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론, 성경을 보는 눈 비뚤어지면 나머지 모두 왜곡돼
교회 청년들, 후배 고3들에 이단 접근 방식 정확히 알려야
구원 관련 타협할 수 없는 부분들 교리로 경계선 정해야
천사가 알려주고, 천국 보고 와도, 결국 성경 없이는 안돼

책에서 양형주 목사는 “성도에게는 교리에 대한 바른 분별력과 저항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성도의 신앙에 교리가 튼튼하게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며 “가짜를 분별하려면 진짜를 제대로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책에서 양형주 목사는 “성도에게는 교리에 대한 바른 분별력과 저항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성도의 신앙에 교리가 튼튼하게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며 “가짜를 분별하려면 진짜를 제대로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지난 상편에 이어 <바이블 백신>을 펴낸 양형주 목사로부터 이단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번 편에서는 한국의 이단들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봤다.

-한국에는 왜 이렇게 이단도, 교주도 많은 걸까요.

"정확하게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제 생각엔 계시론의 기초를 샤머니즘에 두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성경을 보는 눈이 비뚤어지면, 나머지가 모두 왜곡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성경 위에 직통계시가 있습니다.

성경이 궁금하던 차에, '우리 동아리에 성경을 2천 독하신 분이 있다'고 하면 혹해서 따라갑니다. 이 사람이 '네가 소나무 밑에 있을 때부터 보았노라'고 하면 더 혹합니다(웃음). 교주를 강조하면서 '두루마리를 받아먹은 자'라고 합니다. 하나님 말씀이 있는데, 그 말씀 위에 직통계시를 두는 것입니다.

종교(religion)라는 단어의 연원인 라틴어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종교 경전에 기록된 계시를 '다시 읽는다, 반복하다(relegere)'이고, 또 하나는 '다시 묶는다(religare)'입니다.

종교와 무속을 가르는 기준은 '객관적 계시'여야 합니다. 이 '객관적 계시'인 성경에 나를 묶어야 하는데, 우리는 특별계시 또는 직통계시에 묶으려 합니다. 그리스도 예수를 계시한 성경을 붙잡지 않고, 이를 뛰어넘는 것을 자꾸 바라봅니다.

지금 이단들의 뿌리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김백문의 이스라엘 수도원과 황국주가 있습니다. 그 밑에서 박태선과 문선명이 나왔습니다. 김백문을 가르친 스승이 김성도입니다. 개인적 시련을 많이 겪은 자로, 아이가 얼마 안 있어 죽고 힘들고 어려워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다 33세 때 예수님을 영접하고, 밤낮으로 산기도에 몰두했습니다.

1923년 기도하는 중 '입신'을 체험하고 인간의 죄의 원인을 보았는데, 사탄과 성관계를 맺은 하와의 음란에서 시작됐다는 계시를 받았다고 합니다. 여기서 나온 것이 피가름 교리이고, 이것이 통일교와 JMS로 계승됐습니다.

이단도 같이 손잡고 기도하다가 직통계시를 받거나 천국을 보기도 합니다. 신비체험을 하는 이단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천국 가면 예수님과 성도들 사이에 '선생님'이 계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계시가 이상한 것입니다.

'입신'했다고 혹할 것 없습니다. 고린도후서 11장에서 이단들에 대해 말씀하는데, '다른 영을 받게 한다'고 하셨습니다. 사탄도 '광명의 천사'로 가장한다(14절)고 합니다. 그러므로 다른 영이 임해서 환상과 계시를 보여줄 때 100% 여과장치 없이 받아들일 게 아니라, 말씀으로 걸러서 봐야 합니다.

거르지 않고 그냥 받은 직통계시들 때문에, 큰 이단들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가브리엘 천사들에게 계시받은 것이 이슬람이고, 모르나이 천사가 알려준 것이 몰몬경입니다.

