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우 목사 (켈러 한인 제일 침례교회 담임)
박진우 목사 (켈러 한인 제일 침례교회 담임)

저는 어릴 때부터 간섭 받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보기에는 꽤 순해보여 이래저래 간섭해도 되는 사람처럼 오해하시는 분들이 저의 삶에 참 많았습니다. 사람들하고 부딪히는 성격이 아니라서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의 요구를 들어주곤 했지만, 이래 저래 간섭하는 사람들 하고는 마음으로 친해지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쉽게 열리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그런 제가 요즘 너무나 심하게 밀어 부치는 한 분의 간섭이 싫지가 않습니다. 너무나 강하게 저에게 요구하시고 밀어 부치는데도 말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시간에 예상하지 못한 장소로 강하게 저를 이끄시는 간섭이 좋습니다. 심지어 가슴이 설레어 요즘 잠을 잘 못 이룰 정도가 된 것입니다. 마치 예전에 연애했을 때에 아내와 만나기로 한 전날처럼 설레입니다.

오늘도 새벽에 잠이 깼습니다. 2주째입니다. 그리고 괜히 혼자 설레이며 뒤척이다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내년 1월부터 새로운 부르심에 순종하기로 했습니다. 여러가지로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걱정들입니다. 근데 설레입니다. 잠이 잘 오지 않을 정도로 설레입니다. 걱정은 분명 되는데 설레입니다.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예수님이 공생애 사역을 시작하시면서 그 마음이 어땠을까? 분명 여러가지 환란과 고난을 견디고 끝내 십자가에 돌아가셔야 할 것을 아셨을텐데...

분명 그분도 가슴 설레이셨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이 그분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사명"은 우리가 잠시 있다가 떠나야 할 이 세상을 위해 살아가는 자가 아니라,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살아가는 자임을 확인시켜 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사명"은 썩어져 버릴 육체의 욕심과 죄성으로 살아 갈수 밖에 없는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누리며 살아가는 자임을 확인시켜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사명"은 "보잘 것 없는"이라는 것으로도 표현하기가 죄송할 정도로 "보잘 것 없는" 우리가 "가장 가치 있는" 것으로 표현하기가 부족할 정도로 "가장 가치 있는" 하늘의 일을 경험할 수 있는 자임을 확인시켜 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 사명으로 인해 지금 너무 설레입니다. 이 사명을 따라 살아가는 한 이 설레임이 계속된다는 생각에 더욱 더 가슴이 설레입니다. 그러므로, "사명"은 강팍하고 힘겨운 우리네 가슴을 설레이며 살도록 만드는 가장 강력한 은혜입니다. 가장 큰 복입니다. 비록 그 길이 십자가의 길일지라도...

그 사명의 길을 가는 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 글은 제가 6개월 전에 쓴 글입니다. 6개월 지난 지금은 어떨까요? 여전히 그 설레임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설레임은 저의 설레임이 아니라 저를 향한 하나님의 설레임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통해서 이루실 역사에 대해서 설레이고 계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말씀을 통해 변화되고 있는 성도들을 볼 때 마다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역사하실 하나님의 역사에 대해서 더욱 더 기대가 되고 설레입니다. 6개월 중에 4개월 간은 코로나 때문에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눈물로 감사를 고백하는 성도들의 모습 속에서 여전히 한 성령으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이 사명의 자리를 떠나지 않는 한 이 설레임을 계속될 것입니다. 

박진우 목사(켈러 한인 제일 침례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