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이 선정성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3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3일 마이애미에서 열린 '2020 슈퍼볼 LIV' 하프타임 공연에는 라틴계 팝스타인 샤키라와 제니퍼 로페즈가 등장했다. 자신들의 히트곡을 선보인 두 사람은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선정적인 퍼포먼스와 함께 봉춤을 췄다.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2일 자신의 SNS에 "세상이 교회와 같이 행동하길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국가는 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에 아이들을 보호하고자 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오늘 밤 펩시 슈퍼볼 하프타임쇼에서 수백만 명의 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대가 진행됐다. 이는 소녀들에게 여성을 상대로 한 성적 착취가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세계적으로 이 같은 추세가 증가한다고 해도, 우리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준을 낮추는 대신 더욱 높여야 한다. NFL와 이를 후원한 펩시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생명의행진'(March for Life) 지니 F. 만치니(Jeannie F. Mancini) 회장 역시 SNS에 "우리의 어린 자녀들에게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나와 함께 있던 모든 지인들이 당황하며 이를 외면했다. 친구의 아들은 똑똑한 아빠에게 집중하느라 그것을 보지 못했다. 우린 더 잘할 수 있다!"고 남겼다.
원아메리칸뉴스네트워크(One American News Network) 진행자인 리즈 휠러(Liz Wheeler)는 "슈퍼볼이 왜 성매매의 온상인지 궁금하다... 또 한편으로 하프타임쇼가 진행되는 동안 문자 그대로 봉춤을 춘 것에 박수를 보낸다"고 비꼬면서 "여성을 비하하는 문화에는 비극적 결과가 따른다"고 했다.
루비미디어그룹(Luby Media Group)의 뉴스 진행을 맡고 있는 크리스틴 루비(Christen Luby) 사장도 SNS를 통해 "당신은 그것을 춤과 오락이라 부르고, 난 그것을 덜 노골적인 포르노라고 부른다. 우리 사회는 정말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이들린 프라이(Madeline Fry)는 워싱턴이그재미너에 기고한 글에서 "아이들은 SNS를 통해 하프타임쇼보다 훨씬 나쁜 것도 접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동 성학대가 공립학교, 가톨릭 교회, 할리우드 등 모든 기관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시대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의 성상품화를 정상화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기독교 작가인 레베카 라이온스(Rebekah Lyons)는 "최근 일어난 모든 문화적 진전은 여성들의 능력, 존엄, 두뇌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진행돼 왔다. 하프타임쇼는 우리 딸(아들)들이 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지속적인 걸림돌이 돼 왔다"고 말했다.
유명 예배 인도자이자 작곡가인 폴 발로쉬(Paul Baloche) 역시 "십대 조카들과 함께 슈퍼볼 게임을 보고 있었다. 하프타임쇼는 끔찍하게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슈퍼볼 무대를 혹평한 것은 아니다. 플로리다주의 젭 부시(Jeb Bush) 주지사는 "그 어느 때보다 훌륭한 하프타임쇼였다"면서 찬사를 보냈다.
미국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슈퍼볼 경기는 방송국의 치열한 경쟁으로 중계권료만 연간 2천억원이 넘는다. 특히 하프타임쇼와 수억 원을 호가하는 특별제작 광고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어왔다. 그러나 지나친 선정성은 끊임없는 논란이 돼 왔다. 앞서 2004년 슈퍼볼 하프타임에서는 여가수 쟈넷 잭슨이 생방송 공연 중 가슴을 노출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그 뒤에도 글래머 모델을 내세워 지나치게 가슴을 강조한 햄버거 광고를 내보내는 등 논란은 이어졌다.
이와 관련, 미식 축구 역사가인 짐 캠벨은 "미식축구가 과거에는 경기였으나 현재에는 TV쇼에 지나지 않는다. 정작 경기보다 광고효과에 관심을 쏟는 등, 철저히 상업성에 물든 슈퍼볼은 서커스와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