천사가 와서 알려주고, 천국에 가서 보고 돌아와도, 결국 성경 없이는 안 됩니다. 말씀을 체계적이고 정확하게, 교리별로 탄탄하게 가르치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체험을 하면, 성경보다 계시를 우위에 둡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체험적으로 무속적인 영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계시를 받은 상태에서 논리적으로 파고 드니 넘어가는 것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우리가 취약한 점이 있습니다. 성령으로 봐야 하는데, 거기에 욕심과 과시욕 등이 틈타면 빗나가게 됩니다. 미혹하는 영에 휩쓸리는 것은, 거짓말을 해서라도 인정받고픈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구해줘
▲한국형 이단을 다룬 드라마 <구해줘>. 혹세무민(惑世誣民)이라는 말의 의미를 절감하게 한다.

-한국의 이단들은 역사 속 이단의 재탕인가요, 아니면 별종인가요.

"많이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최초의 보혜사'를 비롯해 우리나라에 '성공한 보혜사'가 약 40명입니다(웃음). 교회사 최초의 보혜사는 2세기 몬타누스였습니다. 성령이 임해서 보혜사가 됐다면서, 양태론적 삼위일체를 그대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사도신경이 중요합니다. 이단들은 절대 사도신경을 하지 않습니다. 주기도문을 안 하는 곳도 있지요. 형식적으로 대충 넘어갈 것이 아니라, 이런 것일수록 바로 가르치고 왜 이러한 고백을 해야 하는지 강조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기성 교회와 이단 교회의 구분점이 모호해집니다.

신천지의 경우 접근 방식 자체가 성경을 통해 사람을 '재림 보혜사'로 믿게 하기 위해 비유로 계시를 비틀어 놓습니다. 비유는 옛날 오리겐 같은 교부들이 알레고리의 대가였습니다.

신천지는 비유도 그렇지만 삼위일체도 양태론적이고, 삼분적 인간론, 종말론도 상당히 비틀어 놓았습니다. 종말의 때에 새 하늘과 새 땅(신천지)이 우리에게 찾아온다고 하지요. 복합적 이단입니다. 바로 위 선배였던 유재열과 그 위 박태선의 영향에 있습니다.

특별계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의 구원뿐인데, 이단들은 이를 왜곡하기 위해 여러 작업을 겁니다. 비유를 알아야 구원을 받는다거나, 성경에는 아버지 하나님과 어머니 하나님이 있다거나 하면서, 다 기존에 알던 성경을 비틉니다.

'진짜 안식일이 토요일 아니냐?' 하면서 원래 알던 정상적 신앙생활이 잘못 되고 틀렸다는 식으로 도전하고, '이걸 알아야 구원받는다, 유월절을 지켜야 구원받는다' 등으로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주신 특별계시를 왜곡합니다.

구원론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을 믿어서 구원받는 게 아니라, '죄사함과 구원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죄책감이 있으면 구원을 못 받은 것이라고 하지요.

행위를 배제한 깨달음파도 있고, 반대 극단에는 '믿음으로 구원받은 것은 큰 구원이고 최종 구원은 네가 이 땅 가운데 살면서 예수님의 성품으로 변화되고 거룩하게 되었는가를 보고 이뤄진다'는 여호와의 증인들도 있습니다. 예수를 믿긴 믿었지만, 행위가 100% 보장되지 않으면 구원받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양 극단의 스펙트럼을 보면서, 성경과 진리를 어떻게 왜곡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우리가 믿는 것은 오직 '예수 안에 있는 구원'입니다."

-성도들이 가장 헷갈려하거나 쉽게 미혹되는 교리가 무엇입니까.

"계시론입니다. 성경공부를 하는데, 재미있으니 혹합니다. 모든 이단들은 '성경을 잘못 알고 있다'며 미혹을 시작합니다. 결국은 교주를 보혜사로 믿게 만드는 교리이지요.

