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독교 이단 판단의 기준”을 제시해 한국교회 일각의 무분별한 이단 정죄에 경종을 울렸던 개신대학원대학교(총장 손석태)가, 이번에는 오랫동안 한국교회 내에서 이단 시비를 겪었던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원로목사에 대한 신학 검증보고서를 발표해 엄청난 논란이 예상된다.

▲개신대가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원로목사 신학검증발표회를 개최,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 류재광 기자


개신대 기독교신학검증위원회(위원장 나용화 교수)는 22일 학교 회의실에서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원로목사 신학 검증발표회’ 기자회견을 열었다. 동 대학교 조경대 이사장, 손석태 총장, 나용화 교수, 서재주 교수, 이희재 교수 등이 배석한 이 회견에서 이들은 “박윤식 목사와 평강제일교회의 현재의 신학사상은 정통 복음주의 신학에 비추어 볼 때 합당하며, 다소 미흡한 요소들이 있어 보이지만 과거처럼 이단성이 있는 오해 요소들을 가르치거나 주장하고 있지 않음을 보고한다”고 밝혔다.

박윤식 목사는 평강제일교회(구 대성교회) 원로이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보수 총회장도 역임한 바 있는 인물로, “십단계 말씀공부”와 “씨앗 속임” 설교나 “말씀의 승리가” 등으로 인해 오랜 시간 이단 시비에 휘말렸다. 예장 통합과 한기총 등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바 있으나, 교계 일각에서는 그에 대한 구명운동도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특히 지난 2005년 예장 합동 총회에서는 동 교단 서북노회에서 평강제일교회를 영입하려다가 반발에 부딪혀 좌절된 바 있다.

그러나 개신대 기독교신학검증위원회는 박윤식 원로목사 및 평강제일교회 관계자들과 질의응답 및 자료 검토 등을 거쳐 이번과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동 위원회는 자신들이 제시한 “기독교 이단 판단의 기준”에 따라 성경과 계시, 신관, 인간관, 기독관, 성령관, 구원관, 교회관, 종말론 등과 관련하여 질의했고, 박윤식 목사가 이에 대부분 건전하고 개혁주의 신학에 충실한 답변을 했다고 밝혔다.

동 위원회는 결론에서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원로목사의 신학 사상이 이단적인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는 과거의 자신의 신학적 소양의 부족함을 인하여 이단 시비를 불러일으킨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노령(현재 82세)에도 불구하고 부단히 성경과 신학을 개혁주의적으로 연구하여 2007년부터 2009년 사이에 4권의 저서를 출판하여 자신의 개혁신학 사상을 밝히 드러내 보였다”고 평가했다.

▲기자회견에는 학교와 교단 안팎의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 류재광 기자


그러면서 “비록 박 목사의 신학이 과거에 이단성에 대한 오해가 있었고, 또 그로 인하여 지금도 극소수의 제명된 평신도들 가운데 그 같은 잔재들이 남아 있어 보이지만, 박 목사 자신과 평강제일교회 자체의 공식적인 신앙고백과 신학 사상은 이단성이 없으며, 개혁주의 신학을 추구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동 위원회는 이같은 연구를 위해 2009년 8월 19일 교수회의 논의를 시작으로 수많은 교수회의를 통하여 박윤식 목사의 이단시비의 발단과 그 과정을 파악하고 박 목사에 대한 광범위한 자료를 수집했다.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교수들의 개별적인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보다 상세한 조사를 위해 박윤식 목사를 비롯한 평강제일교회 관계자들과 질의응답도 진행했다. 과거보다는 현재의 입장을 존중했으며, 수기 노트 등 출처가 불분명한 자료는 배제하고 검증된 자료만을 증거로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개신대 조경대 이사장은 “최근 한국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단 논쟁과 시비는 주관적이고 자의적 판단으로 인하여 교회 안팎으로 많은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 위원회를 구성해 이단 판단의 기준을 만들고, 수 차례의 회의와 검증을 거쳐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원로목사의 신학과 사상에 대한 결론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손석태 총장 역시 “현재 평강제일교회는 정통적인 기독교 교리와 예배 모범을 따라 목회를 잘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이단이라고 씌어진 멍에를 벗겨주고 앞으로 민족복음화와 복음의 세계화라는 한국교회의 사명을 함께 지고 가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형제, 동역자로 받아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우리 개혁교단 뿐만 아니라 한국의 모든 성도들이 회개하는 자를 용서하고, 죽은 자를 살리자는 우리의 이 선한 뜻에 동의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예장 개혁총회(총회장 김병호 목사) 임원회는 이날 오후 긴급 임원회를 열고 동 교단의 직영신학교인 개신대학원대학교측의 이번 발표에 대해 “학자로서의 양심은 존중하지만 교단과 교계의 입장을 더 고려했어야 했다”며 교단과 무관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