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선교 제 분야 인물들과 네트워크 통해 57명과 공동 저작
선교, 하드웨어에서 '리서치 앤 디벨롭'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의료선교, 요즘 캄보디아 등 가까운 동남아 많이 찾고 있지만
며칠 걸리고 진료 덜 하더라도 아프리카로 가서 직접 경험을
아무래도 가장 필요한 곳은 아프리카 지역입니다. 보건의료가 필요한 곳이고, 이슬람권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비참한 지역들이 여기에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화 연락이 되는 사람들은 다 도심지에 거주하기 때문입니다.
말라위 어느 지역에 갔을 때, 치과의사가 처음 왔다고 했습니다.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에서는 간호사에게 '의사면허를 줄테니 와 줄 수 없느냐'고 할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일이 여전히 일어나지만, 잘 모릅니다. 하지만 단기선교를 많이 가면 알려집니다. '
<현대 의료 선교학>에는 '의료선교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저자만 57명이고, 이들 주 현직 의료 선교사만 45명이다. 얼마 전 KBS <인간극장>에 출연한 마다가스카르 이재훈 선교사, 전주 예수병원장을 지낸 김민철 한국인터서브 이사장, 아프리카미래재단 대표인 박상은 샘병원 대표원장 등 유명 인물들부터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섬기는 선교사들까지 망라했다.
책 자체도 '대작'이다. 크기는 B5보다 큰 199*266mm이고, 791쪽이라 두께가 거의 5cm이다. 양장본 책은 무게만 1.8kg에 달한다. 저자들은 선교 현장의 간증부터 시작해 선교지나 의료 선교의 역사, 전문 사역 소개나 보고 및 다양한 상황과 경험을 담아냈다. 그 자체로 거대한 선교 자료이다. 기획과 편집을 담당한 심재두 선교사는 의료 선교학에 대한 관련 저서와 논문 등 참고자료들이 많지 않은 현실을 안타깝게 여겨 쉽지 않은 이 작업을 시작했다.
<의료선교의 길을 묻다>, <단기 의료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서(이상 공저)>, <선교사 팀 사역과 갈등 해결>, <선교 핸드북> 등 (의료) 선교에 대한 자료 보급과 출간에 힘쓰고 있는 심재두 선교사는 "제가 사역을 시작할 때, 이런 책과 같은 모델이 없어 좌충우돌하며 선교해 왔던 일들이 이제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의료 선교사에 대한 자료들을 더 많이 찾고 그것들이 책으로 출간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 책 이후로 의료 선교가 더욱 연합하고 협력하여 더 체계적이고 기획적이며 더 연구하고 개발(research & development)하여 관련 논문과 공부한 내용이 더욱 많아지고 새로운 노력과 투자를 통해 한국 의료 선교가 더 발전하고 부흥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심재두 선교사는 1980년 한국누가회(KCMF) 원년 멤버 중 하나로 간사와 대표간사,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1993년부터 원동교회 파송으로 알바니아에서 교회 개척과 의료 사역을 시작했고, 현재 의료선교협회 이사와 한국누가회 선교부 이사, 한국 로잔위원회 전문인사역위원장으로 봉사하면서 선교사 네트워크에 힘쓰고 있다. 다음은 책 출간을 기념한 심재두 선교사와의 인터뷰.
-출간 동기가 궁금합니다.
"책이 나오는데 1년 8개월 걸렸습니다(웃음). 우리나라는 선교나 의료선교가 하드웨어 중심입니다. 큰 대회나 세미나를 열고 나면, 남는 게 무엇입니까? 자료도, 사람도 없습니다. 그런 식으로 이제까지 사역해 왔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 나가서 제가 배운 것은, 서구 선교사들은 철저히 '리서치 앤 디벨롭(Research & Develop)' 방식으로 일했습니다. 항상 일기를 쓰거나 기록을 남기고, 이를 모아 책을 펴냅니다.
제가 사역하는 알바니아 상황이 공산주의가 무너진 뒤 초반에 많이 알려진 것도 'Who cares Albania'라는 책을 통해서였습니다. 저도 선교 가기 전 한국에서는 알바니아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었습니다.
이제는 선교나 의료선교가 소프트웨어, '리서치 앤 디벨롭'을 중심으로 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서구 선교사들과 일하게 하시면서, 제게 그들의 사역 접근 방식을 이식시켜 주셨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온 2015년부터 계속 책을 냈습니다. 그러면서 의료선교에 대한 종합 교과서 같은 책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이런 종류의 책은 전우택 교수(연세대)가 한 번 시도한 적이 있고, 저도 두 챕터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의사 선교사들만 참여했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의료 선교에는 '간호 선교사'들의 역할이 큽니다. 그리고 치과는 의사의 수가 적지만 굉장히 힘이 있습니다. 어느 선교지를 가든, 치과는 1등 사역입니다. 남녀노소 환자 아닌 사람이 없기 때문에, 모든 이들로부터 환영받습니다. 제가 내과 의사인데 환자를 보면 며칠이 걸리기도 하고, 나이나 병명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치과는 진단이 쉽고 곧바로 처치가 가능합니다. 입을 '아' 하고 벌리면 바로 나옵니다(웃음).
