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2년 6개월 간 억류됐다 지난달 9일 석방된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임현수 목사가 최근 방한해 지난 24일 선한목자교회(유기성 목사)에서 주일예배 설교를 전했다. 

시편 119편 67, 71절을 본문으로 '고난은 제3의 성례'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한 임 목사는 북한에서 억류됐던 경험을 토대로 고난 속에서 체험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성도들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고초를 겪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임 목사의 목소리는 우렁찼고 눈빛은 살아 있었다.

임 목사는 설교에 앞서 석방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신 성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그는 자신이 석방된 것은 성도들의 기도를 통해 허락하신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고 주권이었다고 고백하면서 "고난은 세례, 성찬과 함께 제3의 성례라고 하지 않느냐. (북한에서의 억류 경험을 통해) 고난이 축복이었다는 것을 배웠다. 2년 6개월 동안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지만 말로 다할 수 없는 하나님의 축복이자 은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 6개월 9일 동안 겪었던 고난의 삶이 30년간 목회했던 시간보다 더 값진 시간이었다. 북한 주민들이 겪는 고난에 동참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면서 "북한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그들을 용서했다. 언어폭력으로 괴롭히고 위협이 되었던 이들도 모두 나를 연단시키도록 사용하신 하나님의 도구였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1996년부터 북한에서 가난과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비롯한 북한 주민들을 위해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하는 활동을 해왔다. 그는 "북한을 방문했는데 양식이 아무것도 없고 어린 아이들이 오랜 기간 밥을 먹지 못해 굶어 죽어가고 있었다. 그들을 내버려 둘 수 없어 지난 10년간 고아원과 양로원을 설립하고 캐나다에서 북한까지 비행기로 150번 오가며 도와주었다. 그런데 나에게 돌아온 결과는 사형 구형이었다"면서 억류됐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나는 북한 주민에게 '주는 자'의 입장이었지만 그들이 사는 고난의 삶에 동참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2년 6개월 간 중노동에 시달렸는데 그러한 노동은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사는 모습"이라며 "북한 동포들이 겪는 고난이 어떠한 것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성경에 나타난 고난을 겪은 인물들인 요셉, 다윗, 예레미야, 바울, 베드로 등을 떠올리며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떠올릴 때 마음이 평안해졌다면서 "'열심히 그들을 도와준 대가가 이것인가'라는 생각에 처음 종신형을 받았을 때에는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컸다. 하지만 예수님을 생각하는 순간부터 마음의 짐이 깃털처럼 가벼워지기 시작했다"고 고난을 어떻게 이겨냈는지에 대해 나누었다.   

하나님께서는 임 목사에게 끊임없이 환상과 꿈을 통해 위로와 희망을 주셨다. 어떠한 인간적인 시도를 통해서도 그를 석방할 수 없었지만 하나님께서 움직이셨을 때 불가능해 보였던 석방이 가능해졌다. 

임 목사는 "모든 것을 합력하여 아름답게 만드시는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때가 있다"면서 "중노동을 하면서 너무 힘들 때 언제까지 여기 두실 것인지 하나님께 물었다. 그럴 때마다 욥기서 23장 10절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 같이 나오리라'라는 말씀을 주셨다. 더 기도했더니 하박국서의 '비록 더딜지라도 기다리라'는 말씀을 주셨다. 나중에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그 분께서 정하신 최선의 시간에 석방시켜 주실 것이라 믿고 기다렸다. 기다리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교화소에 억류되어 있던 매일 하루에 8시간 노동을 해야 했다. 4-50명이 되는 군인이 24시간 보초를 서며 지키고 있었고 감시 카메라 수십대가 그가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겨울에 언 땅을 깨는 것과 석탄을 캐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는 그는 영하 24~5도의 겨울에 양말 네개를 신고 비닐로 덮어도 발이 너무 시려웠으며 엄동설한에도 하루 8시간을 꽉 채워 일을 해야 했기에 육체적인 고통이 밀려왔다고 한다. 정신적인 고통도 그를 괴롭혔는데 언어폭력으로 그를 괴롭히는 북한 군인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 십이지장 장애가 왔고 3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설사를 해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그러나 그런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총이 있었다고 했다. 임 목사는 "어느 날 땡볕에서 일하다 보니 너무 더워 '바람을 좀 보내주세요'라고 기도했다. 산으로 둘러쌓여 바람이 한 점도 안 불었는데 기도하자마자 대형 선풍기를 튼 것 처럼 바람이 몰려들었다. 너무 시원하고 기분이 좋아서 찬양이 절로 나왔고 즐겁게 일했다"고 간증을 전했다.  

또한 임 목사는 감옥 안에서 영성을 관리하는데 게을리 하지 않았다. 주일예배를 홀로 감옥에서 드렸으며 성경을 묵상하고 암송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30년 간의 목회 경험 가운데 깨달았던 바를 기도하면서 글로 끊임없이 적었다. 몸이 병약해져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병원으로 이송되었는데 그 곳에서도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기를 쉬지않았다고. 

임 목사는 "북한에서는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잡지, 인터넷도 볼 수 없다. 오직 말씀과 기도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으니 제 삶이 얼마나 풍성해졌겠는가. 마치 수도원과 같이 노동과 기도, 말씀 묵상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임 목사는 북한에서 보여주신 비전에 대해 나누기도 했다. 임 목사는 농업을 기반으로 평신도들이 자비량으로 선교할 수 있도록 돕는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라며 "백만 선교사 파송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셨다. 이제는 평신도, 전문인, 자비량 선교시대가 되었다. 잠들어있던 평신도들이 깨어나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해야 한다"면서 "아직 복음을 듣지 못한 미전도종족이 많이 있다. 누가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겠나. 다른 사람에게 미루지 말고 우리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목사는 또한 북한을 위해 기도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미국와 북한이 대치하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위기 상황에서 심판을 유보해 주실 것을 간절히 기도하는 중보기도자들이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지금은 불필요한 이념논쟁을 하거나 미국이나 중국 등 강대국을 바라보고만 있을 때가 아니다. 전쟁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다. 지금은 하나님께 기도할 때"라며 민족 복음화를 위해 기도할 것을 요청했다.

임 목사는 마지막으로 "이 민족이 헛된 꿈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꿈을 꾸게 하시고 무너져 가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백성이 되게 하소서.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로 살아가게 하시고 구원 받은 영혼들이 날마다 주의 교회를 채우는 역사가 있게 하소서"라고 기도하며 설교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