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개척할 때부터 외부감사를 받아 온 한빛지구촌교회(담임 장세규 목사)가 11월 13일(토) 교회와 비영리단체를 위한 회계, 세무, 감사 관련 세미나를 열었다.

장세규 목사는 “외부감사를 받으면 비용도 많이 들고 여러가지 면에서 신경쓸 일이 많다. 하지만 감사보고서로 인해 한국에서 부목사를 청빙할 때, 교회를 이전하면서 론을 받을 때, 정부기관과 협력할 때 많은 혜택을 받았다”며 “제대로 된 감사보고서 한 장이 그 단체의 역량을 몇 배로 키워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장 목사는 “교회 재정 및 감사 보고서를 교회홈페이지에 올려놓아 누구나 볼 수 있게 했더니 성도들이 교회를 더욱 신뢰하고 협력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11년째 한빛지구촌교회 재정을 감사해 온 COGC 합동공인회계법인(대표 회계사 길종언)이 협력해서 열린 이번 세미나는 길종언 회계사의 소개, 권지원 회계사의 ‘비영리단체 재무재표 준비와 감사의 중요성’, 장세규 목사의 ‘피감사인의 관점에서 본 회계감사의 중요성’, 서화정 회계사의 ‘비영리단체 내부통제시스템의 중요성’, 유동환 회계사의 ‘비영리단체 세무보고와 관련이슈’, 질의 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길종언 회계사는 “최근 교회를 비롯한 많은 비영리단체들이 여러분야에서 활동하며 성장해 가고 있지만 많은 경우 재무재표의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세미나 취지를 설명했다.

길 회계사는 “재무재표는 비영리단체의 활동과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척도이며, 잘 짜여진 내부통제 시스템과 재무재표는 비영리단체의 성장을 위한 가장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단체 리더들이 재무재표뿐만 아니라 내부통제시스템, 세무관련이슈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히 이날 목회자들이 관심을 갖고 질문한 것은 UBIT(Unrelated Business Income Tax)에 대한 것이었다. ‘UBI’는 ‘IRS에 보고한 설립 목적에서 벗어난 활동으로 얻은 소득’을 말하며, 이런 소득에 한해서는 비영리단체라도 세금보고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대부분 몰랐었기 때문이다. 많은 한인교회에서 운영하는 데이케어, 방과후학교, 한글학교, 바자회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길종언 회계사는 “관할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한글학교의 경우 교사들에게 페이롤(Payroll)이 나간다면 거의 UBI로 봐야 한다. 하지만 교사 중 85%이상이 자원봉사자인 경우는 제외된다.”며 예를 들어 설명했다.

비영리단체의 설립목적에 부합되는 활동이라 하더라도 ‘페이롤’이 나가는 등의 정기적인 상업활동은 UBI에 해당된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페이롤 대신 장학금 등으로 한글학교 교사나 지휘자에게 페이를 하는 경우도 불법에 해당된다”고 길 회계사는 전하면서 “기준이 애매모호한 경우는 담당 회계사에게 문의해 보는 것이 확실하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이 날 세미나에서 나온 판례들이다.

#판례 1 – 성가대 지휘자가 교회에 쓸만한 피아노가 없어서 자기 집에 있던 피아노를 교회로 옮겼다. 그 후 자기 집에서 하던 피아노 레슨을 교회에서 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그로 인해 해당 교회의 면세혜택까지 박탈됐다. 이 경우는 미국교회에서 장소를 빌려 사용하는 한인교회의 활동이 미국교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이다.

#판례 2 – 너무 열심인 재정장로가 있었다. 재정 예산부터 지출, 체크 발행까지 혼자서 도맡아 했다. 해당 교회가 페이롤 택스를 내지 못해 IRS에서 감사가 들어왔다. 감사결과 그 재정장로에게 책임을 물어 개인적으로 밀린 택스를 다 내게 했다. 당회의 역할은 재정 정책을 세우고 그것을 관리하는 것까지며, 실질적인 일들은 다른 사람들이 분담하도록 해야 위와 같은 일을 방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