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낮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에서는 수요예배 직후 양춘길 목사와 기자들이 만나는 자리가 마련됐다. 양 목사와 필그림교회 2천 여 성도들은 동성애자 성직 임명과 동성애자 결혼 허용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 최대 장로교단인 미국장로교(PCUSA)에 탈퇴의사를 밝히고, 그로 인해 기존의 예배당 재산권까지 잃게 됐다. 그러나 이들은 교단을 나와 '필그림선교교회'로 새롭게 출발했다.
양춘길 목사는 먼저 "미국 내 한인교회들은 모두 동성애를 반대 한다"고 밝히고, "다만 교회들의 선택은 다른데, 교단에 남은 교회들도 있고 떠난 곳도 있다"면서 "교단에 남았다고 해서 모두 다 동성애를 찬성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양 목사는 2011년 교단에서 처음 동성애자 안수를 통과시켰다고 밝히고, 그 일 직후 필그림교회 당회가 모여 이야기를 나눌 때 목회자나 성도들 모두 성경대로 살아갈 것들 다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시작부터 리더십이 하나 된 것, 당회가 하나 된 것이 얼마나 중요했던지 모른다"고 말하고, "의견 차이는 약간 있었을지언정 교단을 떠난다는 의지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고 했다.
필그림 성도들은 그렇게 준비해서 노회가 준비한 은혜로운 결별정책을 4년여에 걸쳐 모두 충족시켰다고 한다. 공동의회도 2번 모였는데, 교회 자체적으로 투표한 첫 공동의회에서는 성도 98%가 교단을 떠나기로 했었고, 이것을 노회가 인정하지 않아 1년 후 노회가 직접 공동의회를 주관해 한 투표에서도 큰 차이없이 성도 97%가 교단을 떠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 노회는 마지막 2016년 11월 노회에서 "필그림교회는 교단을 떠날 수 없다"고 막았다고 양 목사는 전했다.
그래서 필그림 성도들은 다시금 2017년 8월 공동의회를 열었고, 노회가 가지 못하게 해도 우린 타협하지 않겠다며 독립선언을 했다고 한다. 양 목사는 "건물을 빼앗길 것을 알았지만, 동성애를 반대하는 교단(ECO)에 가입했다"면서 "그 때도 성도 98%가 독립하고 나가자고 찬성했다"고 했다. 결국 노회는 그해 9월 말 세상법정에 양 목사와 당회원들을 고소했고, 아예 교회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금지명령까지 발동했다고 한다. 죄목은 "담임 목사와 당회원들이 성도들을 잘못 인도했다"는 것으로, 그렇기에 이들이 교회를 떠나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가 속한 주, 노회는 3일 내로 담임목사와 당회원들이 자신들의 물건을 챙겨 교회에서 나가라고 명령했다. 재판이 이뤄질 때까지 접근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들은 노회 행정전권위원회로 당회 역할을 하고, 임시당회장이 파송됐으며, 교회는 PCUSA의 것이라 선언했다. 양 목사는 "그 때 우리도 당회를 열고 공동의회를 했는데, 94.2%가 '다 같이 건물도 포기하고 나가자'고 했다"면서 "12월 25일 성탄예배를 그 건물에서의 마지막 예배로 드린 후, 12월 31일 그 해 마지막 예배는 나가서 드렸다"고 설명했다.
양춘길 목사는 "작년이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였는데, 교회 표어는 '성경으로 돌아가자'였다"고 밝히고, "하나님께서 종교개혁 500주년 마지막 주일 성경말씀 따라 결단하고 나설 수 있게 하셨다"면서 "그 때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를 먼저 새롭게 변화시켜 이 시대 개혁의 불씨로 쓰시려 하나보다 그런 마음을 갖게 해주셨다"고 이야기 했다.
