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대학총장포럼(이사장 김양재 목사)이 '한국교회 위기와 교회 개혁'을 주제로 4일 오후 서울 역삼동 노보텔 앰버서더 프로방스홀에서 개최됐다.

1부 정기총회에서는 신임 회장에 정상운 박사(성결대 전 총장)이 만장일치로 선임됐다. 김희선 장로(나눔은행 대표)는 부이사장에 올랐다.

만찬 후 2부 예배는 정상운 박사 사회로 임승안 박사(나사렛대 총장)의 기도 후 김양재 목사(우리들교회)가 시편 1편 1-3절을 본문으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 문제점에 대한 논의 중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너무 개인 구원에 치중한 것 아닌가' 하는 것이지만,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을 이원론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며 "자살과 이혼, 저출산과 자녀교육, 성범죄와 동성애, 알콜 등 각종 중독과 낙태죄 폐지, 세대간 갈등과 빈부 격차, 3포 세대 등 수많은 문제 가운데 교회가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양재 목사는 "초대교회처럼 교회가 대안공동체, 사회변혁적 공동체가 돼야 한다. 칭의와 성화가 균형 있게 강조돼야 한다"며 "사회구원만 부르짖으면 행위구원과 율법주의로 빠지고, 개인구원에만 집중하면 성화가 약화돼 기복주의, 물량주의, 성공주의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말씀을 묵상하고 적용한다는 것은 믿은대로 '실천'한다는 뜻이다. 시편 1편의 '형통'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며 "우리 인생이 형통한 것은 상황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 상황을 말씀으로 묵상하고 해석할 때 나타난다. 복음이 진짜 복음이 되면 개인과 그 개인이 속한 공동체, 사회와 국가는 반드시 변화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주대준 박사(전 선린대 총장)가 '국가를 위해', 김영만 박사(전 전주비전대 총장)가 '한국 사회를 위해', 최대해 박사(대신대 총장)가 '한국 교회를 위해', 최문자 박사(전 협성대 총장)가 '한국 대학을 위해' 각각 대표기도했다. 예배는 회장 정상운 박사의 인사와 안주훈 박사(서울장신대 총장)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3부 포럼은 조성헌 박사(개신대 총장)를 좌장으로 정일웅 박사(전 총신대 총장)가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새로운 방향과 과제에 대한 제언'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제5회 대학총장포럼
▲포럼에서 정일웅 박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정일웅 박사는 "복음전도 운동을 통해 한국교회가 수적 대부흥의 시대를 맞이했지만, 유감스럽게도 동시에 분열의 시대가 극대화됐다"며 "한국교회 초기 '자전·자치·자립'의 네비우스 선교정책이, 산업화와 현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상대적으로 명분 없이 교회를 분리하고 사소한 일들로 공동체를 깨뜨리는 개교파주의적 모습에 부정적 영향을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정 박사는 "한국교회 다수를 점하는 장로교회만 1980년대 이후 200여개 이상의 군소교파로 나눠진 것은 대부분 정치적 주도권 쟁탈이나 개인주의적 소유욕에 휩쓸린 결과"라며 "이러한 태도는 사회적 공신력을 상실할 뿐 아니라 교단 내적으로도 교회 공동체성의 위기를 경험하는 문제를 안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이라도 한국교회가 교파를 뛰어넘어 신앙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서로 뭉치고 연합하여, 서로 돕는 협력 차원에서 복음 전파를 힘쓰지 않는다면, 이 시대 복음 전파의 사명 감당은 더욱 한계에 직면하게 되고 한국교회는 더욱 위축되는 어려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일웅 박사는 한국교회 연합운동 방안으로 "그간 서로 다르다는 주장을 많이 해 왔지만, 그 다름의 강조를 멈추고 서로 공통되며 공유할 것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며 "진보와 보수 교회 사이에서도 그러하고, 특히 WCC에 관한 이해에 있어서도 새로운 신학적 검토가 요망된다"고 말했다.

또 "보수와 진보 사이의 구원론에 있어서도 진보 교회는 개인 구원의 중요성에 대한 진지한 신학적 성찰이 요구된다"며 "보수 교회는 사회 구원의 필요성과 일치된 통전적 기독교 구원론의 새로운 시각으로 이 시대의 복음 전파를 교회연합 차원에서 실현하도록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박사는 "이러한 교회연합은 종교개혁의 신앙과 전통을 이어온 역사적으로 분피된 교파들이 하나의 교파에로 통합하자는 것이 아니라, 기존 교파의 역사와 전통을 존중하면서 이 시대의 복음 전파를 위해 서로 연대하고 힘을 모으는 일이 시급히 요구된다"며 "그러한 방법으로 접근할 때, 한국교회는 연합된 힘으로 주님이 원하시는 이 시대의 복음 전파에 더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적 과제로는 ①세계를 향한 복음 전파의 사명 수행 ②사회와 이웃을 섬기는 봉사의 사명 수행 ③이단 방어와 복음의 진리 수호 과제 수행 ④기독교 신앙의 가르침의 통일성을 견지하는 노력 ⑤대사회와 대정부, 대국제간, 대북한 간에 일어나는 정치적·사회적 일들에 대해 복음과 하나님 나라 진리의 관점에서 한국교회의 입장을 한 목소리로 대변하는 역할 등을 꼽았다.

정일웅 박사는 "이러한 생각들이 현실을 무시한 환상적이고 유토피아적인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지난 4년간 신앙의 역사와 전통이 다른 대학 총장님들과 교파를 초월한 아름다운 교제를 경험하면서 도전을 받고 고민해 온 문제들"이라며 "우리 모두 그리스도 안에 있는 형제자매들임과, 성경이 하나님 말씀이고 삼위일체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가 구주이심을 믿는 같은 신앙을 가진 분들임을 확인했다. 특히 기독대학총장포럼이야말로 이러한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가장 모범적 모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정리했다.

전·현직 대학총장 모임인 한국대학기독총장포럼은 학문과 대학경영의 경험을 살려 대학 간 연대와 새로운 정보공유, 상호간 친목을 도모하며, 나아가 대학 사회의 발전과 한국교회를 새롭게 회복하는 일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14년 5월 설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