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혜로 제 딸이 살기로 마음을 먹게 됐고 안락사는 이제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후 병원측이 사실상 퇴원을 하지 못하게 하면서 또 다른 악몽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제야말로 진짜 싸움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순복음안디옥교회 담임 이만호 목사의 자녀 이성은 자매에 대한 존엄사(소극적 안락사)에 대한 논란이 환자 이성은 자매의 의사결정을 인정하는 법원의 판결과 병원측의 가족대표에 대한 권한 인정으로 완전히 종결됐으나 병원측이 불합리한 방법을 동원해 이성은 자매의 퇴원을 견제하면서 심각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만호 목사는 16일 오후 순복음안디옥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존엄사에 대한 논란이 종결된 이후 사실상 퇴원이 가로막혀 있는 상황을 호소하면서 딸 이성은 자매가 속히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교계가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만호 목사는 "기자회견을 꼭 해야겠다고 한 것은 시간이 갈수록 컨디션이 아주 좋아졌던 성은이가 병원의 횡포로 점차 힘들어져 가고 있고 답답해하고 더욱 심한 중독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도저히 불합리한 상황을 두고 보기 힘들어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이만호 목사는 이 발언에 앞서 "먼저는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9월23일 날 저희 딸이 지금 있는 병실에서 죽었을 수도 있었고 또 10월1일날도 계획된 시간에 안락사가 집행될 위험이 있었는데 생명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만호 목사는 이어 "현재 이성은 자매는 말씀으로 이기려고 노력하고 있고, 기도하면서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오빠들과 가족들과 의논하면서 모든 상황을 이겨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저는 매일 끝을 보고 있다. 아버지지만 목사로서 반드시 하나님이 기적을 행해주실 것이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그동안의 이성은 자매의 병원 업무와 법정 투쟁 등을 뒤에서 도운 제이김 집사(뉴저지소망교회)가 참석해 현재 이성은 자매가 입원해 있는 노스 쇼어 병원이 퇴원 방해를 비롯해 여러 측면에서 불합리한 처사를 보이고 있는 점을 밝히면서 당장 이성은 자매를 치료가 가능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이김 집사는 "미국 언론에서는 이번 논란이 존엄사와 안락사에만 포커스를 맞췄는데 저희가 처음부터 말하고자 했던 것은 병원에서 얼마나 불합리하게 우리 가족들을 대했는지에 대한 것으로, 감춰지거나 안 보이는 부분이 많았기에 기자회견을 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제이김 집사가 밝힌 가장 시급한 문제는 23곳의 뉴욕의 요양원이 노스 쇼어 병원의 소셜 워커와 이야기를 나눈 이후에 이성은 자매를 받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받아줄 요양원이 나와야 퇴원이 가능하지만 병원측과의 대화를 나눈 이후 처음에는 호의적이었던 요양원이 모두 등을 돌리면서 퇴원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제이김 집사는 "퇴원이 막힌 상태에서 계속되는 필요이상의 투약으로 환자를 약물 중독으로 몰고 간다"며 "지난 병원에서는 0.5ml의 수면제를 한번에 처방했지만 노스 쇼어 병원은 한번에 1.00ml를 그리고 며칠 후에는 2ml로 늘리더니 한 번에 수면제를 6ml 가까이 처방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이만호 목사 가족들이 지적하고 있는 병원측의 문제는 △환자 부모와 가족에 대한 권한이 인정됨에도 제대로된 행정적 절차를 환자와 보호자에게 이행하지 않았던 점 △중환자실에서 치료목적이 아닌 현재의 고통완화병동으로 이송할 때 전혀 설명이 없었던 점 △말기 환자라고 판명한 이후 치료는 않고 고통 완화를 위한 수면제와 몰핀 등만 투약 △ 소수민족에 대한 통역 부재 △계속된 의사와 소셜 워커, 간호원의 약속 불이행으로 환자를 심각한 위기로 몰고감 등이다.

특히 약물투약과 관련해서는 "하루에 2-3시간마다 한번씩 2-3가지 약을 병행해서 투여하면서 계속된 약물 투여를 부축이고 있다"며 "거의 모든 약이 뇌종양 치료와는 별개인 수면제와 마약성분의 진통제뿐이고 약물에 중독된 환자는 고통받고 있다"고 당장의 퇴원이 필요한 상황임을 강조했다.

이만호 목사는 이 같은 병원 내부의 사정을 밝히지 않으려 했으나 계속된 불합리한 처사에 언론에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하면서 "이틀 전 너무 많은 약을 투여해서 아이가 위급한 상황까지 갔었다. 지금도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처사가 계속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만호 목사는 "어제는 주치의가 과도한 약물투여로 힘없이 자고 있는 아이의 눈꺼풀을 뒤집어 보더니 가망이 없다는 표정을 짓기도 하고, 성은이가 못 깨어 날 것이니 장례를 준비하라고 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성은이는 그날 양호해졌다. 퇴원을 못하게 하고 과도한 약물만 투여해 더욱 심각한 상황을 만드는 행위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