비록 현재는 이웃 교회와 학교 등을 예배당으로 빌려 쓰는 처지이지만, 그 이후 성도들은 마음이 하나 됐고, 더 많은 이들이 예배에 출석하게 됐다고 한다. 양 목사는 "이 모든 과정 속에서 그런 믿음의 결단을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시고 진리의 말씀을 온전히 붙잡고 갈 수 있도록 도우신 성령께 먼저 감사 드린다"고 했다. 또 그는 "개인적으로는 성도들에게 정말 감사 드린다"고 밝히고, "당회를 비롯해 성도들이 하나 되니 가끔 흔들렸던 본인의 마음도 다시 새로워지고, 그러한 성도들을 바라볼 때 마음속에 '내게 맡겨주신 이 양들을 위해 죽도록 충성해야 겠다'라는 다짐을 다시금 갖게 됐다"고 했다.
양춘길 목사는 "이 과정 속에서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교훈과 도전이 있는데 그것은 교회가 본질적인 사명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라 했다. 때문에 새롭게 시작하는 '필그림선교교회'는 '선교적 교회'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동성애는 받아들일 수 없지만, 동성애자들은 받아들이고 사랑해야 하며, 그들이 치유 받고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면서 "사랑하기 힘든 사람조차 사랑하게 만드시는 사랑의 역량을 하나님께서 키워주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더 나아가 그는 "연합에 앞장서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교회들이 연합해 하나님 나라를 만드는 선교적 교회 운동에 앞장서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 양 목사는 "미국에서는 동성애를 죄라고 선포하면 차별로 몰릴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때문에 그는 그것을 의식하면서도, 말씀을 전할 때는 성경 그대로 "동성애는 죄"라는 사실을 인용한다고 했다. 그는 "이것조차 시비에 걸릴 수도 있겠으나, 이것은 우리에게 주신 사명"이라며 "여호와 말씀은 받은 대로 선포해야 한다. 결과는 하나님께서 책임지시는 것"이라 했다.
더 나아가 양 목사는 "동성애와 싸우는 것, 동성애가 번져 나가는 상황 가운데 하나님 말씀, 진리를 고수하는 것, 이것은 순교자적 자세로 해야만 한다"고 밝히고, "우리는 고작 건물을 포기하고 나온 것이지만, 그보다 더한 일들이 미국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순교자적 믿음이 살아야 하나님 말씀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 했다.
또 양 목사는 "미국이 계속 이대로 가다보면 결국 성경이 금기 도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고, "불법 책이 되어 성경을 판매하지 못하거나 동성애 내용을 다 바꾸던지 해야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청교도가 세웠던 기독교 국가인데, 기도하는 것이 있다"고 말하고, "작년이 종교개혁 500주년이었다면 2년 후인 2020년은 청교도가 미국에 도착한지 400년이 되는 해"라며 "하나님께 이 청교도 신앙이 회복되는 시작점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춘길 목사는 한국교회의 동성애 대처가 미국교회보다는 앞섰다고 평가했다. 그는 "예방 차원에서 확실하게 막지 않으면 한 번 넘어지면 되돌리기 어렵다"고 말하고, "그런 면에서 강하게 나가는 것은 좋다"고 했다. 다만 그는 "한국교회가 더 연합해야 한다고 생각 된다"고 말하고, "이것은 교단만의 문제가 아닌 기독교의 문제"라며 "하나님 말씀의 권위, 창조의 질서, 이것은 어느 교단이고 다를 바가 없다. 교단을 초월해서 연합을 이루고 이 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양 목사는 "모든 한인교회들이 동성애를 반대하고 있으니 교단 내 남은 교회들은 교단 내에서 성경으로 돌아가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나온 교회들은 밖에서 투쟁하면서 한 목적을 향해 나가고자 한다"면서 "이러한 교회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양춘길 목사는 기자회견 전 새에덴교회 수요예배에서 비슷한 내용으로 성도들에게 설교를 전했다. 행사는 새에덴교회가 주최했고,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영안교회, 한소망교회 등도 함께 공동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