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함이 없었다.

지난 7일 월요일 저녁 조지아 마리에타에 소재한 임마누엘 한인연합감리교회(담임 신용철 목사)를 찾은 지역 경찰, 소방관, 911 요원, 보안관 등 안전공무원들은 잘 아는 집에 온 사람들 같았다.

편안하게 행사장에 들어와서는 한인 교인들과 인사하고 자리를 잡은 후 교회에서 준비한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재미있게 게임을 하면서 마음껏 웃었다.

이들은 임마누엘 한인연합감리교회가 자신들이 소재한 캅 카운티 소속 안전공무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올해로 8년째 준비한 ‘커뮤니티 감사의 밤’(Community Appreciation Night)에 참석했다.

저녁 6시 행사가 시작되면서 사회자는 이날 참석한 50여명의 카운티 고위관리와 지역 안전공무원들에게 질문을 했다. ‘이전에 이 행사에 참석했던 분들은 손을 들어주세요?’ 팀 리 캅 카운티 의장, 존 하우져 캅 카운티 경찰국장 등 참석자 대부분이 손을 들었다.

매년 5월이면 열리는 이 교회의 커뮤니티 감사의 밤 행사가 이 지역 안전공무원들에게는 연례행사가 된 것이다. 교인들이 정성을 다해 준비한 잡채, 김치, 갈비찜 등 한국 음식도 낯설지 않다. 올해로 6번째 이 행사에 참석했다는 제임스 베넷 경찰관은 “김치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다”며 “한인과 지역 안전공무원들이 매년 함께 모이는 것을 통해 서로를 알아갈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카운티 안전공무원들을 귀한 손님으로 맞은 교인들도 뿌듯해 했다. 얼마 전 부임해 이 행사는 처음이라는 김상덕 전도사는 “전에는 경찰관들이 무섭게 생각되었다. 하지만 그분들을 초대해 교회에서 보니까 느낌이 다르다. 소수민족으로 감시당하는 느낌이 아니라 그분들의 수고에 감사하며 베푸는 자리이다보니 자신감이 생긴다”고 밝혔다.

식사 후 예년처럼 윳놀이, 공기놀이, 투호, 새총쏘기, 재기차기 등 한국 전통놀이 체험 시간이 펼쳐지며 행사장은 웃음과 탄성으로 가득했다. 고득점자들에게 상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인지 공무원들은 놀이 하나 하나에 최선을 다했다. 큰 몸을 던져 재기를 하나라도 더 차려는 팀 리 캅카운티 의장의 모습에 사람들은 박장대소했다.

시끌벅적한 놀이시간이 끝나자 상품 추첨과 고득점자 시상식이 있었다. 티켓 번호가 불릴 때마다 당첨자들은 시상대까지 한 걸음에 달려왔고 마지막 상품인 화장실 휴지가 가득 들어있는 박스가 한 여성 경찰관에게 돌아갈 때 웃음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팀 리 의장은 “캅카운티, 주민, 카운티 이사회를 대표해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교회에 진심으로 고맙다”며 참석한 지역안전공무원들에게 한인사회 전체에 감사의 박수를 보내자고 하자 감사의 박수가 이어졌다.

단체사진 촬영을 끝으로 행사는 2시간만에 끝났고 지역 안전공무원들은 고맙다는 말을 연신하며 떠났다.

내년에 다시 올 것이냐는 질문에 하나같이 ‘Absolutely(물론이죠)’라고 답했다.

흡족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손님을 보는 주인의 마음은 벅찼다. 임마누엘 한인연합감리교 신용철 담임목사는 “이제는 뿌리를 내린 것 같다. 카운티 당국과 우리는 가족같다. 이분들이 편안하게 와서 마음껏 웃고하며 관계가 깊어졌다”고 말했다.

신 목사는 “이 행사를 통해 캅카운티 내에서 한인들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며 “‘한인들은 커뮤니티에 꼭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수적인 혜택도 있다. 한 교인은 한번은 스피드 위반으로 경찰관에 잡혔는데 그 경찰관은 ‘커뮤니티 감사의 밤’ 행사에서 참석했던 사람이었다. 그 교인을 알아본 경찰은 티켓 대신 경고로 보냈고 이들은 지난 ‘커뮤니티 감사의 밤’ 행사에서 다시 만나 함께 웃었다고 한다.

임마누엘 한인 연합감리교회가 8년 전 커뮤니티 감사의 밤 행사를 하게 된 것은 ‘좋은이웃되기재단’이라는 비영리단체의 켐페인 때문이었다. 좋은이웃되기재단은 한인들이 미국사회에 참여하고 기여하는 좋은이웃이 되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한인교회들이 지역 경찰 등을 초청해 감사를 표현하는 행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신 목사는 “해보니까 좋다”며 “다른 카운티나 주에 있는 한인교회들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좋은이웃되기재단은 관심있는 한인교회나 단체들이 ‘커뮤니티 감사의 밤’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문의:770-452-8039, gnc@goodneighboring.org)


<케이아메리칸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