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미국 등 기독교 영어 문화권에서 숫자 `13'과 `금요일'은 불길을 의미한다. 이 두 개가 합쳐지는 `13일의 금요일(Friday the 13th)'은 공포 심리가 극도에 달한다. 13일의 금요일 공포증을 의미하는 `paraskevidekatriaphobia'라는 읽기 벅찬 단어도 있을 정도다.


인류가 인터넷과 SNS로 연결되는 최첨단 과학기술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이런 말도 안되는 미신을 믿는 이는 여전히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최대 일간 USA 투데이지는 올해 첫 `흉일'인 13일(현지시간) "공포에 떠는 이들이여! 올해는 불길한 해입니다"라는 기분 나쁜 제목의 관련 기사를 1면에 실었다.


이 신문은 그 이유로 2012년에는 13일의 금요일이 1월, 4월, 7월 등 사흘이나 있다는 점을 들었다. 톰 펀슬러 델라웨어대 수학과 교수에 따르면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다. 2009년과 올해에 이어 2015년에 한번 돌아온 뒤 2025년까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13일의 금요일에 관한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로 `닥터 13'으로 불리는 펀슬러 교수는 13일의 금요일에 무엇인가를 느끼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면서 "인류의 95%가 미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13일의 금요일 공포증의 유래를 놓고는 설이 분분하다. 가장 유력한 것은 유다가 예수를 배신하기 전에 열린 `최후의 만찬' 참석자가 13명이고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날이 금요일이란 데서 시작됐다는 주장이다. 다시 말해 예수가 죽은 날부터 이런 미신이 시작됐다는 것과 다름없는데, 학자들은 근거가 희박하다고 말한다.


1869년 영국의 헨리 에드워즈가 쓴 이탈리아의 작곡가 로시니의 전기가 13일의 금요일 미신을 기록한 최초의 문헌이고 같은 기독교 문화권이라도 스페인어와 그리스어를 쓰는 지역에서는 `13일의 화요일'을 불길한 날로 여긴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학자들은 13일의 금요일 공포는 기독교의 나라이자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이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이 악인으로 여기는 쿠바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와 19세기 말 미국을 공포에 떨게했던 희대의 강도범 버치 카시디의 생일이 13일의 금요일이란 점도 미국인들이 13일의 금요일을 계속 `특별한 날'로 여기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