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쯤 뉴욕 월스트릿에 있는 쭈코티공원에서 시작하여 미국전역과 세계주요도시로 전파되고 있는 21세기의 새로운 시민시위가 근래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시민시위의 구호는 “월스트릿을 점령하라” (Occupy Wall Street)와 “99%”입니다.


월스트릿은 세계금융시장의 메카를 지칭하고, 99%는 1%에 속하는 부유층을 대응하는 일반시민세력을 가르키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요구 구호 가운데 ‘점령하자’시위운동이 갖고 있는 일치된 공동의 구호주제는 “우리는 99%이고 나머지 1% 부유층의 탐욕과 부패를 더는 용납할 수 없다”입니다.


2008년 이후 세계경제에 들이닥쳐 아직도 허덕이고 있는 경제대침체인 금융위기를 겪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월스트릿에 진을 치고 부를 쌓아 온 금융관리자들과 CEO들이 천문학적 수치의 보너스와 보수를 받고 있는 1%부유층의 탐욕과 부패에 기인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여기에서 공산주의자들이나 극단좌파주의자들이 제창하는 바와 같이 1%부유층을 일괄적으로 매도하는 계급투쟁적인 시위로 ‘점령하자’시위의 성격을 밀어 부치기식으로 규정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더 나아가 올바른 시위의 성격을 알아내기 위해, 1% 부유층의 내막을 관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부유층에 대하여 2가지 사실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 첫째 사실은 부유층이 차지하고 있는 부와 소득의 분포가 점점 늘어가고 있어서 경제 불균형이 크게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부유층 1%와 10%의 국민소득점유율이 1980년대에는 각각 전국민소득의 10%와 35%이었던 것이 2007년에 24%와 50%로 급증하였고, 부유층10% 대 빈곤층10%의 소득불균형이 14 대 1이라는 통계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둘째사실은 부유층이 부와 소득을 불균형하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에 합당하게 국가와 사회에 대한 책음을 감당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1%부유층이 2007년 기준으로 연방정부전체세금의 28.1%를 내고 있다는 미의회예산국의 발표는 부유층이 자기분수에 상당한 세금분담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부유층 10%는 연방정부전체세금의 55%를 분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1%를 포함한 부유층 3%는 미국전체자선기부의 36%를 내고 있다는 통계는 미국의 부유층들이 자기 분수에 알맞게 사회적인 책임을 감당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부유층 대 빈곤층의 소득불균형이 점점 크게 벌어지는 것은 경제분배정책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소득과 부의 불균형을 감안하며서 부유층이 감당하고 있는 세금분담과 사회책임분담을 고려해 볼때에 부유층을 2008년 세계금융위기의 원흉으로 일괄적으로 매도하기에는 합당하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여기에 부유층을 ‘인정받을 가치있는 정당한 부유층’ (Deserved)과 ‘인정받을 가치없는 부당한 부유층’ (Undeserved)으로 경제전문가들은 구분하고 있습니다.정당한 부유층이란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같이 새로운 기술혁신으로 부를 축적한 부유층이나 오프라 윈프리같이 연예사업으로 성공한 부유층들입니다. 반면 부당한 부유층은 금융상품조작이나 사회가치결격사업경영을 통하여 정당하지 않게 부를 축적한 부류를 지칭합니다. 또한 사업은 정당하다고 할 수는 있겠으나 성취에 비해 보수가 지나치게 많이 받는 부유층도 이에 속합니다. 예를 들면 얼마전 Hewlett-Packard 컴퓨터회사가 CEO인 레오 아포데커를 파면하면서 1300만 달러의 거액퇴직금을 지급한 사례가 이에 해당합니다.


성경은 2부류의 부유층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 부류의 부유층은 다섯 달란트와 두달란트를 받아 장사하여 100%의 자산을 늘린 ‘착하고 충성된 종’인 부유층입니다. 그들은 더 많은 자산의 맡김을 받고 동시에 주인의 즐거움에 참예하는 번영을 누리는 부자들입니다.


다른 부류의 부유층은 돈을 누구보다도, 그리고 어느 것보다도, 사랑하는 부유층입니다. 그들은 돈만을 사랑하기 때문에 돈을 불리는 일이라고 하면 무엇이든지 세상적인 모든 악한 일을 서슴치 않고 단행하는 부자들입니다.


전자의 부유층이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하나님이 주신 모든 생물을 ‘다스리는’ 축복을 착하고 충실하게 십분 누리는 ‘청지기’ 부자들이라고 할 것 같으면, 후자의 부유층은 주인을 무시하고 자기를 사랑하여 스스로를 위하여 돈만을 불릴려고 하는 ‘자만한’ 부자들이라고 학 수 있겠습니다.


점령하라 시위나 99%시위는 이러한 부당한 부유층, 즉 돈만을 사랑하는 부자들, 자만한 부자들에 대하여 항거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에 대한 대책은 세상적인 방안으로 정부가 그들의 그릇된 경제행위를 강력하게 규제한다든가, 사회가 기업윤리강령을 만들어 수행을 강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부자들의 정체성 파악과 기본자세 확립에 있습니다. 주인인 하나님의 자산을 잘 다스리어 자산을 100% 증가시키는 착하고 충성된 종, 즉 청지기의 부자들이 되도록, 부당한 부유층, 즉 자만한 부유층에 대한 영성교육을 시키는 것이 절실히 요청됩니다. 이것이 현대교회가 담당해야할 하나님의 사명인지 모르겠습니다.


백 순(미국노동성선임경제학자, 워싱톤침례대학교수, 와싱톤중앙장로교회원로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