교회는 지난 6월 9일 열린 공동의회에서 교회 이름을 '주안에교회 밸리채플'로 변경했다.
그리고 최 목사 청빙 과정에서 김재연 목사가 아예 당회장직을 내려놓고, 원로목사직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는 후문이다.
다우니 주안에교회 한 관계자는 "단순히 (세계비전교회) 건물만 필요했다면, (최 목사가) 청빙 제안을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사랑의빛선교교회를 떠나 다우니에 개척할 당시 최 목사를 따라 나온 성도들의 거주 분포 지역이 상당히 넓다"면서 "다우니에 먼저 개척한 교회를 그대로 두고, 밸리 인근 성도들을 고려해 또 하나의 캠퍼스를 찾던 중 마침 세계비전교회로부터 청빙 제안이 들어와 수락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