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요섭 교수
(Photo : www.wmu.edu) 전요섭 교수(성결대 기독교 상담학)

개교 30주년을 맞은 월드미션대학교는 한국복음주의상담학회 회장 전요섭 교수와 한국종교학회 종교철학분과위원장 정재현 교수를 초청해 30주년 기념 학술 세미나를 2월 5일, 12일과 14일에 개최했다.

지난 2월 5일(화) 이 대학 채플실에서 열린 첫번째 세미나에서 전요섭 교수(성결대 기독교 상담학)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독교 상담"을 주제로 강연했다.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일자리의 미래'(The future of jobs)라는 보고서에서는, 인공지능 기술로 향후 5년 동안 15개 선진국에서 일자리 500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암울한 미래를 예고한다. 같은해 구글이 만든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로 인공지능으로 일자리를 잃게 되는 현상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닐 것임을 더 분명히 보여줬다. 인공 지능의 발달로 전통적으로 인간의 역할로 여겨졌던 자리에서 인간들은 위협을 받고 있다.

이에 전 교수는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이 인간에게 편리함과 혜택을 주지만, 일자리를 빼앗아 결국 인간이 설 자리가 없어질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신조어 '로보칼립스'를 소개하며 "4차 산업은 인간 소외의 산업이 되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이 방대한 빅데이터를 축적해 각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해도 목회자를 대신해 설교할 수는 없을 것이라 예견하면서도, 인공지능 기기를 이용한 심리치료에 긍정적인 면이 있음을 인정했다.

"한양대학교 생체공학과에서 거짓말 탐지기를 응용해 개발한 기기를 이용해 내담자의 불안-공포 수준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다. 이런 것을 '컴퓨터 기반 심리치료' 기법이라고 하는데, 미국 상담계에서 심도 있게 논의할 주제로 꼽히기도 했다."

또한, 가상세계에 몰입으로 인해 대인관계가 감소하고,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인 '관계'의 단절되는 현상을 우려하며, "관계의 단절은 하나남의 의도가 아니며 정서적, 영적 문제"를 유발하게 될 것이라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로봇으로부터 영적 만족이나, 공감, 위로, 지지, 관계성을 얻으려는 것"을 비인간화로 규정하며,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전해도 영적 영역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맡겨주신 사명이기에 이 일을 기계에게 맡길 수 없다. 영적 치료란, 인간 문제의 치료, 회복의 근원이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하나님과 은혜의 방편으로 연결하여 그 능력을 힘입어 회복되는 것이다.”이라며 기독교 상담만의 고유한 영역이 있음을 강조했다.

2월 12일(화), 14일(목)에는 정재현 교수가 "고통에 대한 오해와 대안 – 인문학적 성찰을 통하여"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고통'을 과거의 죄에 대한 대가로 여기는 인과율적 사고나, 미래를 위한 과정으로 보는 목적론적 이해가 지닌 오류를 지적하며, 전자는 숙명주의에 빠지게 하며 후자는 인간을 수단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가 제시한 대안은 '더불어'의 개념으로 "고통 당하는 자를 정죄하거나, 그 고통을 해석하기 보다는 단지 그 아픔을 함께 나누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