치과의 장점은 또 있습니다. 내과 의사는 외과 의사와 연결 부문이 적어 교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치과 의사들끼리는 언어가 달라도 용어가 같기 때문에 금방 소통이 됩니다. 현지인 의사들과도 교감이 생겨서 협력하고 동역자가 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또 치과는 일종의 도제 시스템으로, 제자가 생길 수 있어 사역지에서도 열매가 많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모아 의료 선교를 종합할 필요성을 느끼고, 2015년부터 의료선교 여러 분야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몇 권을 먼저 출판하다 보니, 그 분들이 제 사역에 대한 신뢰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60-70명의 사역자들을 접촉해 저까지 총 57명이 참여하게 됐습니다.
저도 선교사로 살아보니, 선교 현장에서 글 쓰기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런 애로사항을 알고 있으니 다듬어 주겠다고 격려하면서 원고를 받았습니다. 한 사람이 두 부분을 쓴 경우도 있고, 부부나 병원 팀이 함께 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서론부터 마지막 설문조사까지 필요한 부분을 모두 채울 수 있었습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작품이네요.
"또 하나의 의도는 이런 교과서 같은 서적이 하나 있어야, 이 책을 인용하고 해서 제2, 제3의 좋은 의료선교 서적들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전에 쓴 책을 인용해서, 새로운 글을 쓰는 분들을 보았습니다. 종합 교과서 같은 책을 근거로 계속 인용해 가면 의료 선교 분야 전체가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의사학회 같은 곳을 가 보면, 절대로 교과서에 나온 내용을 토론하지 않습니다. 책에 없는 내용, 더 발전된 내용을 갖고 토론합니다. 앞으로 의료선교 세미나가 진행된다면, 이 책에 있는 내용을 토대로 보다 발전된 내용들이 논의될 것이고, 더 정밀한 '리서치 앤 디벨롭'도 나올 것입니다. 국가별 의료선교 전략이나 교과서도 나와야 합니다. 캄보디아와 베트남, 라오스 등 동남아 3개국을 묶어서 쓰는 형태도 가능합니다.
책 출간은 의료선교사들을 격려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이들 중에는 30쪽 내외의 자료를 가진 분들이 있습니다. 이 정도로는 책이 나올 수 없지만, 여러 명이 합쳐서 내용을 묶으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자료들을 묵히지 않고 드러내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또 자료나 글을 남기지 않고 사역만 열심히 하는 의료선교사들도 있는데, 그들이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격려와 자극의 의미도 있습니다. 책이 나오면 참여한 의료선교사들은 모두 공동 저자가 되고, 자신을 소개할 때 하나의 경력이 더 늘어나는 '커리어 상승' 효과도 있습니다."
-의료선교를 꿈꾸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의대 학생들부터 간호대나 관련 전문대, 의대 지망생들까지 각자에게 필요한 부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냥 의료선교를 생각하면 막연할 수 있는데, 책을 읽으면서 희망하는 지역도 찾아보고 그곳 선교사와 교제할 수 있는 통로도 될 수 있습니다. 책을 통해 의료선교에 대한 동기 부여나 부르심이 많이 이뤄집니다.
말씀처럼 '믿음은 들음에서 나고, 들음은 전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교 헌신은 '듣는 것'에서부터 나옵니다. 전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강의보다는 책이 훨씬 '임팩트'가 있습니다.
이전에 <선교 핸드북>을 펴낸 이유도 그것입니다. 가는 곳마다 여러 사람들에게서 질문을 받는데, 질문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어느 날, 똑같은 대답을 하고 있는 저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그 책을 썼습니다. 70개 정도의 질문을 생각하고 주제별로 정리했습니다. 이제 왠만한 질문을 받으면 '책을 읽어보라'고 합니다(웃음). 저는 그 책에 나온 내용을 넘어, 그 분들과 더 높은 수준을 이야기하고 싶은 소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선교사님은 어떻게 의료선교의 길을 걷게 되셨는지요.
"제가 쓴 <의료선교의 길을 묻다>에 잘 나와 있습니다(웃음)."
