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8/10)부터 오늘까지 우리 교회에서는 제 3회 한국기독과학자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 기독과학자대회는 대회 명칭 그대로 한국인으로서,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고 과학자로서 하나님께서 부르신 소명을 확인하고 또한 자신들에게 위임하신 사명을 새롭게 하기 위하여 우리 교회에 속한 이들을 중심으로 3년 전에 시작된 과학자들의 생활 신앙운동입니다. 올해 대회는 “하나님을 기뻐하는 과학자”라는 주제로 모이고 있는데 이 주제를 처음 들었을 때는 그냥 여느 크리스천들의 모임에서든지 쉽게 내걸 수 있는 평범한 주제처럼 들렸는데 한번 다시 깊게 새겨보니 우리 신앙의 본질을 묻는 무게 있는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쁨”은 성경에 많이 나오는 말 중의 하나이며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도 신앙을 통한 삶의 기쁨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기독교를 “기쁨의 종교”라고 부를 만큼 우리 신앙생활에서 기쁨은 신앙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신앙을 통해 삶의 기쁨을 경험하는 것을 은총으로 여기고 있으며, 만약 신앙생활하면서도 삶에 기쁨이 없다면 그것은 잘못된 신앙이라고 여기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믿음을 통해 우리의 삶속에 우리가 아직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기쁨을 경험하게 하시고 또한 우리의 삶속에 잊혔거나 잃어버린 기쁨을 회복시켜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기쁘게 살수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소중한 은총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쁘게 사는 것이 하도 소중하다보니 자칫 우리는 우리가 신앙생활하는 것이 우리가 기쁘게 살기 위해서 하는 것으로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삶의 기쁨이란 믿는 자들에게 거저 주시는 하나님의 은총임에도 불구하고 그 은총이 너무 좋다보니 그것을 얻기 위해서 믿음 생활을 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는 신앙의 목적이 우리가 기쁘게 사는 것이라고 한다면, 자칫 우리의 믿음이 변질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즉,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가 하나님을 통해 우리가 기쁘게 사는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 신앙의 본질이 변하여 우리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을 이용하게 될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앙이란 우리가 기쁘게 살기 위해서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믿는 하나님을 기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우리가 하나님을 기뻐하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님께서 우리로 인해 기뻐하셔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셔야 그 기쁨을 우리가 나누게 되고 그때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을 기뻐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하나님이 기뻐하는 우리의 모습은 무엇인가? 하나님은 우리의 어떤 모습을 기뻐하시나?”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어떤 모습을 기뻐하시는지를 알아야 우리가 그렇게 살 수 있고, 또 우리가 그렇게 살아야 하나님의 기쁨을 나누며 하나님을 기뻐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신앙이란 하나님께서 기뻐하실만한 삶을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할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며 사는 이들의 이야기들을 우리는 감동적으로 듣곤 합니다. 어떤 이는 자신이 이 세상에서 남보다 높은 지위를 차지하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라 여기며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되도록 많은 것을 소유하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라 여기며 이를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자신이 남보다 많은 것을 아는 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이라 여기며 이를 위해 애를 쓰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우리의 모습은 그와는 좀 다르게 증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높은 지위와 명예를 차지하거나 많은 재물을 모았기에 우리를 기뻐하시거나 풍부한 경험과 해박한 지식을 지녔기에 기뻐하신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우리의 모습은 당신이 지으신 그 본래의 모습인데 그것은 우리가 가진 것도 없고, 이룬 것이 없고, 아는 것도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처음 지으시고 기뻐하신 우리의 모습은 명예와 지위는 커녕 아무것도 입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당신이 지으신 그대로의 모습을 하나님은 기뻐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바로 그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시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역사를 이루신 것입니다.

저는 우리가 하나님을 기뻐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기뻐하는 것도 그분이 우리에게 이루신 어떤 역사나, 우리를 높은 지위나 명예롭게 해서도 아니고, 그렇다고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주셨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그분이 하나님이시기에 그분을 기뻐하는 것이 바른 믿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신의 기쁨을 위해 하나님을 이용하고, 성공과 명예, 지위와 재물, 그리고 경험과 지식을 남보다 더 가져야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고 믿는 이들이 많은 때에, 정말 하나님을 기뻐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진솔하게 물으며, 그러한 모습을 회복하려는 이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글 이승우 목사.