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박 씨(29)가 한국에 입국, 2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인권 문제를 위해 나서봐야 소용없는 일이라 생각하지 말고, 북한을 변화시키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과 중국을 다니며 북한 주민들을 위한 기도운동을 펼치던 로버트 박 씨는 북한에 억류돼 있던 43일 동안 폭력과 성고문 등으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후유증 때문에 미국 LA 등에서 병원에 9개월간 입원해 치료를 받다 최근 한국에 왔다.

로버트 박 씨는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들어가서 실제로 끔찍한 일을 겪었지만, 북한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대규모의 단합된 활동이 있어야 북한 정권을 어려움에 빠뜨릴 수 있으므로,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서 북한인권 개선 등을 위한 대규모 시위 등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북한에 들어갈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 회령 쪽을 향해 가는데 북한 경비병들이 내게 손전등을 비췄고, 나는 ‘남한 사람들과 미국 사람들은 여러분을 사랑한다’고 외쳤다”며 “그 이후 너무 끔찍한 일을 당해 기억하고 싶지도 않고, 감시원들이 나를 요덕수용소로 보내겠다고 하는 이야기도 들었으며, 처형하겠다는 위협을 받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박 씨는 “북한에 간 건 우발적으로 한 일이 아니라, 오래 생각하고 준비한 것”이라며 “죽을 각오로 북한 국경을 넘으며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해 김정일 정권에 부담을 주려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으로서 너무 끔찍한 일을 겪고 나니 죽고 싶었고, 생각하면 자살하고 싶은 그 구역질나는 일들을 잊기 위해 치료를 받았다”며 “북한에서 겪은 일 때문에 나는 인간으로서 파괴돼 앞으로 제대로 살 수도 없고, 사람들을 만날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