-일반 목회자나 성도들이 읽을만한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의료선교에 대한 '고찰'과 '역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별 의료선교, 이슬람 관련 내용들은 읽으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NGO와 의료선교'도 그렇습니다. 이 부분은 우리나라 NGO 전문가, 코이카(KOICA) 회장과 실행총무가 집필했습니다. 교회들이 NGO 사역을 희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심재두 선교사는 <의료선교의 길을 묻다>에서 "선교 사역을 말하면서 아내를 빠뜨릴 수 없다"며 "아내는 내 삶의 반려자일 뿐 아니라 선교 사역의 가장 친근한 동역자"라고 소개했다. ⓒ이대웅 기자 |
-NGO 이야기가 나왔는데, 기존 NGO들 대신 각 교회가 NGO를 별도 창립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바람직하진 않습니다. 한국교회에는 개교회·개교단 주의가 있지만, 최근에는 파트너십에 대한 강조 또한 많고 관련 세미나도 늘고 있습니다. 요즘은 교회들도 세계 선교를 어느 한 교회나 조직이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연합하려 합니다.
다만 우리나라에는 이런 연합을 잘 엮어줄 능력 있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해외에는 그런 일을 하는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로잔위원회 같은 조직이 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입니다. 막상 NGO를 시작하면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연합해야 합니다.
<현대 의료 선교학>을 완성해 여유가 좀 생겼는데, 'www.단기의료선교.org'를 만들고자 합니다. 7천인 의료선교 네트워크에 대한 비전(www.7000m.org)도 있습니다. 단체채팅방에서 한 선교사가 사용하고 남은 약품을 소개하면, 한 시간도 안 돼 필요한 분들의 연락이 들어옵니다. 장기 의료선교뿐 아니라, 단기 의료선교에 대한 자료도 쌓을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가장 많이 단기 의료선교팀이 방문하는 곳은 어디인가요. 그리고 꼭 필요한데 아직 덜 가는 지역은 어디인가요.
"요즘은 캄보디아를 가장 많이 찾습니다. 예전에는 필리핀이었습니다. 그리고 중국이 2-3위이고, 베트남, 라오스, 태국도 많이 갑니다. 아무래도 가까운 곳들을 중심으로 가게 됩니다.
아무래도 가장 필요한 곳은 아프리카 지역입니다. 보건의료가 필요한 곳이고, 이슬람권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비참한 지역들이 여기에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화 연락이 되는 사람들은 다 도심지에 거주하기 때문입니다.
말라위 어느 지역에 갔을 때, 치과의사가 처음 왔다고 했습니다.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에서는 간호사에게 '의사면허를 줄테니 와 줄 수 없느냐'고 할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일이 여전히 일어나지만, 잘 모릅니다. 하지만 단기선교를 많이 가면 알려집니다.
단기 의료선교의 경우, 진료는 좀 줄이더라도 보건교육을 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시아 지역에서 3일간 2천명을 진료하는 것보다, 멀지만 아프리카 지역으로 가서 수십 명만 진료하더라도 직접 보고 경험하고 사진과 기록을 남겨 주시면 좋겠습니다. 선교사 재배치 문제처럼, 단기선교도 재배치가 필요합니다. 우리에게 아프리카는 여전히 먼 대륙입니다."
-하지만 선교 동원 자체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선교 열기 흉년의 시대입니다. 변진석 한국선교훈련원(GMTC)) 원장이 책에 쓴 것처럼, 지금은 흉년의 시대임을 인정하고 풍년을 대비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우리는 지난 풍년 시절 미리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2030target 이야기를 하지만, 이미 열기가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음을 위한 기도와 함께 사람을 준비해야 합니다. '창조적인 축적'에 집중할 때이지, 일을 벌일 때가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은 책을 내고 의료선교 자원들을 모으는 등의 일을 해서 응집력을 키워야 합니다. 선교사 자녀들을 다음 세대 선교사로 준비시키는 일도 필요합니다. 일찍부터 사역을 가르쳐서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 시대의 사명은 교육시키고 투자하는 것 아닐까요."
-요즘은 단기선교도 예전 같지 않은데요.
"선교는 장기·단기 사역 모두 필요합니다. 단기적으로 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지만, 영혼 구원을 위해서는 단기선교도 굉장히 효과적입니다.
요즘에는 한 선교 지역을 정해서 정기적으로 찾아가는 교회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열매가 많이 나타나고, 중요한 현지인 리더를 얻게 됩니다. 새문안교회의 경우 이를 통해 코트디부아르에 치과를 열었습니다. 현지인 의사를 세우고 단기선교팀이 계속 방문하고 있습니다.
단기선교 전문가들도 만들어내야 합니다. 여기저기 다니기보다, 전략적으로 움직이기만 한다면 단기선교도 장기선교 못지 않게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장기 선교사도 모든 지역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단기 선교사가 필요합니다.
