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간 퀸즈중앙장로교회를 섬겨온 안창의 목사가 은퇴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목회의 길을 회고했다.
(Photo : 기독일보) 37년간 퀸즈중앙장로교회를 섬겨온 안창의 목사가 은퇴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목회의 길을 회고했다.

뉴욕에서 37년간 목회를 해 온 퀸즈중앙장로교회 안창의 목사가 은퇴를 결정했다. 안창의 목사의 은퇴예배는 5월19일 PCUSA 뉴욕시노회 주관으로 개최되며 이 자리는 정확히 36년 10개월을 한 교회에서만 몸담아 온 안창의 목사의 노고를 치하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될 예정이다.

안창의 목사는 뉴욕의 첫 목회를 현재 시무하고 있는 퀸즈장로중앙교회에서 시작했고 은퇴를 앞 둔 지금까지도 목회자로 섬기고 있다. 목회자의 은퇴연령이 PCUSA 교단법에는 규정돼 있지 않음에도 40여 년을 섬겨온 교회를 스스로 물러나는 용단을 보인 것에 많은 교계 관계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안창의 목사는 은퇴예배를 앞두고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40여 년간의 목회에 대한 소회와 함께 은퇴를 결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 밝혔다. 안창의 목사는 무엇보다 지금까지 목회의 길을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히면서 갈 곳도 없고 미래에 대한 명확한 계획도 없지만 순종하는 마음으로 은퇴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37년 목회를 결산하는 안창의 목사는 자신의 목회경력을 결코 포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에도 계속된 교회 안에 혼란과 후임목회자를 세우지 못했던 점 등을 반성했다. 비록 자랑할 것 없는 은퇴이지만 하나님을 의지해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선택했고 그 자체로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안창의 목사는 교단으로부터 은퇴 권유가 있은 후 은퇴를 결정하기 까지 깊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교회가 은퇴를 요구하지도 않았고, 교단의 권고사항도 강제적인 것이 아니었지만 퀸즈중앙장로교회를 이끌던 자리에서 떠나 뒤에서 묵묵히 기도하는 길을 선택하고 은퇴 용단을 내린 것이다.

비록 72세의 나이지만 생각과 신체가 모두 건강해 목회를 지속할 수 있음에도 현직에 집착하지 않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은퇴를 스스로 결정했다는 점과 현재의 부족한 모습 그대로를 스스럼없이 드러내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는 것이 안창의 목사의 은퇴가 주목되는 이유다.

안창의 목사는 PCUSA 한인교협 총회장을 지낸데 이어 뉴욕교계의 요직인 뉴욕교협 회장과 뉴욕목사회 회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맡았던 인물이다. 퀸즈중앙장로교회는 작은 교회에서 출발해 빠른 교회성장을 경험하기도 했고, 이후 거듭된 정체와 교세 감소도 경험했다. 현재의 여러가지 부족한 점들도 솔직하게 밝혔다. 안창의 목사는 이런 있는 모습 그대로를 드러내고 또 그 상황에 감사하는 담백한 은퇴의 길을 보여주고 있다.

안창의 목사의 은퇴 이후의 행보는 아직까지 정해진 것이 없다. 1천명 이상 되는 큰 교회 2곳에서안창의 목사에게 은퇴 이후 사역을 의뢰했으나 기억해준 것에만 감사의 뜻을 전했을 뿐 사역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다만 뉴욕교계를 돌며 큰 교회와 중형교회, 또 작은교회를 서로 연결하는 교량역할을 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그러나 이마저도 "이 사역을 위해서는 모든 정성을 쏟아야 하는데 부족한 종이기에 고민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40여 년간 자신을 따라와 준 퀸즈중앙장로교회 성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안창의 목사는 "36년 10개월 동안 눈물도 흘렸고 기쁨도 있었는데 기뻤던 기억이 더욱 많다. 부족한 종을 위해 마지막 은퇴의 자리를 축제의 자리로 진행해주는 교회에도 감사하다"면서 "교인들이 그 동안 이해하고 협력해줬고 어떤 면에서 교인 없이 목회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퀸즈중앙장로교회는 1976년 7월 안창의 목사의 아파트에서 인사차 찾아준 사람 10여 명이 예배를 드린 것이 시작이다. 그 해 10월에 큐가든 지역으로 옮겨 예배를 드리다가 81년도 7월 엘머스트 지역에 장의사 건물을 구입해 교회로 사용했었다. 당시 이미 3-400명의 성도로 크게 성장했다. 현재에 교회가 위치한 곳에는 1994년 이전해 1998년 건축을 완료해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다음은 안창의 목사 기자회견 일문일답.

