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신년을 맞이해 세대교체, 교회연합, 2세 사역, 부흥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들고 시카고 지역 목회자 40인을 만난다. 이 인터뷰를 통해 시카고 한인교회의 여론을 수렴하고 한인교회의 미래와 나아갈 바를 조명하고자 함이다. 40인 인터뷰는 시카고 교계의 발전을 위한, 가능한 모든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목회자들이 시무하는 교회의 교세, 목회자의 교단적 배경, 목회 연수 등에 관계없는 순으로 게재된다.

두번째 인터뷰는 글렌브룩연합감리교회 백영민 목사다. 백 목사와의 인터뷰는 글렌브룩교회 사무실에서 2시간 30분에 걸쳐 이뤄졌다. 백 목사는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게렛신학대학원(M.Div.)으로 유학하며 시카고 지역으로 왔다. 이후 게렛신학대학원과 노스웨스턴대학교가 공동으로 수여하는 박사 학위(Ph.D.)를 종교학과 조직신학 전공으로 취득했다. 학업 기간 중 게렛신학대학원 아시안센터 소장, 게렛 신학대학원 강사를 역임하며 왕성히 활약하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교회 Riley United Methodist Church(Marengo, IL), Lena-McConnell-Winslow United Methodist Church, Cooperative Parish (Lena, IL)에서 담임목사, 부목사를 담당해 미국인 목회를 경험했다. 2003년에 현재의 글렌브룩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해 6년째 목회했다.

-최근 1, 2년 사이에 시카고 교계에 담임목사 세대 교체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새로 부임한 젊은 목회자들이 교회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떠나가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런 현상으로 인해 현재 담임목사가 없는 교회가 시카고에 약 20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일부 목회자들은 '시카고가 젊은 목회자들의 무덤'이라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시카고 교계의 담임목사 공석현상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먼저 시카고 정서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다른 지역에 계시다 온 분, 시카고에 계시다 다른 지역으로 가신 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시카고는 영적 게토와 같은 인상이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시카고 한인교회의 문제가 아니라 시카고 한인사회의 전체적 정서에 기인한 것입니다. 시카고 지역 대부분의 한인들은 보수적 성향을 가졌으며 전문적인 또는 한 종류의 산업에 종사하는 전문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정 중심적이며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세대, 오랜 기간을 통해 변화 없는 누적된 삶의 스타일을 가진 세대가 바로 한인 사회의 주류입니다. 이분들은 변화를 경험하지 못했고 자신들이 여지껏 해 왔던 방식을 통해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자신들의 방법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때문에 교회도 과거에 그러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같은 정서는 시카고 대형교회로 하여금 다음 목회자, 더구나 젊은 목회자를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한인들은 기존의 방식, 기존의 정서에 반하는 새로운 것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죠.

결국 목회자 공석현상이 계속되는 구체적인 이유는 강력한 리더십과 밑바닥에서부터 함께 시작해 교회 성장을 주도했던 1세대 목회자들의 빈 자리 때문입니다. 그러나 새로 오는 젊은 목회자들은 이분들의 리더십을 대체 할 만큼의 충분한 역량을 아직 갖추고 있지 못합니다. 아니 그 누구도 그 자리를 대체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무엇보다 교회들이 튼튼한 시스템과 공동의 리더십을 만들어 가야 하는데 대부분의 한인교회에서는 그런 성숙함 이루려는 노력이 부족했습니다.(한인교회의 특징 중 하나인 담임목사에게 집중된 리더십, 담임목사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시스템에 대한 지적이다. 담임목사에게 집중된 리더십은 강력한 리더십을 가졌던 담임목사가 떠나고 난 후, 위기에 처하게 되며 새롭게 부임하는 목회자가 이와 흡사한 리더쉽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그런 방식을 거부할 경우, 그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시카고의 유명한 대형 흑인연합감리교회 담임 목회자가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되면서 자리가 비게 된 적이 있습니다. 청빙 과정에서 청빙 위원들이 의외로 젊은 30대 목회자를 뽑았습니다. 그러자 지원했던 쟁쟁한 사람들이 불평하며 "He is NOT great"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교회는 "Yes. He is not great YET. We will make him great"라고 답했답니다. 그들은 그 신임 목회자의 현재를 본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잠재력을 본 것입니다. 그리고 그 교회의 탄탄한 시스템에서 그런 것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제 한인교회가 목회자에 대해서 이런 시각으로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교회가 이전 시대보다 튼튼해졌습니다. 목회자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면서 받으려고만 말고, 오히려 잠재력 있는 젊은 리더들을 훈련시키고 키워서 한 시대를 책임질 거대한 리더로 세우려는 모습이 되어야지 않겠습니까?