단, 단기의료선교팀의 최고 목표는 선교후원이나 진료가 아니라, '전도'여야 합니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한류(韓流)'를 일으키는 방법입니다. 어느 지역이든 한글학교가 상당히 인기 있습니다. 영어도 중요하지만, 한글을 배우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축구도 한국의 실력이 많이 알려져 있어, 한국을 따라하고 싶어합니다. 야구도 마찬가지고요. 이만수 감독님이 라오스에서 아주 잘 하고 계십니다(웃음)."
-의료선교인 네트워크에 탁월하신데요, 쉽지 않은 '코디네이터' 사역에는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요.
"저 같은 경우는 1980년 시작한 한국누가회(CMF) 원년 멤버입니다. 간사와 사무총장으로 오래 재직하다 보니 인맥이 넓게 포진돼 있습니다. 강의도 많이 다녔고, 의료선교협회를 하면서도 많은 분들과 교제할 수 있었습니다. 제 카카오톡에 4,500명이 등록돼 있습니다(웃음). 이 사역의 장점은 이런 것입니다. 한 모임에서 단기선교를 가는데 안과의사가 필요하다고 해서 바로 연결시켜 드린 적이 있습니다.
둘째로 행정 능력이 필요합니다. 7천인 네트워크 운동에 참여해 주신 의사분들은 제 행정 능력을 인정하십니다. 군의관 시절 본부에서 일하며 행정을 많이 접했습니다. 또 내과 의사는 의사들 중 기록을 가장 많이 하는 편입니다. 꼼꼼할 수밖에 없지요. 알바니아에서 선교사들에게 일기를 쓰게 했고, 다른 사람들이 한 말도 항상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이런 자료들이 책을 쓰는데 굉장한 도움을 줬습니다. 그리고 네트워크 사역을 통해 얻은 신뢰가 있고, 섬김에 대한 부분도 필요합니다."
-최근 KBS1 '인간극장'에 나온 마다가스카르 이재훈 선교사 부부처럼 훌륭한 선교사님들이 많이 계시지요.
"57인의 저자들 중 박세혁 선교사는 모로코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분입니다. 저도 2009년 故 이태석 신부와 함께 '한미 자랑스런 의사상'을 받았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조직이 있다 보니 성자화도 되고 전국 가톨릭교회에 퍼집니다. 하지만 기독교는 성자화가 없고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 때문에 잘 알리지 않으려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꼭 겸손한 것만은 아님을 알게 됐습니다. 사역하던 중 알바니아 정부가 2001년 이후 모든 NGO 활동을 조사한 일이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이제까지 했던 일을 제출하라고 했는데, 너무 조용히 하다 보니 엄청난 일들을 했지만 아무 기록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기록과 영수증 첨부, 각종 서류 작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다음 계획이 궁금해집니다.
"선교 에피소드들을 모아 책을 내볼까 합니다. 벌써 시작했습니다. 20-30명의 선교사와 평신도들이 경험한 에피소드들을 받았습니다. 기록은 있지만 책으로 내기는 어려운 것들을 한데 모아 묶으려 합니다. 의료선교사들뿐 아니라 일반 선교사들도 접촉해 보려 합니다.
더 원하기는 이러한 에피소드들을 웹툰 형태로 만들고 싶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웹툰을 잘 보지 않습니까. 알바니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책이 예수님 이야기를 만화화한 것입니다. '하나님'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나오지 않지만 하나님이 일하셨음을 다 알 수 있는 에스더서 같은 이야기 말입니다. 예수님도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할 때 '메시아'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셨고, C. S. 루이스도 그런 방식으로 영국의 지성인들을 일깨웠습니다.
기독교 기관들도 앱(App)만 만들 것이 아니라 웹툰을 개발해야 합니다. 로잔운동 사역에 대해 웹툰으로 제작해 봤는데, 젊은이들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마인드와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한데, 리더십들이 아직 못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한국 선교와 의료선교가 재부흥되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 제 시간과 우선순위를 기꺼이 내어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왕 할 것, 허공을 치는 듯 할 순 없습니다. 요소에 맞게 필요한 것들을 하고 싶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키우고, 사람을 키워내고, '리서치 앤 디벨롭'을 통해 미래 비전에 영향을 줘서, 장기든 단기든 선교를 우선하는 삶의 패턴이 일어났으면 합니다.
둘째로 웹툰이나 동영상 등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기독교와 선교에 대해 잘 접근할 수 있길 바랍니다. '선교 웹툰인데 재미있네' 하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고, 거기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랍니다. 네트워크를 잘 동원하고, '단기의료선교.org'를 통해 많은 교회와 선교사들이 서로 지원하고 협력하게 하는 일이 아주 중요한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