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 한국 야구의 힘을 보여줬던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이 막을 내린 가운데, 한국 야구대표팀 김인식 감독의 ‘믿음의 리더십’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있다.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소개된 김 감독의 리더십은 한국 사회 뿐만 아니라 기독교계에도 참된 지도자상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김 감독은 선수들로부터 ‘덕장(德將)’이라는 말을 듣는다. 그는 “실수는 누구나 해. 그러나 가장 큰 실수는 실수한 사람을 받아주지 않는 것이야”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의 이런 신념이 덕장이라는 말을 낳게 한 것이다.

김 감독의 이같은 ‘믿음의 리더십’은 그가 가진 기독교 신앙에 큰 영향을 받았다. 김 감독은 지난 2004년 12월, 한화 감독을 맡고 일본 오키나와 전지 훈련을 떠나기 전에 갑작스런 뇌경색으로 쓰려졌다.

이미 6개월 전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교회를 다니고는 있었지만 깊은 신앙이 없었던 김 감독은, 그런 아픔 가운데 하나님을 깊이 만나게 됐다. 그후 그는 언론의 비난에도 초연할 수 있었고, 선수들을 향해서도 더 넓은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한다.

WBC 준결승 한국 대 일본 전에서 일본타자 후쿠도메 고스케로부터 홈런을 맞은 김병현 투수에게 김 감독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다음날 헤어지기 전 “올 겨울 한국에 오면 밥 같이 먹자”라는 말만을 남겼다고 한다. 자신의 신념을 묵묵히 실천에 옮긴 것이다.

선수들은 하나같이 그와 함께 야구하는 것이 편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가 사령탑을 맡고 있는 한화 이글스의 송진우 투수는 “감독님은 항상 선수들을 믿는다. 그래서 선수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했다.

송진우 투수의 말처럼 김 감독은 지난 해 약체로 평가받던 한화 이글스를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는 파란을 일으켰다. 선수들을 믿어준 그의 리더십이 빛을 발한 것이다. 선수들은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감독님이 나를 믿어주셨기 때문”이라고 했고 그렇지 못하면 “감독님이 나를 믿어주셨지만 내가 해내지 못했다”는 말을 했다고.

‘재활 공장장’으로 불리는 김 감독은 별명처럼 부상이나 긴 슬럼프로 다른 팀으로부터 버려진 선수들을 재활시켜 재기량을 발휘하게 하는 능력도 갖췄다. 이 역시 선수들을 향한 믿음에서 비롯된 것. 그러나 그는 늘 입버릇처럼 말한다. “저들이 열심히 한 거지, 내가 뭐 한게 있나”

야구를 좋아한다는 이정우(23) 성도는 “이번 한국 야구 대표팀의 경기를 보면서 김인식 감독님의 리더십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며 “감독은 선수들을 믿어주고 선수들은 또 그런 감독을 믿고 따르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교회도 그런 모습이 된다면 이 세상을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