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 타운 교회 주일학교가 위기다.
주일학교 위기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타운 내 젊은 가정들은 하루가 멀다고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와 주거비 상승에 한숨을 내쉰다. 이들은 재정 부담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넓게 펼쳐진 자연에서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해 주기 위해 LA 외곽 도시로 빠져나가고 있다. 심지어 타주로 이사했다는 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젊은 세대들의 타운 이탈은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동성애 교육도 한몫했다. 동성애 교육을 의무화하는 캘리포니아의 법안은 자녀를 둔 기독교인 젊은 세대들의 이탈을 부채질하는 이유가 됐다. 멀리 있는 일로만 알았던 동성애가 내 집 앞마당까지 들어온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번 타운에서는 공립 초등학교에서 동성애 교육을 실시하던 날 '학교 안 보내기 운동'을 펼치는 등 한바탕 소동을 치르기도 했다.
타운 내 젊은 세대가 줄어들자 그 효과(?)는 교회 주일학교에서 바로 나타났다. 주일학교 아이들이 급감한 것이다. 타운 내에서는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소위 말하는 큰 교회를 제외하고는 주일학교 있는 교회를 찾아보기 어렵다. 주일학교가 있다고 하더라고 그 수가 미약할 정도다.
10여 년 전 만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아이들의 여름 최대 축제'라는 VBS가 이름이 무색할 만큼 규모가 작아졌고, VBS를 개설하는 교회도 많지 않다. 오전에 캘리포니아 태양 아래 물놀이를 하는 VBS가 이젠 타운에서는 옛 추억이 됐다. 그나마 저녁 VBS로 그 자리를 다소 대체했지만, 소규모화 되는 주일학교를 따라 차세대 교육에 대한 예산도 인력도 대폭 줄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주일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일학교의 부재는 청소년, 청년부의 부재로 이어지고 교회는 고령화되고 있다.
차세대 교육, 교회 연합 사역으로 해결한다
예수마을교회 정인호 목사는 '교회 연합 교육을 통해 차세대 양육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교회가 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몇 교회가 연합해 교육 및 인적 자원을 모은다면 어려운 일만도 아니기 때문이다.
예수마을교회는 시편교회, 벤츄라교회, 꿈이있는교회와 연합으로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교회 연합 VBS를 개최했다. 비록 올해는 같은 교단 내 교회가 모였지만 3년 전부터 시작한 연합사역은 초교파로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Life is wild, God is good"라는 주제로 개최된 여름성경학교는 세속화되는 세상에서 차세대 자녀들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의지하며 그리스도의 강한 군사로 설 수 있도록 복음의 씨앗을 심었다.
한 교회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각 교회에서 유스그룹 학생들이 자원 봉사자로 참여했다. 각 교회 청소년들은 다양한 스테이션으로 나눠 그룹별로 성경공부와 크래프트, 게임과 함께 신나는 찬양과 율동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아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과 사랑을 전했다.
정 목사는 "개교회가 하기 어려운 사역도, 연합을 통해 인력을 한 자리에 모으면 사역의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을 보게 된다"며 "연합 사역을 통해 서로의 은혜와 아이디어도 공유할 수 있어 유익하다"고 설명했다.
차세대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
젊은 세대들이 빠져나가는 타운을 걱정하면서도 정인호 목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아이들에 대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은 교회의 미래, 기독교의 미래와도 같습니다.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씨앗을 심지 않으면 수확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이지요. 주일학교와 유스 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교회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해야 합니다. 당장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해도 아이들의 교육은 한인 이민교회의 내일이기 때문입니다."
신앙 교육, 작은 교회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정인호 목사는 중. 소형교회 주일학교 교육의 질 문제에 있어서는 "작은 교회가 오히려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대개 큰 교회로 가면 시설도 좋고 교육의 질도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린 시절 하나님을 알게 되고,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되는 것은 수준 높은 환경보다는 소규모 그룹에서 아이 컨택(눈 맞춤)을 통한 진실한 마음으로 전달되는 것입니다. 외형적으로 화려해야만 반드시 좋은 기독교 교육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 목사는 "주일학교 교회 연합 사역을 통해, 봉사활동을 하는 유스 청소년들의 연합 사역도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 있었다"며 "고민을 나누고 함께 기도할 수 있는 믿음의 친구들이 필요한 청소년 시기이기 때문에, 교회 연합 사역은 주일학교뿐 아니라 청소년. 청년부까지 중. 소형 한인 이민교회 차세대 교육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대학생들이 자신의 모교회를 떠나 타교회로 이동할 수 있다'는 연합사역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요즘은 청소년, 대학생들이 교회를 이동하는 것보다, 대학에 가면 신앙을 그만두게 되거나, 교회 생활에 정착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한인 이민 교회가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하며 큰 그림을 가지고, 이들의 교회 정착과 다음 세대까지 신앙이 지속적으로 전수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