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자궁’이라고 불리는 바다, 생명이 탄생하는 근원인 이곳이 오염돼 찌들어가고 있는 것은 하루이틀 이야기가 아니다. 생선들의 등이 굽고, 푸르던 바다색은 탁해지고, 때로는 수면 위로 기름이 떠다니기도 한다. 작금의 환경은 인간들이 스스로 만든 결과다. 이제 태초의 깨끗했던 그 바다로 되돌리는 일에 한인들이 앞장선다.

오는 20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2시까지 파바와 힐더데이가 ‘세계 바다 청소의 날’을 실시한다. 3년 전부터 미주연합노회(노회장 한기홍 목사)와 함께 실시하고 있는 바다청소는 한인들이 한 번쯤은 참가해보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청소 행사는 가족 또는 3인이 한 조를 이뤄 실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1인은 수집한 쓰레기 리스트를 작성하고 1인은 재활용품을, 1인은 일반 쓰레기를 수거하게 된다. 특이한 쓰레기를 수집한 팀에게는 선물도 준비돼 있다.

올해 청소가 실시되는 곳은 산타모니카 비치와 말리부 비치 사이에 위치한 윌 로저스 스테이트 비치다. 개설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곳에서 청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바 강태흥 회장은 “담배 꽁초나 음료수 병 등 쓰레기를 줍는 것도 중요하지만 2세들에게 ‘환경보호’를 상기시키고 이를 위해 산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행사를 주관하는 미주연합노회 한기홍 회장은 “지구 환경이 파괴되고 있는 가운데 파바가 실시하고 있는 청소 행사는 전체 모든 교포들이 해야 할 일”이라며 “한인 커뮤니티가 환경을 살리는 일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소도 하고, 세대간 교제할 수 있는 이 자리에 2세들이 참여하고, 1세들이 모범을 보일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강태흥 회장은 “‘한인들이 주류사회에 어떻게 다가가야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가’를 생각하다가 ‘환경 문제’를 떠올리게 됐다”며 “샌디에고부터 샌프란시스코까지 이어지는 해변 청소 중 단일민족으로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이 일에 동참해주어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청소 뿐 아니라 그림 그리기, 에세이, 사진등 컨테스트와 함께 사물놀이, 미주연합노회 배구대회가 함께 열려 온 가족이 다양한 행사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쓰레기 줍기에 필요한 도구와 점심, 선블럭크림, 티셔츠, 봉사활동 수료증 등이 준비돼 있다. 이와 함께 평소에 처리하기 힘들었던 전자제품도 수거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