-위에서 언급하신 사례는 미국교회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요? 과연 이러한 것들이 한인교회 내에서도 가능할까요?

그러니까 결국은 한인교회 내에 시스템적인 개혁(특히 리더쉽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당회에서 당회장 권한이 크다고 한다면 장로들의 권한도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모든 시스템이 위원회(사역팀)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UMC에서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인데 당회 시스템과 비교해 봤을 때 각기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한인교회의 당회 시스템, 장로 시스템은 교회를 누가 컨트롤 할 것인가라는 이슈에만 너무 집착해 있는 것이 큰 단점입니다.

저는 이러한 면에서 교회 의사 결정 기관에 대한 개방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문화된 사역팀’이 필요합니다. 장로들이 돌아가면서 전문성이 없는 이런 저런 직책을 맡지 말고 관심이 있는 한 담당자가 한 부서를 맡아 전문적으로 키워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의 실제적인 의사 결정이 이들에 의해 이뤄지도록 하고 책임과 권한을 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평신도들이 전문성을 가진 그 사역의 전문가가 되고 교회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평신도도 사역의 전문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미국교회에서는 “난 10년째 이 교회의 장로다”라는 것이 자랑이 아니라 “난 이 교희에서 10년째 교회학교 교장이다”라는 것이 자랑입니다.

-말씀하신 교회 시스템의 모델이 되는 교회로는 어떠한 교회가 있을까요?

가까이에 있는 윌로크릭 교회의 경우에도 ‘Elder들’이라는 교회 리더들의 최고 의사 결정 기관이 따로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관은 교회의 전체 방향에 대한 전체적인 결정만 할 뿐 세부적인 결정을 하지 않고 전문적인 사역 팀을 다 나눠 자율화 시켰습니다. 한국교회의 경우 장로들이 어느 정도 이상의 관심을 갖고 사역의 전문화를 이룬다면 관계가 없지만 현재 한인교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이 같은 변화가 목사와 장로 간의 갈등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를 누가 컨트롤 할 것인가라는 소모적인 싸움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결정이 전문가가 아닌 목사와 장로들 사이에서 모두 결정되어서는 안됩니다. 교회의 의사 결정권자가 사역의 전문가에게 점점 많은 부분의 결정권을 넘겨주는 쪽으로 시스템을 바꾸어야 합니다.

