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나비(상임대표 김영한 박사)가 25일 오후 서울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와 기독교'라는 주제로 제16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샬롬나비 상임대표인 김영한 박사의 기조강연에 이은 정기철 박사(여수성광교회 담임), 전요섭 교수(성결대), 이정현 박사(소망교회 담임)의 강연과 이상원 교수(총신대), 이상직 박사(전 호서대 부총장) 및 발표자들이 참여한 종합토론 순서로 진행됐다.

 

▲김영한 박사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Photo : ) ▲김영한 박사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인생의 목적과 가치, 더 절실히 종교에서 찾을 것"

먼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독교 신앙'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김영한 박사는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로봇, 드론, 가상현실의 기술적 동인이 가져다 준 초연결과 초지능의 혁명"이라며, 이로 인해 예상되는 현상은 "인공지능이 대체할 노동력의 위기, 빅데이터 및 분석기능을 활용한 새로운 기업 모델의 등장, 클라우드와 같은 새로운 플랫폼 채널을 통한 초연결성 강화 등"이라고 했다.

이어 김 박사는 이와 같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기독교 신앙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고찰했다. 그는 "인간은 첨단 과학기술, 인공지능을 발전시키되 이것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진지하게 각성해야 한다"며 "인공지능은 생명의 존엄과 가치를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신기술의 발전을 인간과 무관하게 또는 인간과 대립해서 생각하려는 태도는 잘못된 성찰"이라며 "인간이 해야 할 일은 신기술인 인공지능의 발전 방향을 견인하고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특히 김 박사는 "빅데이터가 사람들의 내면의 문제까지 해결해 줄 수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 기술이 사람의 마음 속 공간을 채우지는 못할 것"이라며 "그 공간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영성일 수밖에 없다. 기독교의 과제는 아직 공동체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사람들에게 다시 진지하게 인간과 하나님,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사람들은 더 절실히 인생의 목적과 추구해야 할 가치를 종교로부터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며 "미래 교회의 방향성은 인공지능이 메울 수 없는 영성의 차원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므로 교회는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인간에게 무엇보다 인생의 목적과 추구해야 할 가치, 삶의 윤리에 대해 명료하게 해답을 제시하는 성경 말씀을 철저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박사는 "인공지능은 인간 자율성이 아니라 신율성에 의해 지배돼야 한다. 신율성은 하나님 말씀이 인간의 공동체를 지배하는 신적인 사랑과 질서"라며 "인공지능이 추구하는 효율성과 합리성은 신율성의 가치, 사랑이라는 나눔과 섬김에 의해 규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샬롬나비
▲학술대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인간은 영적 존재, 하나님만이 치료"

 

이어 첫 발표자로 나선 정기철 박사는 '제4차 산업혁명과 신학'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정 박사는 "인공지능은 인류를 파괴할 위험인가, 하나님 나라의 선한 도구인가? 신학은 자연과학 및 사회과학을 포함하는 통합학문의 틀 안에서 인공지능의 기술이 가져올 미래를 예측하고 결과에 관해 숙고해야 한다"고 했다.

정 박사는 또, 얼마전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세미나에서 나인선 박사가 발표한 내용을 인용하며 "산업혁명 이전에도 과학 기술의 발달에 대한 신학적 통찰이 있었지만, 4차 산업혁명의 주제에 대해서는 특히 '특이점 인공지능'은 기존의 전통적인 종교들이 약속한 행복과 평화, 번영, 심지어 영생마저도 사후 천상을 통해서가 아니라 지금 이곳에서 기술을 통해 실현하겠다고 할 것인데, 이에 대한 신학적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다음으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기독교상담적 대응'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전요섭 박사는 "상담 및 심리치료의 획기적인 발전이 이룩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독교상담은 그것이 기독교상담인지 일반상담인지 경계가 모호하지 않도록 은혜의 방편을 활용함으로써 더욱 기독교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담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전 박사는 "인간은 근본적으로 영적 존재여서 영적 치료가 되지 않으면 온전한 전인적 치유에 이르지 못한다는 것을 최첨단 과학시대에도 깨닫게 될 것"이라며 "영적 치료라는 것은 인간 문제의 치료와 회복, 그리고 변화의 근원이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하나님과 은혜의 방편으로 연결하여 그 능력을 힘입어 회복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일반상담 및 심리치료로는 도저히 접근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로봇의 설교? 성경적이지 않다"

끝으로 '제4차 산업혁명 시대 속에서의 설교'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정현 박사는 "만약 설교봇 시대가 오면 그것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분야가 설교원고 작성과 직접 설교를 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박사는 그러나 "하나님과의 영적 교제가 없고 설교자의 인격이 담기지 않았으며 성도를 향한 사랑이 결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설교자 개인의 체험도 배제되고 무엇보다 기도를 통한 성령의 감동이 들어있지 않은 설교문이, 그것이 아무리 지적으로 훌륭하다한들 진정한 의미에서의 설교문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샬롬나비
▲마지막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정현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 박사 왼쪽은 좌장을 맡은 신현수 교수(평택대), 오른쪽은 논평자인 김재성 교수(국제신대). ⓒ김진영 기자

그러면서도 이 박사는 "이런 의문과 단점에도 불구하고 성경의 원문과 기타 폭넓은 지적 정보는 설교자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러므로 하나님이 주신 기계문명의 유익은 최대한 수용하되 그것이 할 수 없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 영역의 일은 설교자가 게으름을 피우지 말고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설교자가 고성능 인터넷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의 결과를 활용해 설교를 준비할 수는 있지만, 설교봇과 같은 것이 설교자를 대신히 강단에 올라 설교하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다고 했다.

그는 "그리스도께서 기계를 위해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지 않으셨고, 또한 기계는 예수님을 믿어 구원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생명을 전달할 수 없다"며 "또한 주님에 의해 설교자로 부름받지 않았고, 설교자의 인격을 갖추지 못했으며, 설교를 자기에 적용시킬 수 없고, 회중을 위해 회개할 자처럼 서지 못하며 하나님이 그 입에 말씀을 주지 않으셨다. 그러므로 설교봇은 설교자와 예배자의 자격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강단에 서면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