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밍함보다 냉랭(冷冷)함은 교회를 교회되게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 중에 하나이다. 그리스도인중에는 밤낮 울상에 고양이 얼굴의 암상이 되어 교회를 사찰(査察)하는 이들이 없지않다. 교회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드는 주역으로 이들이 지나가는 자리는 북태평양에서 부는 고기압보다 더한 찬바람이 쌩쌩 분다. 시베리아 벌판에서 부는 눈보라만큼이나 냉기를 몰고 다니는 까닭에 성도의 교제는 살아지고, 모임마다 살얼음판에다가, 부서마다 살 끼어서 대면 대면해진다. 남도 사투리로 참 껄쩍지근하다. 이것 참 야단이다. 삼국지의 조조가 말한바 계륵(鷄肋)과 같은 존재인 까닭이다.

서울 강남에 한 교회에 유명 여배우가 출석하기 시작했는데 그 교회 여성도들이 대 놓고 왕따를 시키는 바람에 결국 울면서 다른 교회로 옮겨갔다. 이유인즉은 네가 이쁘면 얼마나 이뻐? 하는 시기심이 집단적으로 발동한 것이다. 자기보다 관심을 더끄는 대원이 출연케되면 못 견디는 사람들이 있다. 그때부터 찬양대는 스산한 기운이 퍼져 제대로 하나님을 찬양할 수 없게 한다. 오늘은 제발 무슨 일 쫌 없으면 좋겠는데 하고 조마 조마한다면 무슨 찬양이 흘러 나오겠는가?

교회주방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는 일도 결국은 교회전체에 냉기를 불어넣는 진원지 중 하나이다. 당회실에서 흘러나오는 고성에 놀란 성도들의 마음속에 찬 바람이 분다. 그렇다면 해결방법은 없는 것일까? 아니다 분명히 있다. 그리스도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온기(溫氣)가 돌면 된다. 한의사가 맥을 짚고 진단하면서 하는 말 가운데 “기가 약합니다. 몸이 허합니다” 라고 하고서는 보약(補藥)을 처방한다. 보약은 몸을 보호하는 약이란 뜻이다. 그렇다. 몸이 약하면 기가 약한 것이고 몸이 허한 것이다. 그러나 영적 의사는 몸이 허하고 기가 약한 것은 근본적으로 마음이 허하기 때문이라고 진단을 내릴 것이다. 교회는 무엇 하는 곳인가? 하면, 영육이 허하고 영육의 기가 -인 사람들을 보(補)하는 곳이며 + 하는 곳이다. 그런데 겨우 명맥을 이어가던 기(氣)를 가지고 제발 살려달라고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치는 저 불쌍한 영혼들의 기(氣)마저도 앗아가는 교회, 찬바람이 쌩쌩 불어서 그나마 꺼져 가는 듯한 마지막 溫氣마져 빼앗아 버리는 교회라면 하나님께서 복을 주실 리가 만무하다.

어느 개척교회 목사가 예배처소를 찾기 위해 많이 애를 쓰는 중에 한 흑인교회를 방문하였는데 그 교회 성도들이 문에 들어서자 마자 어떻게나 끌어않고 안으로 들어가자고 그러는지 당황했다고 한다. 어떤 당당하고 풍성한 흑인 여성도가 이 목사를 허그 하는데 대단했다 한다. 이것이 바로 성령의 온기(溫氣)가 충만한 교회의 모습이다. 모름지기 교회는 허약한 영혼들을 保養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교회안에 냉냉 그리스도인들을 먼저 성령의 온기로 변화시켜 그들속에 냉랭함을 추방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