-한인교회의 2세 사역도 이런 시스템적인 개혁으로 개선이 가능할까요? 2세 사역의 해법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저는 2세 사역이란 말의 정의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2세들을 두 부류로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 부류는 현재 대충 60세 이상 1세대의 자녀들로 보통 25~45세로 규정합니다. 저는 이들을 샌드위치 세대로 봅니다. 이들은 1세 부모와 사회로부터 철저히 미국적(美國的)이 될 것을 강요 받으며 정체성 확립에 가장 중요한 중, 고 시절을 보내며 성장했습니다. 이들은 살아남고 인정받기 위해서 되도록이면 한국적인 언어, 문화를 빨리 잊고 미국적인 것을 추구해야 했습니다. 당시 수준 낮은 한국의 것은 그들에게 숨기고 싶은 것들이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자란 세대에게 한국적 문화를 계승하라, 한인 교회에 정착하라 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이들은 스스로 바나나(겉은 노랗지만 속은 하얗다. 한인 2세들이 겉은 황인종이지만 속은 백인처럼 되는 것)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배웠습니다. 그래서 국제 결혼 (특히 백인들과)도 많이 했고 한국말을 사용하지 않고 영어만 씁니다. 이들은 미국 사회에서의 삶을 영위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다음 커오는 세대가 있습니다. 저는 2.5세대, 3세대(1.5세나 2세의 자녀들)라고 봅니다. 그들이 성장하던 시기는 한국의 문화가 더 이상 하류문화 취급을 받지 않던 시대입니다. 이들은 공립학교에서 90년도 불어 닥친 다원주의 영향으로 다양성 교육을 받고 한인인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라고 배웠고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문화에 대해서 누구보다 자랑스럽게 받아들인 세대입니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아이팟 안에는 팝송보다도 한국 가수 빅뱅, 비, 동방신기, 보아, 원더걸스의 노래가 더 많습니다. 이들은 높아진 한국 문화의 영향으로 가르치지 않아도 드라마, 노래를 통해서 한국어를 배우는 아이들입니다. 이 아이들은 분명 한인교회에 남게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소위 “우리 교회에서 잡아야 하는데 못 잡은, 부흥시켜야 하는데 부흥 못 시킨” 한인 2세에 대해서 자괴감을 갖고 2세 사역이 실패했다고 섣불리 말해선 안될 것입니다. 첫번째 부류의 2세들에게는 “무엇을 해 줄까”라는 생각조차 위험합니다. 그들은 떨어져 나가서 자신들의 문화 속에서 살아가도록 도와 주어야 합니다. 자꾸 그들을 한인이라는 틀로 묶으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이제 우리는 두 번째 부류의 새로운 세대들을 위해 한인 교회에서 무엇을 할지 생각해야 합니다. (백 목사는 2세에 대한 스펙트럼을 다양하게 한 후, 이들을 세대별 접근이 아니라 문화적 접근으로 다가섰으며 문화적 접근에 따라 그들이 자신들이 속했다고 여기는 문화 안에서 신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점을 강조했다. 억지로 한인교회에 끼워 맞추려 하거나 하는 시도를 경계하는 것이다.)

또 현재의 한류 열풍을 잘 이용해서 후 세대들이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여기고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하는 것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한류는 2세 사역을 새롭게 시작하는데 아주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한류는 어떤 면에서 세상적인(secular) 문화인데 이것을 교회에 접목시킨다니 굉장히 대담한 접근입니다.

문화를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성(聖)과 속(俗)의 구분이 없습니다. 성 속에 속이, 속 속에 성이 있습니다. 성과 속을 가르는 절대적인 기준이 없다는 것입니다. 속에서도 성을 뽑아낼 수가 있다면 얼마든지 성스러워질 수 있지요. 그게 새로운 세대를 위해 목회자와 교회의 리더들이 해야 할 역할 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리스도만 강요하지 말고 그들의 문화 속에서 움직이고 계신 그리스도를 찾아내 가르쳐야 합니다. 하나님이 그들 가운데 계시다는 것을 알려 주어야 합니다.

-글렌브룩교회는 지역사회 건강 검진, 무숙자 봉사 등 지역사회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시카고 지역에 속한 교회로서 지역사회를 위한 비전이 있다면요.

선교는 실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배 때 배운 것을 실습하는 것입니다. 실습의 과정이 없으면 배움이 완성되지 않습니다. 때론 실습이 먼저 되는 것이 좋을 때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커뮤니티 차원의 관계를 잘 맺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회의 경우 노스브룩 도서관의 한국어 책 구입을 돕기 위해 노력해 왔고 지난 해부터는 지역 우체국, 경찰서, 소방서 등 관공서를 방문해 대원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비록 아주 작은 일이지만 가까운 곳에서부터 실천해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교회는 전도를 기대하면서 사회봉사나 구제활동을 하진 않습니다. 구제를 하다가 전도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길 바랄 뿐이지 일부러 전도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습니다.

-교회가 구제를 미끼로 선교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그것이 선교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도 무의미하지 않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사람을 사랑함으로 그 안에서 예수님을 모습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다가가는 것이 먼저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사랑을 느끼고 우리로부터 받은 사랑이 과연 어디서 온 것인지 생각할 때 전도와 구원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최종 목표가 영혼구원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구원이 너무 강조됨으로 사랑을 베풀 기회를 박탈당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는 신앙적 관점으로는, 우린 가서 베풀고 하나님은 구원하신다는 것입니다.

