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기천 교수(장신대)가 명성교회 사태와 관련, 교단의 세습방지법 자체를 반대하며 '후임목회자의 계승을 결정하는 권한은 지교회에 있다'는 내용의 칼럼을 23일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소 교수는 "세습이냐 대물림이냐가 아니라, 한 교회를 평생 일구어 온 전임자에 이어 목회를 흔들림 없이 이어가는 '계속 목회'가 얼마나 성공적이냐가 새로운 관심사가 돼야 한다"며 "물론 새노래명성교회의 담임목사인 아들이 명성교회의 원로목사인 부친의 '계속 목회'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은 현재 예장 통합 교단의 세습방지법에 비추어 볼 때 '악법도 법'이기 때문에 당연시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회는 누군가 사임하면 아들이 아니더라도 그 뒤를 이어가는 것이 자명한 일"이라며 "이미 여러 대형교회들이 후임자를 직계나 사위가 아닌 제3의 인물에 맡겨 후임목사직을 이어가게 하였지만, 심지어 몇몇 신학교 교수 출신들을 포함한 일부 목회자들이 제대로 검증된 목회감각을 발휘하지 못한 채 부임해 많은 소송과 불행한 일을 스스로 자초한 일들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후임자들이 한 번 자리를 꿰차면 스스로 자리를 지키기에 급급한 현실도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에 대해 "이런 경우 후임자와 전임자의 관계가 악화되어 볼썽사나운 소송 전에 휘말린 대형교회가 하나 둘이 아니다"며 "이 점에서 후임자에게 무조건 목회적 계승을 못하게 하는 것도 사실상 대안은 아니다"고 했다.

소기천 교수는 "2017년 10월 24일 명성교회가 (새노래명성교회와의) 합병안을 폐기하고 다시 김하나를 위임목사로 단순히 청빙하는 안을 서울동남노회에 상정해 허락을 받았다"며 "그럼에도 해당 노회가 노회를 앞두고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총회 임원회에 유권해석을 반복 의뢰하는 것은 결코 책임적인 모습이 아니다. 이미 교단 헌법위원회가 제102회 총회를 앞두고 세습방지법이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고 그 안건이 보고된 상황이므로 세습방지법은 무용지물이 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소 교수는 "이 일로 교계는 다시 술렁였고, 대형교회 은퇴목사 중 한 분은 이념으로 무장된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소위 '세반연'에서 자신과 신학교 졸업동기인 71기임에도, 포퓰리즘을 이용해 '목숨을 건 교회개혁'이라는 희한한 구호를 외치면서 '김하나님(?)의 변측 세습을 막겠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운운하고, 급기야 이런 비극적 사태를 스스로 자초해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컬으며 십계명의 제3조를 범하는 사태에 이르렀다"며 "이렇게 십계명을 폄하하면서까지 하나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모습은 SNS 상에서 장신대 책임자를 막론하고 동문과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무분별하게 번지고 있는 양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긴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기관보다 명성교회가 지금까지 김하나를 길러냈고 유학시켰고 부목사로 훈련시켰고 교회까지 분립시켜 목회를 충분하게 연습할 수 있도록 했다면, 그만한 경쟁력을 갖춘 후임자도 쉽게 찾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지난 1년 6개월여 동안 후임목사 청빙위원회가 고심한 끝에 고육지책으로 내린 결정"이라며 "이일에 대해 이미 몇몇 반대성명서가 있었고, 심지어 그를 길러내고 더구나 명성교회로부터 많은 후원금과 장학금을 지원받은 장신대까지 2017년 3월에 교수평의회를 중심으로 몇몇 교수들이 너무 급한 나머지 몇 시간 만에 지방에 흩어진 6개의 교단 신학교에서 이미 작성돼 올라온 졸속 성명서에 경솔하게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소 교수는 "이에 뒤질세라 2017년 11월 14일 오후 7시 장신대 4개 학생회(신대원, 총학, 여학우회, 목연학우회)는 공동으로 '세습반대를 위한 촛불 기도회(세반연 공동대표가 설교)'를 개최했다"며 "이 모임은 이미 세반연과 치밀하게 사전기획된 것으로, 모임 직후 곧바로 종편방송인 jtbc 9시 뉴스 1부와 2부에 방영되어 논란을 증폭시켰다. 