37년간 퀸즈중앙장로교회를 섬겨온 안창의 목사가 은퇴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목회의 길을 회고했다.
(Photo : 기독일보) 37년간 퀸즈중앙장로교회를 섬겨온 안창의 목사가 은퇴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목회의 길을 회고했다.

-은퇴를 결정하게 됐는데 소감을 말해달라.

지난 날 회고하면 감사할 것 밖에 없다. 아직 더 일할 수 있지만 노회에서 명예로운 은퇴 이야기를 해서 하나님께 순종하는 마음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이런 모든 과정 중에 있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다.

-하나님의 은혜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느끼고 있는가.

목회가 반 평생이다. 36년 10개월인데 이 교회를 섬기게 해주시고 지금까지 인도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다. 자녀들이 아빠 엄마는 우리보다 교회를 더 생각한다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하나님이 축복해서 다 돌봐주셨다. 그러기에 모든 것은 하나님의 은혜이고 감사할 것 밖에 없다.

-아쉬운 점도 있는가.

미래를 생각할 때 후임자가 온전히 세워지기를 바랬는데 그것이 되지는 않아 죄송한 마음이다. 교회에 남은 부채도 짐을 맡기는 심정이다.

-은퇴 이후 계획이 있는가.

정해진 곳은 없고 당장 갈 수 있는 곳도 없다. 아브라함이 나아가야 할 바를 모르고 갔듯이 지하이든 어디든 가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상회의 결정에 순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과정 보다 지금 마무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있는가.

저는 저의 미래를 알 수 없다. 그러나 하나님은 알고 계신다. 나를 향한 위대한 미래가 내 앞에 펼쳐질 것이다. 하나님의 계획을 찾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나아가자는 생각이다. 지금까지는 한 교회와 교인들을 상대했지만 지금까지는 더 큰 면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나님이 역사해 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구체적인 구상을 말한다면.

구체적인 구상은 없다. 다만 큰 교회와 , 중형교회와 작은 교회의 브릿지 역할. 보수나 진보나 다 아우를 수 있는 피스메이커의 역할을 제가 감당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분들이 계신데 제가 그런 면에서 쓰임을 받는다면 정말 감사한 일일 것이다.

-목회를 마무리하면서 지금 생각하는 목회란 과연 무엇인가.

하나님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인들을 사랑하는 것이 목회다. 신실이다. 특히 사람들 앞에서 정직하게 산다는 것이 끝까지 참고 또 참는 것이다.

-퀸즈중앙장로교회에 하고 싶은 말은

본인이 나이가 들다보니 여러 가지 면에서 안정을 갖지 못하고 재정적, 영적, 양적으로 부족했음을 느낀다. 후임을 정확히 세우지 못하고 은퇴하는 것이 죄송하다. 그러나 내가 죽어지는 가운데서 주님이 사는 역사를 교회가 이룰 것이라고 믿는다.

-목회기간이 약 37년인데 생각나는 일들이 있는가.

사모 생각이 많이 난다. 지역에서 웅변대회 1등을 할 정도의 여장부였던 아내가 저를 도와 20년넘게 동포 교회들을 위해 중보기도를 계속해 왔다. 우리 퀸즈장로교회가 기도의 처소로써 만민의 기도하는 집의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교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부족한 종을 위해 은퇴를 잔치로 준비해 주시는 것에 감사하다. 교회가 지금까지 지향해 왔던 표어는 '오직 예수'다. 그리고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는 교회'다. 하나님의 임재를 드러내는 일에 우리 교우들이 계속 쓰임 받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