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후계자였던 여호수아의 통치가 끝난 이후, 한 세기동안 이스라엘은 도덕적, 영적인 면에서 총체적이고 점진적인 퇴보를 겪었다. 세대가 내려갈수록 그들의 가치관은 더욱 저속해졌고 상황은 나아지거나 개선될 여지가 없었다. 이스라엘 공동체의 삶은 점차 추악한 타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었으며 희망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기존 제도는 와해되고 정치 지도자들은 무능하였으며 백성들의 도덕관은 땅에 떨어졌다.

사무엘을 낳은 한나는 이러한 시대에 살고 있었다. 한나는 엘가나의 다른 부인 브닌나와는 다르게 자녀가 없었고 이 때문에 매우 괴로워했다. 하지만 한나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절망하지 않았고 하나님께 기도로 매달리며 ‘자녀를 주신다면 하나님께 바치겠다’는 서원 기도를 드렸다. 마침내 한나는 아들 사무엘을 얻게 되고, 사무엘은 수년간 이스라엘의 사사이자 지도자로서 지혜와 예언의 말씀으로 이스라엘을 다스려 나라를 번성케 한다.

저명한 신학자이자 성경 연구에 평생을 바친 저자 로널드 윌리스는 이 책에서 연약한 개인의 기도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지도자를 세우고 역사를 바꾸시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통치를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정치적, 영적, 도덕적으로 타락할 대로 타락한 사사시대 말기의 혼란 속에서 하나님은 아무런 힘과 능력이 없는 나약한 한 여성의 기도를 통해 불의와 억압의 시대를 종식시키고, 하나님의 의와 공평을 널리 펼칠 정의로운 지도자를 이 땅에 보내셨다.

로널드 윌리스는 사무엘상 1-7장까지의 기록을 통해, 하나님의 구속사적인 방법을 탁월하게 보여주고 있다. 신약의 마리아와 비교될 수 있는 한나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연약한 사람들을 택하셔서 구원의 도구로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지혜를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한 여인의 고통에 귀 기울이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는 자기 백성의 신음소리 하나에조차 귀를 기울이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기도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악한 흐름에 종지부를 찍고 하나님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우리가 고통 속에서 신음하며 올려드리는 기도를 하나님은 귀하게 받으신다. 그리고 한나처럼 평범하고 작은 개인의 기도를 통해 이 시대에 큰 구원을 베푸신다. 한나의 기도는 하나님이 우리 기도를 통해 어떻게 역사하시며 자신의 뜻을 이루시는지에 대한 귀한 증거가 될 것이다.


작가소개
로널드 S. 월리스(Ronald S. Wallace)는 30여 년간 스코틀랜드의 여러 시골과 도시 교구의 목사로 사역하면서 성경 주석에 관한 여러 권의 중요한 책을 저술했다. 조지아주 디케이터(Decatur)에 있는 컬럼비아 신학교(Columbia Theological Seminary)에서 14년간 성경신학을 가르쳤으며 칼빈 신학의 대가로 꼽히는 학자다. 저서로는 ‘칼빈의 기독교 생활원리’, ‘칼빈의 말씀과 성례전 신학’을 비롯하여 ‘열왕기상 읽기’, ‘성경의 해석과 용법’, ‘요셉과 야곱의 가족 이야기’ 등이 있다.

목차
1장 한나의 기도(삼상 1:1-11)
2장 기도의 응답과 감사의 찬양(삼상 1:12-2:11)
3장 엘리와 그의 두 아들(삼상 2:12-3:1상)
4장 사무엘의 소명(삼상 3:1-21)
5장 아벡 전투(삼상 4:1-22)
6장 블레셋에 빼앗긴 언약궤(삼상 5:1-6:15)
7장 사무엘 시대(삼상 6:19-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