과연 장신대 행사가 이렇게 거의 동시에 정규방송 TV 뉴스에 중계방송될 정도로 철저히 기획된 적이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후임자 선정은 전적으로 해당 교회가 적법한 절차에 따른 고유한 결정이므로, 총회나 노회 혹은 심지어 신학교와 종편방송까지 나서서 반대하는 것은 지교회를 업신여기는 경솔한 태도이므로 모양새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모든 결정은 지교회가 책임을 지고, 해당 노회와 후임 위임목사에 관한 노회 허락을 획득하기 위해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서 확정할 사안에 지나지 않는데, 이를 너무 정치적으로 확대해석하여 불필요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 교수는 "명성교회가 속한 시찰회와 해당 노회가 이 일을 심의하여 결정하게 하는 것이 정당한 절차다. 목사 직분은 노회 소속으로 해당 노회가 관할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뿐만 아니라, 이미 몇 년에 걸친 후임 담임목사직을 계승할 수 있는 준비 과정을 충분히 거친 김하나를 '편법 세습'이라고만 낙인찍지 말고, 오히려 성공적인 '계속 목회'를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위임목사로 청빙한 후임목사 청빙위원회와 당회의 결정을 그 어떤 기관보다 명성교회의 교인들 스스로도 존중하고 '계승 목회'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소기천 교수는 "이미 결정이 된 이상, 공동의회에 참석하지 않은 나머지 교인도 결론을 중시하고 성공적인 '계속 목회'가 이어질 수 있도록 결과를 받아들이고, 지교회도 무거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김하나 자신도 부패한 지위는 철저하게 자정 기능을 하지 않으면 타락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당회와 더불어 새롭게 명성교회가 새롭게 감당해야 할 사명을 생각하며, 겸손히 자신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가장 낮은 자세로 가난하고 고통당하는 교인들을 지극 정성으로 섬기기 위해 한 마음 한 신앙으로 굳게 뭉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성경적으로 제자장직의 계승을 구약성경을 중시한 유대교가 전통적으로 이어온 정황을 깊이 고려하면,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긴다"고 여운을 남기면서 '다음에 계속'이라고 예고했다.

소 교수는 지난 19일 '소위 세습방지법, 그대로 둘 것인가?'라는 제목의 앞선 칼럼을 통해 "세습방지법은 세습을 반대하지만, 사실 세습은 성경적 용어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상장 계열사를 넘긴 후 즉시 일감을 몰아준 다음에 비상장 계열사가 올린 수익으로 나머지 계열사들의 지분을 사들이도록 하여 증여세를 한 푼도 내지 않고 그룹의 지배력을 넘겨받게 하는 소위 경영세습을 '승계'라고 하는데, 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계승'이란 단어와 비슷한 말이라고만 명시돼 있으나, 오히려 계승은 '조상의 전통이나 문화유산, 업적 따위를 물려받아 이어 나감'이라고 정의함으로써 보다 더 심원하게 설명돼 있다"며 "사회용어인 세습과 경제용어인 승계와 달리, 계승과 반차 혹은 계열이 성경에 직접 사용된 단어이므로 그 성경적 의미를 찾아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합 총회가 2013년 9월에 명성교회에서 제98회 총회를 개최하고, 84%의 찬성으로 소위 세습방지법을 제정했다. 이것은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한 것이지, 성경의 가르침에 근거한 법제정이 아니다"며 "그러나 이 규정에 의하면, 해당 교회에서 사임(사직) 또는 은퇴하는 위임(담임)목사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직계비속 배우자는 후임으로 청빙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해당 교회에서 시무장로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도 청빙될 수 없다. 그러나 대형교회의 대물림을 막아보겠다는 이러한 결의는 현실에서 정반대로 나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여, 현재 기본권 침해라는 헌법위원회의 유권해석도 제기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런 일은 교회가 사회적 금수저 논란에 편승하여 불필요한 법을 만들어 교회의 거룩한 이미지를 스스로 실추시키고, 더구나 반기독교를 표방하는 시민단체들과 연계된 소위 '세반연'마저 나서 해당교회 앞에 시위까지 하는 암담한 상황을 불러와 세상을 항한 전도의 길도 막는 비극을 초래할 뿐 아니라, 심지어 예수를 닮아가는 정신인 사랑과 희생을 통해 밑바닥에서부터 눈물로 교회를 일구어온 일선 목회자들에게도 심각한 자괴감을 안겨주는 공연한 일을 만들고 있다"며 "이 모든 책임은 잘못된 법을 만든 교단에 있음에도 지교회에 그 책임을 떠넘기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