처음부터 하나님 교리를 대면 안 믿기에, 그럴 듯하게 미혹하기 시작합니다. 미혹 교리는 주로 계시와 구원에 관한 것들입니다. 자꾸 듣다 보면 헷갈리게 됩니다. 베리칩 같은 것들을 홍보지로 나눠주면서, 궁금하지만 속 시원하게 말하지 못하던 것들을 알려주면서 접근하는 것입니다."

-교주 없는 이단도 있나요.

"드물게 없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대부분 교주가 있다고 봐야.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는데, 자꾸 '다른 예수'를 제시합니다.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네가 보는 사람이 재림 예수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워낙 다양하기에, 구원 자체를 비틀려면 대부분 교주가 있어야 혹하기 마련입니다."

바이블 백신
▲바이블 백신 전 2권.

-어디까지가 이단인가요. 우리나라는 그 잣대가 왔다갔다 하는 느낌도 있습니다.

"이단의 판별 기준은 말씀드린 교리의 7개 영역에서 어긋나고 빗나가는가 여부에 있습니다. 어느 정도까지 빗나가느냐에 따라 '이단성이 있다, 예의주시한다, 이단이다' 등의 단계가 있는 걸로 압니다. 각 총회의 기준은 다 알지 못하지만, 대부분의 이단들은 7개 교리 영역 안에서 다 어긋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신학적 논쟁이 필요해서 고민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구원에 관해 타협할 수 없는 부분들은 교리로 경계선을 정해줘야 합니다. 토론이 필요한 부분은 학문적 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한 예로 귀신론 같은 경우는 그 자체보다 배후의 세계관이 문제입니다. 영이 이 땅에 떠돌면서 자손에게 들러붙어 괴롭힌다는 식의 내용 말입니다. 질병의 원인과 치유가 귀신에게 있습니까? 성경적 세계관을 비틀었기에, 이단으로 규정된 것입니다."

-교회들이 이단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이단들이 대학에서 활발히 활동하기 때문에, 교회 청년들이 고3들에게 이단들의 접근 방식을 적나라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교리는 몰라도, 일단 아주 달콤하게 다가오는 여러 방법들을 분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저희 교회도 고3 수능 끝나고 '성격 테스트 하러 가자'고 해서 갔는데 너무 재미있었다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이단이라고 하니 '절대 그럴 리 없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든 그들의 전략을 알려줘야 합니다. 물론 그들은 계속 방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고3 때나 대학 신입생들에게 계시와 예수님에 대해 짧게라도 가르쳐야 합니다. 저희는 방학 때 말씀학교를 열어, 어린이들에게도 계시론과 삼위일체 등을 한 주간 동안 가르칩니다."

이단 전단지
▲정통 기독교의 이단대책 세미나 안내 같지만, 신천지에서 만든 전단지로 알려졌다. ⓒ양 목사 제공

-마지막으로 개인적 비전이 있으시다면..

"'내일 일은 난 몰라요'입니다(웃음). '내 인생에 비전은 없다'는 책을 썼는데, 출판 과정에서 <내 인생에 비전이 보인다>로 바뀌었습니다. 하루 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짧은 목표는 <바이블 백신>이 나왔으니, <계시록 백신>을 따로 집필하는 것입니다. 평신도를 위한 성경강해 해설서 시리즈를 쓰고 있습니다. 이단들이 창세기로도 '장난'을 많이 치기 때문에, <바이블 백신>과도 궤를 같이하는 작업입니다.

'아담 전에 사람이 있었던 거 알아? 하늘의 궁창이 진짜 궁창이었을까?'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성관계에 의한 아담과 하와의 타락 등입니다. 타락론에 대한 정확한 입장들을 창세기에서 자세히 설명하고자 합니다.

로마서는 복음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썼습니다. 이단상담을 하거나 회심자들이 회복할 때 필요한 내용이 창세기, 로마서, 계시록입니다.

이단에서 나온 성도들이 '계시록은 거기가 맞다고 생각한다'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실상은 틀려도, 해석은 맞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잘못된 계시록 해석에 반박하면서, 정통 교회는 어떤 계시록을 붙드는지 알려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