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작가인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라는 분의 <흐르는 강물처럼>(Like the Flowing River)이라는 책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할머니가 편지를 쓰다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손자에게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연필에는 다섯 가지 특징이 있어. 그걸 네 것으로 할 수 있다면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게야.
첫 번째 특징은 말이다. 네가 장차 커서 큰일을 하게 될 수도 있겠지? 그때 연필을 이끄는 손과 같은 존재가 네게 있음을 알려주는 거란다. 명심하렴. 우리는 그 존재를 하나님이라고 부르지. 그분은 언제나 너를 당신 뜻대로 인도하신단다.
두 번째는 가끔은 쓰던 걸 멈추고 연필을 깎아야 할 때도 있다는 사실이야. 당장은 좀 아파도 심을 더 예리하게 쓸 수 있지. 너도 그렇고 고통과 슬픔을 견뎌내는 법을 배워야해. 그래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게야.
세 번째는 실수를 지울 수 있도록 지우개가 달려 있다는 점이란다. 잘못된 걸 바로잡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오히려 우리가 옳은 길을 걷도록 이끌어주지.
네 번째는 연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외피를 감싼 나무가 아니라 그 안에 든 심이라는 거야. 그러니 늘 네 마음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렴.
마지막 다섯 번째는 연필이 항상 흔적을 남긴다는 사실이야. 마찬가지로 네가 살면서 행하는 모든 일 역시 흔적을 남긴다는 걸 명심하렴. 우리는 스스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늘 의식하면서 살아야 하는 거란다.
우리는 하나님 손에 붙잡힌 몽당연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는 비록 보잘 것 없는 몽당연필 같은 존재이지만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통해서 귀한 작품을 쓰실 것입니다. 살다가 칼로 연필을 깎듯 아픔이 있을지라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겠군요. 또 쓰다가 잘못 쓰게 되어도 지우개로 지울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맙시다. 무엇보다도 우리 인생이 남기게 될 흔적을 생각하면서 겸손하게 나를 붙잡으신 그 분의 손에 의지해서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몽당연필 같은 우리들을 모아서 이곳에 중앙교회를 세우셨습니다. 그리고 2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몽당연필 같은 우리를 통해 이루어 가실 놀라운 역사가 기대됩니다.
우리 교회가 좋은 흔적을 남기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교회를 세우고, 역경 속에서도 교회를 꾸준히 섬겨오신 모든 분들의 기도와 수고와 눈물에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