-시카고 교계가 연합해 지역사회에 섬김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해 보입니다. 그러나 현재 시카고 교계는 연합활동이 안되기로 유명한데 교계 연합을 위해 어떤 활동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개인적으로 연합의 정신은 100% 찬성합니다. 하지만 너무 전형적인 모습으로 모이기에만 집착하는 모습은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참여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보람을 줄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모이는 데만 급급했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동포 개개인이 할 수 없는 일을 한인회가 하듯이, 개 교회가 할 수 없는 일을 교회협의체들이 해 주십시요. 정치, 사회, 윤리적인 면에서 교회가 불합리에 맞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습니다.

또 시카고 한인들이 문화를 향유하고 이민자의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에도 교계가 나서 주셨으면 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바쁜 이민 생활 속에서 제대로 된 문화를 향유할 여유도 없었고 그런 문화를 만들어 갈 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교회가 앞장서서 이런 장을 만들어 주고 한인사회의 문화 활동을 주도한다면 이것이야말로 한인사회에 가장 필요한 갈증을 채워주는 일입니다.

-단순한 외침으로는 전도가 안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시카고 지역 교회 부흥을 위해 어떠한 전도 전략을 갖고 계십니까?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교회의 위상회복이 제일 중요합니다. 쉬운 말로 하면 이미지 회복입니다. "교회는 자기네들끼리 잘 먹고 잘사는 이기적인 집단"이라는 선입견을 완전히 씻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반인들이 "그래도 희망은 교회구나"라고 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교회가 문제가 많고 여러가지 부족하고 창피한 게 많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방주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방주 안에서 그 좁은 공간 안에서 서로 다른 동물들이 얼마나 싸웠는지 그런 내용을 적어두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성경은 방주가 홍수로부터 피난처 역할을 했고,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교회들이 방주의 역할을 감당하고 위상을 회복해야 합니다.

우리 안의 구원의 감격을 표출하는 일을 반 이상했다면 나머지 반 이상은 누가 보더라도 "저 일은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라고 하는 것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의 갈증은 무엇입니까? 자기 인생에 대한 의미입니다. 교회가 사람들의 삶의 의미와 가치를 끊임없이 찾아주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왜 예수님께서 회당에 안 계시고 돌아다니시면서 사람들을 일일이 만나며 대화하며 사역하셨는지 알게 됩니다. 주일예배도 형식을 넘어 밖에 나가서 사람을 도우며 드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을 흐뭇하게 하고 인생의 의미와 보람을 찾게 하는 교회는 반드시 성장하리라 확신합니다. 성,속의 개념이 너무 우리를 옭아매고 있습니다. 컨템포러리 뮤직은 교회가 그렇게 잘 따라가면서 신학은 왜 시대를 못 쫓아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문화, 사회, 시대를 안 보는 신학으로 어떻게 목회를 할 수 있겠습니까? 신학이야말로 가장 먼저 컨템포러리 해야 하는 학문입니다.

-한인 디아스포라 가운데 하나인 미주 한인교회가 가진 사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이민교회에서 제일 먼저 해야 할 목회 컨셉이 "수고했다고 칭찬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1세대 어른들은 눈물 없이는 못 들을 이야기를 안 갖고 계신 분들이 없을 정도로 많은 고생을 하셨습니다. 그분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위로하는 것이 교회의 중요한 사명입니다.

두번째는 이제 그 수준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자녀들에게 돈(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뿐만 아니라 신앙, 믿음, 비전을 유산으로 남겨 주어야 합니다.

세번째는 우리만의 문화를 창조해야 합니다. 지금은 '한인 이민자들의 문화'라는 것이 없습니다. 미주 한인들이 이민 문화라고 내세울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두가지 언어를 사용하고 두 문화권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문화를 미국에 전하고, 미국문화를 한국에 전하는 가교 역할도 해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가 문화사업에 뛰어들 필요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문화를 발굴하고 신앙이 전승되도록 아름답게 이민자의 삶을 재조명하는 그런 역할도 교회의 중요한 사명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